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바빌론 Tokyo Babylon 3 - 애장판, 완결
CLAMP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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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만화집단 클램프(CLAMP)가 90년대 초에 연재한 <도쿄 바빌론>의 애장판이 전 3권으로 출간되었다. <도쿄 바빌론>은 클램프의 작품 중에서는 드물게 일본의 사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사회파 작품이다. 가정 폭력, 학교 폭력, 성폭행, 신흥 종교 문제 등 당시는 물론 지금도 존재하는 사회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 작품이라서 클램프의 팬은 물론 클램프의 팬이 아닌 독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길 만하다. 


지난 2권에서 세이시로는 스바루를 구하려다 오른쪽 눈을 실명하는 큰 부상을 입는다. 스바루는 자신 때문에 세이시로가 다쳤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하고, 스바루의 쌍둥이 누나 호쿠토는 스바루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괴로워한다. 세이시로는 스바루를 구하려다 다친 건 사실이지만, 스바루를 구하려고 한 행위는 결국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므로 스바루가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스바루는 세이시로의 말에 위안을 얻는 한편, 세이시로가 무사하기를 바라고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이 곧 '사랑'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스바루는 또다시 '그 꿈'을 꾼다. 거대한 벚꽃 나무 앞에 서 있는 어린 스바루와 그 사이에 서 있는 한 사내. 교복을 입고 있는 사내의 얼굴은 머리카락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사내는 말한다. "알고 있나요? 벚나무 밑에는, 시체가 묻혀 있답니다. ... 벚꽃이 매년 이렇게 아름답게 피는 것은, 그 밑에 시체가 묻혀 있기 때문이죠. 벚꽃 잎은 원래 하얀색이랍니다. 눈처럼 아주 새하얗죠." 스바루는 꿈속에서 어린 자신이 그 사내와 '내기'를 했다는 사실을 떠올리지만, 그 내기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내기에 지면 엄청난 대가를 치르기로 했다는 사실도. 


<도쿄 바빌론>의 결말은 충격적이기로 유명한데, 애장판으로 다시 확인하니 역시 충격적이고 오싹하기까지 하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클램프의 데뷔작 <성전-RG VEDA-> 애장판과 동시에 읽어서 그런지 내용과 결말이 유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하는 선한 소년이 자신의 운명을 움직일 힘을 지닌 사내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 끝은 비정할 정도로 참혹하다. <성전-RG VEDA->에 이어 <도쿄 바빌론>까지 클램프의 초기 대표작을 연이어 읽었으니 이제 다른 작품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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