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엔진 - 지속성장을 만드는 위대한 힘
신경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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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안 되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조직 문화에 관한 내용이었다. 저자인 지속성장연구소 소장 신경수는 10년간 도쿄에서 유학했다. 처음 유학길에 오를 때에는 일본 기업의 성장 비밀이 마케팅에 있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직접 일본에 머무르면서 일본 기업을 경험해 보니 일본 기업의 성장 비밀은 마케팅이 아니라 조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로 인적 자원과 조직 개발을 집중적으로 공부해 일본 최대의 조직 개발 전문 기업인 리크루트매니지먼트솔루션의 한국 법인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조직 문화'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한국인들에게 '조직 문화'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의 근무 환경이나 복리 후생에 대해 말한다. 경영학계에서 말하는 조직 문화의 개념은 약간 다르다. '조직 문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거 샤인 교수의 정의에 따르면, 조직 문화는 '한 집단이 학습해서 공유하고 있는 기본 가정'(9쪽)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회사 로고와 사가, 근무 복장 같은 조직이 공유하는 인공물, 조직이 표방하는 신념이나 가치관 등이 포함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샤인 교수의 정의와 맥락이 비슷하면서도 보다 확장한 정의를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조직 문화는 조직 분위기와 조직 건강으로 이루어진다. 조직 분위기는 조직 구성원 간의 신뢰와 소통으로 형성되며, 조직 건강은 조직의 철학, 구조, 노력에 좌우된다. 이렇게 형성된 조직 문화는 일종의 '컬처 엔진'으로서 조직을 운영하고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된다. 책에는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인 건전한 철학, 공정한 구조, 개선 노력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는 원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건전한 철학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비전 체계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좋은 비전은 장기와 중기, 단기별로 달성 목표가 있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에게 주입되어야 한다.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공정하게 평가받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문제는 공정함의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과정을 중시할 것인지, 아니면 오로지 성과만 반영할 것인지를 두고 조직 구성원들 간에 활발한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다.


건전한 철학과 공정한 구조가 있어도 실질적인 개선 노력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개선 노력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저자는 조직 외부에 있는 고객이야말로 개선 노력의 최종 목표라고 말한다. 현재로서는 업계 1위인 기업도 계속해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곧바로 하위로 밀려나는 것이 작금의 산업 환경이다. 그러니 조직의 철학을 결정하고 구조를 마련할 때에는 최종적으로 이 모든 노력들이 고객을 위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인식하면서 해야 한다.


책에는 이 밖에도 다양한 조언이 나온다. 국내외 다양한 기업의 사례가 실려 있어서 저자의 주장과 설명을 이해하기가 한결 쉬웠다. 과거 사례뿐만 아니라 최신 사례도 다수 나와서 현재의 트렌드에 맞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자산은 결국 조직이라는 조언이 좋았다. 사람이 문제라면 답도 사람이다. 사람을 소홀히 여기는 기업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이런 교훈을 부디 많은 기업가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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