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민주주의 뭔데 이렇게 중요해? 리듬문고 청소년 인문교양 3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손희주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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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할까.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가 쓴 책 <인권과 민주주의 뭔데 이렇게 중요해?>이다. 인권이란 사람을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드는 권리다. 인권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어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인권은 남자든 여자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키가 크든 작든, 아무 상관없이 존재하고 보장되어야 한다. 인권은 국가가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했고, 인권은 국가보다 앞에 있으며 위에 선다. 국가의 우선적인 임무는 인권을 실행하고, 보호하고, 보존하는 일이다. 


문제는 인류가 인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역사가 인류의 역사에 비해 훨씬 짧다는 것이다. 인류는 인류가 생겨난 지 수천 년이 지난 후에야 인권의 존재를 깨닫고 인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집단이나 계층이 어떤 집단이나 계층에 비해 더 많은 권리를 보장받는 일이 왕왕 발생했다. 가령 남자가 여자보다, 백인이 흑인보다,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이성애자가 동성애자보다 더 많은 권리를 누리는 일이 그렇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민주주의, 법치주의 등이다. 


민주주의는 인권의 요람이며, 인권은 민주주의의 부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만으로 모든 사람의 인권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시민들이 얼마나 진지한 태도로 인권을 받아들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지에 따라 인권의 보장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가까운 예로 민주주의의 역사와 발전 정도가 한국과 비슷한 대만에선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반면, 한국에선 아직 차별 금지법조차 통과되지 못한 상태다.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덜 성숙해서가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국민 일반의 인식 수준이 낮거나 편향적인 까닭이다. 


인권은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지구촌 곳곳에 기후 위기로 인한 산불과 가뭄, 해수면 상승, 원시림 붕괴 등을 호소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살 곳을 잃거나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의 인권은 누가 어떻게 보장해야 할까. 자원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한 이익은 북반구의 선진국들이 주로 보는 반면, 이로 인한 피해는 남반구의 후진국들이 주로 본다. 그런데 선진국에도 발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후진국에도 개발 이익을 독차지하는 부유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과연 민주주의와 세계인권선언, 비정부기구 같은 방법으로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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