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천의 별과 푸른 하늘 2
니시모리 히로유키 지음, 일누마 유우키 그림, 오경화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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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천의 별과 푸른 하늘>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져 식량과 물자가 동이 나고 도시가 봉쇄되는 일 같은 건 만화에나 나오는 일인 줄 알았다. 2권을 읽은 지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어 확진자 수가 900명에 가까워진 현실과 쇠를 비롯한 온갖 금속들이 사라져 혼란에 빠진 만화 속 세상이 슬프게도 참 가깝게 느껴진다.


인기 만화 <오늘부터 우리는!!>의 니시모리 히로유키가 쓴 라이트 노벨이 원작인 이 만화는, 지구에 접근한 거대 운석이 대기권 돌입 직후 의문의 폭발을 일으킨 지 얼마 안 되어 지구상의 온갖 금속들이 사라지거나 부식되어가는 상황을 가정한다. 주인공 '나카자와 싱고'는 웬만해선 감정이 동요하지 않는 침착한 성격의 남자 고등학생으로, 수학여행지인 교토에서 갑자기 온갖 금속들이 사라지는 사태를 맞는다.


금속들이 사라지자 온 세상이 패닉에 빠진다. 기차, 비행기, 자동차도 이용할 수 없게 되고, 문고리, 안경테, 지퍼 같은 것들도 없어진다. 물도 음식도 부족해지자 그전까지 천사 같았던 사람들이 죄다 악마처럼 변해서 서로 죽고 죽이는 아수라장이 벌어진다. 싱고의 친구들은 큰 충격을 받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싱고는 이런 모습조차도 담담하게 바라본다.


그랬던 싱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 사람이 있으니, 바로 싱고와 같은 반인 여학생 '미나카미 스즈네'다. 스즈네가 앞으로 벌어질 사태를 예상하고 미리 비축해둔 식량을 동급생들에게 나누어주는 모습에 싱고는 웬일로 두근거림을 느낀다. 아직 누구를 사랑해본 적이 없는 싱고는 스즈네에 대한 마음이 사랑이라기보다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선행을 베푸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 내지는 경외감이라고 생각한다.


2권에서는 싱고와 스즈네를 비롯한 친구들이 교토에서 도쿄를 향해 길을 떠나는 내용이 그려진다. 싱고 일행이 가지고 있는 음식이나 물자를 노리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싸움을 걸거나 여자들을 인질로 잡아 협박하는 장면들이 - 니시모리 히로유키의 대표작 <오늘부터 우리는!!>과 같은 - 양키 만화(일본의 날라리, 양아치 만화)를 연상케 한다. 그리웠던 분들이라면 반가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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