마음의 일렁임은 우리 안에 머물고 - 나의 첫 영화 이야기
김상혁 외 지음 / 테오리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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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가 뭔지 기억해?" 요 며칠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물었다. (중략) 평범한 질문에 비해 친구들의 대답은 흥미로웠다. 그들이 대답한 영화 제목은 각자의 나이나 세대를 실감케 했고(오, 이 영화 개봉했을 때 그 나이였단 말이지?) 당시의 풍속이 떠올랐으며, 시대를 뚫고 성장한 자의 '취향의 시작점'을 감지하게 만들기도 했다. 재미있는 건 처음 본 영화와 그걸 회고하는 방식, 영화에 대한 감상이 묘하게 '현재 그의 모습'과 어울린다는 점이었다. 마치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가 사람의 성격(그리고 미래)을 예고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느꼈다. (127쪽)



그렇다면 나의 첫 영화는 무엇일까. 10인의 작가가 참여한 영화 에세이집 <마음의 일렁임은 우리 안에 머물고>를 읽었다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다. 이 책은 강수정, 김남숙, 김상혁, 박사, 박연준, 서효인, 송경원, 유재영, 이다혜, 이명석 등이 필자로 참여했다. 이 책에서 첫 영화는 글자 그대로 태어나서 처음 본 영화일 수도 있고, 처음으로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일 수도 있고, 둘 다 아니지만 영화를 보기 전과 후의 삶이 크게 달라진 '인생 영화'일 수도 있다. 그런 영화가 당신에게는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나의 경우 '영화'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본 최초의 영화는 <파워 오브 원>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주인공 소년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들이 지금까지도 잔상으로 남아있다. 줄거리를 찾아보니 남아공에 사는 영국인 소년이 독일계 소년들한테 괴롭힘을 당한 후 권투를 배우면서 국적과 인정을 뛰어넘은 우정을 나누고 인종차별 철폐 운동에 앞장서는 이야기라고.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가 사람의 성격(그리고 미래)을 예고하"는 것 같다는 박연준 시인의 말이 얼추 맞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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