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1
이수정 외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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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듣는 팟캐스트의 진행자가 책을 내면 '청취료' 명목으로 반드시 사서 읽는 편이다. 이 책도 그렇다. 같은 제목의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여러 번 정주행해서 내용은 잘 알고 있지만, 나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를 나보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나보다 앞에 서서 이야기하고 계신 분들이라 실은 열 권을 사도 부족한데 한 권밖에 못 사서 죄송하다. 


이 책은 영화 속 인물들에 대해 범죄 심리학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같은 제목의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가스등>을 보고 가스라이팅을, <적과의 동침>을 보고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을, <미저리>를 보고 스토킹 범죄를, <걸캅스>를 보고 디지털 성범죄를, <번지 점프를 하다>를 보고 그루밍 성폭력을 이야기하는 식이다. 영화를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속 범죄 상황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면서 현실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떤 식으로 대처하면 좋은지 등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롭고 유익하다. 로맨스,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범죄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이런 식의 분석은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영화는 실제 범죄 사건에서 수사관들이 놓치고 있는 맹점을 부각하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실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식으로 기능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영화를 그저 허구의 즐길 거리로 보는 것은 너무 나이브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책에서처럼 영화의 사회적 기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영화 속 범죄(특히 강간) 장면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방향으로 영화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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