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스 키스 - 개정판
요시다 아키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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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시다 아키미 하면 한적한 가마쿠라 바닷마을에서 살아가는 네 자매의 모습을 그린 <바닷마을 다이어리>밖에 몰랐다. 그러다 얼마 전 요시다 아키미의 예전 대표작 <바나나 피시> 전권을 구입해 읽었는데, 회복하기 힘들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베트남 전쟁과 뉴욕의 갱 조직이 등장하고 마약과 폭력이 난무하는 이런 만화를 그리던 작가가 어쩌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같은 평화 그 자체인 작품을 그리게 되었나 궁금했다. ​ 


궁금증은 <러버스 키스>를 읽고 어느 정도 풀렸다. <러버스 키스>는 요시다 아키미가 1995년에 발표한 만화다. 일본의 바닷가 마을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남녀 고교생 여섯 명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수작이다. 10대 후반 젊은이들의 성별을 넘나드는 사랑을 그린 점은 <바나나 피시>를 떠올리게 하고, 만화의 배경이 바닷마을로 유명한 가마쿠라인 점은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연상케 한다(참고로 <바닷마을 다이어리> 1,2권에 요시노의 예전 남자친구로 나오는 사람이 <러버스 키스>의 토모아키라고 ㅎㅎㅎ). (참고 : https://cafe.naver.com/anibooks/1917) 


조용한 바닷가 마을 가마쿠라에 살고 있는 리카코는 이른 아침 해변에서 동급생 토모아키를 마주친다. 토모아키는 안 좋은 소문이 나 있는 남학생인데, 리카코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토모아키에게 눈길이 가는 걸 막을 수 없다. 토모아키와 리카코를 둘러싸고 리카코의 친구 미키, 리카코의 여동생 에리코, 토모아키의 후배 사기사와, 에리코의 친구이자 사기사와의 후배인 오가타 등이 엇갈리는 사랑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 


요시다 아키미를 알게 해준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좋아하고, 얼마 전에 읽은 <바나나 피시>도 좋았지만, 내 취향과 잘 맞는 건 역시 <러버스 키스>이다. 어딘가 90년대 일본 드라마 같은 연출이나 구성도 좋고, 이성애 커플뿐 아니라 동성애 커플들도 등장한다는 점도 좋고, 인물들이 저마다 사랑을 통해 자기 자신이 성숙하는 경험을 한다는 점도 좋다. 불량해 보이는 부잣집 도련님 토모아키의 비밀이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밝혀진다는 점은 미스터리 장르를 연상케 한다. 이런 시도도 마음에 드는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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