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3 - ~ 천재들의 연애 두뇌전 ~
아카사카 아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만 보고 라이트 노벨 풍의 남성향 만화일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설정과 전개에 깜짝 놀랐다. 서로 좋아하는 두 남녀가 '누가 먼저 상대방의 고백을 이끌어낼 것인가'를 두고 두뇌 게임을 벌이는 내용인데, 일상에서 흔히 벌어질 법한 상황을 폭소로 연결하는 작가의 재주가 탁월하다.


배경은 엘리트들만 모인 슈치인 학원 학생회. 회장 시로가네 미유키(男)와 부회장 시노미야 카구야(女)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데 고백은 한 적 없다. 둘 다 머리가 엄청 좋아서 그런지(미유키는 전교 1등, 카구야는 전교 2등이다) 연애에도 엄청 머리를 쓴다. 상대를 반하게 하고 고백을 끌어내기 위해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권모술수가 작렬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학교가 파하고 밖으로 나와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한 사람이 우산이 없다고 말하면 다른 한 사람이 우산을 꺼내 같이 쓰고 가자고 말하는, 이른바 '커플 우산'이 가능한 상황. 그런데 하필이면 우산이 없다는 말이 미유키와 가구야의 입에서 동시에 나와버리고 만다. "아차, 우산을 깜빡했네." "어떡하죠? 우산이 없네요?" 


물론 이것은 고도의 블러핑.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준비성 철저하기로 소문난 두 사람이 우산을 빠뜨렸을 리 없다. 두 사람의 가방 속에는 접는 우산이 멀쩡하게 들어있다. 이제 와 우산을 꺼내면 '의미심장한 거짓말'이 드러나고 만다. 자신의 거짓말을 들키지 않은 채 상대의 거짓말을 드러내기 위해 고도의 두뇌 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 "너처럼 계획성 철저한 녀석이 우산을 잊어버린다고?" "회장은 언제나 자전거로 통학을 하죠? 그럼, 오늘은 왜 전철을 타고 왔나요? 일기 예보를 본 게 아닌가요?"


처음부터 한 사람만 우산 꺼내서 둘이서 다정하게 커플 우산 쓰고 집에 갔으면 될 일을 왜 굳이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지. 그런데 이런 두뇌 싸움, 힘겨루기가 썸 타는 시기의 즐거움이기도 하지요 ㅎㅎㅎ


이 밖에도 공부는 잘하지만 연애는 젬병인 두 남녀의 연애 두뇌 싸움이 시종일관 치열하게 벌어지며 웃음을 자아낸다. 머리는 나쁘지만 연애는 고수인 후지와라 치카, 카구야의 전속 종자인 하야사카 아이, 슈치인 학생회에서 회계를 담당하고 있는 어두운 녀석 이시가미 유우 등 재미있는 캐릭터의 활약도 상당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