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그레이스 페일리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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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들이 쓰는 단편 소설은 대체로 길이가 비슷비슷하다. 전개도 간결하고 서사도 작품 안에서 완성된다. 그레이스 페일리의 소설집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에 실린 소설들은 다르다. 길이도 5페이지에 불관한 초단편부터 중편까지 다양하고, 전개도 간결하지 않고 서사도 완성되지 않은 것이 많다. 


불완전한 전개, 미완결된 서사에도 불구하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레이스 페일리의 소설을 가리켜 '중독적인 씹는 맛'이 있다고 극찬한 이유는 뭘까. 내 생각에 그건 작가 그레이스 페일리의 예리한 관찰력과 차가운 시선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 실린 17편의 소설은 하나같이 한 여성의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사소하고 평범한 일들을 그린다. 18년 전에 대출한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가 전 남편을 만났다, 아들이 결혼하기 전에 좋아했던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걸 목격했다,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가는 길에 택시 기사로부터 같이 자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작가는 등장인물이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말을 맞는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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