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자기 여행 : 교토의 향기 일본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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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자랑하는 문화유산 중에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만든 것이 제법 많다. 대표적인 예가 도자기이다. 임진왜란 때 수많은 도공들이 일본에 끌려갔고, 그들은 낯선 땅의 권력자들을 위해 밤낮없이 도자기를 구웠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도자기에 그토록 목을 맸을까. 임진왜란 때 끌려간 우리 도공들이 만든 도자기는 일본의 문화유산일까, 한국의 문화유산일까. 일본 도자사(史) 전문가 조용준의 책 <일본 도자기 여행 : 규슈의 7대 조선 가마>에 그 답이 나온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라, 교토, 우지, 오사카, 시코쿠 등을 직접 방문해 관찰한 일본 도자기의 역사와 조선 도공들의 흔적을 소개한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스승이었던 센노 리큐는 김시습의 자연주의를 일본식으로 절묘하게 변형했다. 일본인들이 찬양하는 센노 리큐 특유의 절제미와 청빈함은 사실 김시습, 나아가 조선의 미학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센노 리큐는 고려 다완을 특히 사랑했고, 조선 도공에게 다도에 쓸 차 사발을 굽게 했으며, 이것이 일본의 명물 '라쿠야키'의 시초가 되었다(저자는 센노 리큐가 조선을 동경한 나머지 조선 출병을 결정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말리다가 자결을 명 받았다고 적었는데, 정말일까?). 


일본 도자기가 조선 도자기, 고려 도자기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하나, 현재 조선 도자기의 명맥은 끊어진 반면, 일본 도자기는 전통문화의 정수로서 일본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명백한 실패이며 후손들의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이대로라면 일본 땅에서 조선 도자기를 구운 조선 도공들의 노력은 모두 일본 도자사, 일본 예술, 일본 문화의 역시에 흡수되고 만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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