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에반게리온 신장판 2 - Volume 2 나이프와 소년
사다모토 요시유키 지음, Khara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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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러 번 봤고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걸까. 어젯밤 <신세기 에반게리온 신장판> 1,2,3권을 연달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신장판> 2권 '나이프와 소년'은 아버지 이카리 겐도의 부름을 받고 네르프로 온 14세 소년 이카리 신지가 조종법도 배우지 못한 채 생체 전투병기 에반게리온의 파일럿이 되어 사도와의 첫 전투를 마친 직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투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간 신지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화제의 중심이 된다. 신지가 에반게리온의 새 파일럿이라는 사실이 전교생 사이에 퍼지자 어떤 아이들은 멋지다며 흥미를 보이고, 어떤 아이들은 대놓고 적개심을 드러낸다.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신지는 무덤덤한 표정을 짓는다.


또다시 출현한 사도와 힘든 전투를 치른 신지는 명령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미사토에게 비난을 듣고, 신지는 미사토가 자신을 동정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감시하는 것이었다며 반항한다. 애초부터 에반게리온의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생각 따위 없었던 신지는 결국 집을 나가고, 평소 밝고 활기찬 모습만 보였던 미사토는 신지가 가출한 동안 전에 없이 울적해 보인다.


1권과 2권은 신지와 미사토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갑작스럽게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에반게리온의 파일럿이 된 신지와 그를 돌보고 관찰하는 역할을 하는 미사토. 두 사람의 조합은 어리숙한 남동생과 성숙한 누나 같기도 하고, 아직까지 부모의 관심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이와 그를 감싸는 어머니 같기도 하다. 이제 겨우 14살인 데다가 그동안 아버지와 어머니, 삼촌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신지는, 어쩌면 생애 처음으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애정을 쏟는 어른인 미사토에게 어리광을 부리면서 진심을 내보이는 것 같다.


1권 마지막에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 메카닉 디자인 담당 야마시타 이쿠토의 인터뷰가 실린 것과 마찬가지로, 2권 마지막에는 제3,4,14 사도 디자인 담당 아사리 요시토, 캐릭터 디자인 담당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인터뷰에 따르면 신지는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의 주인공 '나디아'의 캐릭터를 본떠서 만든 '남자 나디아'라고 한다. 레이는 사다모토가 이전에 <뉴타입>에 그린 만화 <무인도의 귀신>에 나오는 인물 중 '우키나'라는 캐릭터를 변형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비화를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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