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잡지 - 좀 더 제대로 살고 싶습니다 아무튼 시리즈 6
황효진 지음 / 코난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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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에 대해 특별한 애정이 있었던 게 아닌데도,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잡지들을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자와 같은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난 '90년대 키드'이기 때문일 터. 부모님이 사주신 만화 잡지 <나나>로 시작해 <윙크>, 패션 잡지 <쎄씨>, <에꼴>, <유행통신>, 일본 잡지 <POPEYE>, <BRUTUS>등으로 관심 범위를 넓혔다는 저자처럼, 나 역시 초등학교 때부터 <나나>, <파티> 같은 읽었고, <유행통신>, <신디 더 퍼키> 같은 패션 잡지를 열독했으며, 20대 이후부터는 일본의 패션 잡지, 만화 잡지, 정보지, 생활지, 문예지 등등을 두루두루 읽었기에 저자의 이력이 무척 반가웠다. 


잡지를 좋아해서 각고의 노력 끝에 동경하던 잡지 기자가 되었으나,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해 다니던 잡지사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현재는 프리랜서 기획자, 작가로 지내게 된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얼마 전 모 뮤지션의 SNS에서 모 음악 프로그램에서 노래 부를 날을 꿈꾸며 뮤지션이 되었는데, 정작 뮤지션이 되고 나니 그 음악 프로그램이 폐지되어 아쉬웠다는 글을 읽은 게 생각났다. 어린 시절에 상상했던 미래가 어른이 되어서 펼쳐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잡지나 잡지 기자처럼 어떤 매체나 직업이 아예 사라지거나 그 의미나 역할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 저자의 경우에는 잡지라는 매체의 단발성, 휘발성이 좋아서 잡지 기자가 되었는데, 잡지보다 더 단발성, 휘발성을 가진 SNS가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잡지가 느린 매체, 장기적, 영구적으로 정보를 전달, 보관하는 매체로 역할이 바뀌는 것을 보며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사를 쓰면서 느낀 한계와 환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페미니즘을 만나기 전과 후, 여성 연예인, 특히 걸그룹 아이돌에 대한 관점이나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가에 대한 고백이 인상적이었다. 인터뷰 대상에게 페이를 지급하지 않는 관행에 대한 지적도 좋았고, 회사를 나와 저자가 직접 독립출판물로 잡지를 출간하면서 겪은 고충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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