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시간여행자를 위한 문명 건설 가이드 - 인간이 만들어낸 거의 모든 도구와 기계의 원리
라이언 노스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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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은 화성에 갇힌 우주비행사가 남은 식량과 과학 지식을 총동원해 생존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렇다면 만약 초기 상태의 지구에 갇힌다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국의 인기 작가 라이언 노스의 책 <길 잃은 시간여행자를 위한 문명 건설 가이드>는 "누가 지구 역사의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밑바닥부터 문명을 재건할 수 있도록" 집필한 책이다.


문명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저자는 음성 언어, 문자 언어, 수 체계, 과학적 방법, 잉여 열량을 든다. 이 중에 잉여 열량은 쉽게 말해 '남는 식량'이다. 수렵과 채집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인류는 마침내 정착을 하고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면서 남는 식량이 생기게 된다. 남는 식량이 생기자 인류는 전보다 건강해지고 오래 살게 된다. 학문이나 예술도 하게 된다. 정치 제도가 생기고 경제 시스템이 생겨난다. 늘어난 인구가 한곳에 모여 살면서 마을이 커지고 도시가 생기고 국가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생겨난 것이 문명이다.


그렇다면 최초의 농사는 어떻게 시작할까. 영화 <마션>에 나오는 것처럼 약간의 재료와 조건만 갖추면 얼마든지 농사를 시작할 수 있다. 옥수수를 심든 감자를 심든 자유지만, 콩 심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콩은 토양의 능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질소를 배출하는 세균을 키운다. 식재료를 그냥 먹으면 대부분 맛이 없지만 불에 익히면 대체로 맛있다. 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료와 열, 산소가 필요하다. 이 책에는 불 피우는 법도 자세히 나온다.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오랜 시간과 엄청난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불씨가 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은 지구 어디에나 있지만 대부분 그냥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하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다. 정수기로 거른 물처럼 깨끗한 물을 마시고 싶다면 이 책에 나온 방법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물을 불로 끓여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가 응결된 액체를 받아 마시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섭취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해서는 소금도 필요하다. 소금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금물을 끓여서 물을 완전히 증발시키는 것이다. 햇볕이 강한 지역에 살면 소금물을 햇볕에 말리기만 해도 소금을 얻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초기 상태의 지구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기술이 나온다.


이 책을 읽으니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TV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생각났다. 똑같이 낯선 정글에서 숙소도 식량도 없이 자급자족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건축 기술이 있고 생존 경험이 풍부한 병만 족장은 스스로 집도 짓고 먹을 것도 구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참가자들은 추위에 떨고 배고픔을 호소한다. 만약 내가 초기 상태의 지구에 갇힌다면 병만 족장처럼 행동할까, 다른 참가자들처럼 행동할까. 후자일 가능성이 높으니 이 책을 몇 번 더 읽으며 생존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머리에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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