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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평점 :

제품이나 서비스, 기업이 아닌 '나'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가이자 베스트셀러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저자인 강민호의 책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에 그 답이 나온다.
이 책은 저자가 브랜드, 마케팅 전략가로서 '나'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확립하기까지의 과정을 가벼운 톤의 문장으로 담은 에세이집이다. 어릴 적 저자의 꿈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었다. 보란 듯이 성공해서 그동안 자신을 무시하고 조롱했던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싶었다. 열등감에서 시작된 성취욕은 그런대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누군가를 이기고 싶은 욕망이 자라날수록 즐거움과 행복은 사라졌다.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삶은 결코 내 것이 아니었다.
거의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저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잘 나가는 기업의 CEO였고, 강남에 몇십억 짜리 아파트가 있고, 주차장에는 포르쉐가 있다."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은 없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사랑하는 아이의 부모였고, 수많은 성공과 실패에도 감사했으며, 나의 삶에는 끊임없는 도전과 용기가 있었다."라고 회상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이 가능하고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알아나가는 삶을 살기로 했다.
저자는 33살 때 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나름 철저하게 준비하고 시작했지만 생각처럼 일은 진행되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백수가 된 그는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을 다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좋아하는 자전거를 더 열심히 타보겠다고 장비도 바꾸고 동호회에도 가입했다. 평일에는 카페에 가서 하루에 두세 권씩 책도 읽고 글도 썼다. 그런데 버킷리스트가 하나씩 실현될수록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만이 아니었다. 일을 하지 않으니 내가 누구이며 대체 왜 사는지 자꾸만 회의가 들었다.
저자는 그때 비로소 일이란 단순히 돈을 벌고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일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기회다. 이처럼 자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과 지난달 카드빚을 갚으려고, 상사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일하는 사람의 업무 성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전자가 일하는 직장 문화와 후자가 일하는 직장 문화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전자는 상사가 명령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일하지만, 후자는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막막함을 느낀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애착을 느끼는 브랜드는 단순히 도구적 필요의 차원을 뛰어넘어 정서적, 상징적 유대를 통해 소비자와 교감한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는 자신들이 속한 사회와 사람들, 그리고 문화와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시간과 장소에 따라 적합한 형태로 적응할 수 있도록 진화한다. 즉 어떤 사람을 만나든 사려 깊은 태도로 친밀하게 교감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고, 스스로를 좋은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좋은 브랜드로 만드는 법을 아는 사람은 그 어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도 좋은 브랜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