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브로 탐라생활
한민경 지음, 구자선 그림 / 판미동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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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듣는 팟캐스트 <니새끼 나도 귀엽다>(니나귀)의 진행자 '한카피' 한민경 님이 쓰신 책이다. 제목이 <호호브로 탐라생활>이라서 '입에서 "호호"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웃음이 가득한 제주 생활기(with 반려견)'일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이건 뭐 <인간극장>이 아니라 <인견(犬)극장>...!!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다 읽고 나면 어김없이 울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2편 기다리고 있어요!).


이 책에 메인으로 등장하는 개는 호이, 호삼, 김신 이렇게 셋이다. 호이와 호삼이는 저자와 함께 생활하고 있고, 김신은 다른 반려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저자를 가장 애먹인 개는 호이가 아닐까 싶다. 너무 일찍 엄마품에서 떨어진 탓인지 무는 개로 자라버린 호이. 그 때문에 한동안 저자는 룸메이트와 갈등을 빚기도 했고, 호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못하는 괴로움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런 저자에게 빛처럼 다가온 개가 호삼이다. 밝고 애교가 많은 호삼의 등장은 예민하고 까칠한 호이의 성격을 누그러뜨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고, 반려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저자에게도 큰 기쁨과 위로를 주었다. 김신은 생사를 오락가락하는 길멍이었는데, 저자와 저자 친구들의 간호 및 랜선 이모, 삼촌들의 응원과 후원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개 키우는 일의 기쁨이나 즐거움에 관해 쓴 책은 많지만, (이 책처럼) 개 키우는 일의 괴로움이나 어려움에 관해 쓴 책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개를 키우는 사람에게 벌어질 수 있는 크고 작은 일들이 더 많이 알려질수록 책임감 없이 개를 맡았다가 파양, 유기하는 일이 적어지지 않을까. 물론 이 책의 입장은 반려동물과의 동거를 말리는 쪽이 아니라 권하는 쪽에 가깝다. 개 때문에 울고, 지치고, 싸우고, 때로는 개한테 물려서 응급실에 가더라도 개와 함께 하는 생활이 그렇지 못한 생활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면 개를 들일 자격이 충분한 것 아닐까. 그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는 개가 나에게도 있을까. 있다면 하루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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