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생산품의 디자인론 - 세상을 보는 사토 다쿠의 디자인 해부학
사토 다쿠 지음, 마카베 도모하루 엮음, 안혜은 옮김 / 컴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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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은 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패키지 디자인은 많이 팔기 위한 디자인이다." <대량 생산품의 디자인론>의 저자 사토 다쿠의 말이다. 35년 경력의 그래픽 디자이너인 저자는 그동안 '닛카 위스키 퓨어몰트', '롯데 자일리톨 껌', '메이지 맛있는 우유' 등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잘 알려진 제품들의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이 책은 저자가 대량 생산품을 디자인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이를 통해 얻은 팁과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대량 생산품의 디자인은 일반적인 디자인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패키지 디자인은 예쁘게 보이기 위한 디자인을 넘어 팔리기 위한 디자인이다. 그저 보기에 좋고 예쁘기만 한 디자인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제품에 주목하게 만들어야 하고, 해당 제품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대량 생산품이 대량 소비되게 하려면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면서 거부감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인 기업의 자원, 제조비용, 유통, 폐기 등의 문제를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


책에는 저자의 실제 경험이 자세히 나온다. '롯데 자일리톨 껌'의 패키지를 디자인할 때 저자가 무엇보다도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치아에 좋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제품 패키지를 보고 자연스럽게 치아 건강이 연상되도록 치약, 칫솔 같은 구강 용품의 이미지로 디자인했다. 치아를 바로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을 심벌마크로 제작해 소비자의 무의식에 남게 했다. 그 결과 롯데 자일리톨 껌은 20년 넘게 사랑받는 장수 제품이 되었다. 최근에 패키지 디자인이 리뉴얼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콘셉트는 유지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주 1회라도 초등학교에 디자인 수업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저자에게 디자인은 '배려'다. 사용자가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고 유익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디자인이고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저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디자인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모든 사람이 디자인에 대해 알고, 디자이너의 마인드로 일하고 생활한다면 이 세상이 더욱 좋아질 것 같다. 이 책 덕분에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디자인이 한결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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