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즈 1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리틀 포레스트>, <카보챠의 모험> 등을 그린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신작이다. <리틀 포레스트>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SF 만화이지만, 작가가 농업과 생명,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은 여전해 보인다. (작가님이 실제로 농촌에 거주하시면서 농사도 지으신다고 들었다.)


이야기는 어느 숲에 한 무리의 '존재들'이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이 존재들은 유전자를 편집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과학자 '오쿠다'가 만들어낸 이른바 ‘휴머나이즈드 애니멀(HA)’이다. 인간과 동물을 결합해 만든 휴머나이즈드 애니멀이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도시 속으로 들어갈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까. 휴머나이즈드 애니멀이 저지르는 죄악이 이들을 만든 인간의 욕망보다 더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휴머나이즈드 애니멀을 만들어낸 과학자의 배후에는 전쟁 무기를 만들고 우주 개발에 힘쓰는 일군의 사람들이 또 있다. 1권에서는 이들에 대한 '암시'만 나올 뿐, 정체를 정확히 밝히지도 않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도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몬산토를 변형한 '산몬토'라는 기업명은 분명히 나온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하나의 욕망은 또 하나의 욕망으로 연결되며 끝없이 많은 업보를 만들어낸다. 부끄럼이나 주저함 없이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만화가 다수인데, 이 만화는 그러한 욕망의 폐해를 상상하고 경고하는 작품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생태계의 파괴와 생명의 미래를 걱정하는 작가의 시선이 바람직하게 느껴졌다. 더 많은 작품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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