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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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태수는 도련님>, <그럴수록 산책> 등을 쓰고 그린 도대체 작가님의 신간. 작가 소개글의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웃기는 점을 발견해 내는 재주를 살려 따뜻하고 소박한 웃음에 집중하는 글과 그림을 그린다"라는 문장보다 도대체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잘 표현하는 문장은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개 '태수'의 집사인 자신이 어쩌다 고양이 '꼬맹이'와 '장군이'를 식구로 맞이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저자가 처음 고양이와 인연을 맺은 건 2011년의 일. 집 근처에 나타난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다 보니 동네의 모든 고양이들에게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오랫동안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는 캣맘으로 지내다, 한겨울에 은신처를 잃어버린 '꼬맹이'와 인간으로부터 심한 부상을 당한 '장군이'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개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가 있는 다종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이제까지 반려동물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어보았는데 이 책만큼 길고양이를 챙기는 캣맘(&캣대디)의 생활을 자세히 기록한 책은 본 적이 없다. 보기에는 순한 고양이들도 싸울 때는 (인간이 함부로 끼어들 수 없을 만큼) 엄청 무섭게 싸운다는 것도, 캣맘(&캣대디)이 주는 밥을 두고 고양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고 어린 고양이들에게 밥을 줄 때는 주변에 덩치가 크고 어른인 고양이들이 없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으면 다른 데로 보내야 한다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20대 내내 열심히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어 막막했던 시절에, 길고양이들을 챙기며 위로를 받고 더 열심히 살기로 힘을 냈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작고 약한 고양이들을 괴롭히는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저자처럼 지극정성으로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착한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에 (좀처럼 채워질 일이 없는) 인류애가 채워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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