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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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물어(百物語)' 집필에 도전 중인 미야베 미유키의 '미시마야 시리즈' 제7부에 해당하는 책이다. 백물어란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백 개의 초를 켜 두고 이야기 하나가 끝날 때마다 하나씩 꺼 나가는 일본의 전통 괴담 방식을 일컫는다. 미야베 미유키는 혼자서 99편의 괴담을 쓰기로 계획하고("백물어라고 하는 것은 마지막까지 이야기해 버리면 정말로 괴이가 일어나버리기 때문에 99화에서 완결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책이 출간된 2019년까지 12년에 걸쳐 31편을 완성했다. 정말 대단한 야망, 대단한 열정이다. 


더욱 놀라운 건, 해를 거듭할수록 이야기가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눈물점>부터는 세책가게로 시집간 오치카 대신 오치카의 사촌이자 미시마야의 주인 이헤에의 차남인 도미지로가 '흑백의 방'에서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오치카와 마찬가지로 사정이 있어서 쉬고 있는 중인 도미지로는, 흑백의 방에서 사람들이 들려주는 괴담을 들으며 미시마야의 명물 노릇을 하는 것으로 밥값을 대신하고자 한다. 


<눈물점>에서 도미지로가 듣게 되는 이야기는 총 4편이다. 그 중에는 도미지로의 어린 시절 친구가 직접 겪은 무서운 일도 있고, 벚꽃이 만발하는 봄이 배경인 으스스한 이야기도 있고, 전염병 때문에 한꺼번에 가족을 잃은 남자가 겪은 끔찍한 일도 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저택에 갇혀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마지막 이야기는 에도 막부가 엄격히 금지한 '야소교(예수교)'와 관련 있는 이야기라 흥미진진했다. 다신교와 일신교의 충돌. 흥미로운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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