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노코 6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나의 첫 인생 만화는 츠다 마사미의 <그 남자 그 여자>다. 초등학생 시절 <그 남자 그 여자>를 읽은 이후 오랫동안 츠다 마사미의 작품을 읽지 않았는데, 얼마 전 우연히 읽게 된 <히노코>가 츠다 마사미의 작품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 그림체도 내용도 <그 남자 그 여자>의 그것과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츠다 마사미의 작품인 걸 알고 <히노코>를 다시 읽으니 어딘가 <그 남자 그 여자>와 닮은 듯하다는 생각이 든 건 순전히 내 착각일까. 그렇게 믿고 싶었을 뿐일까. 


<그 남자 그 여자>가 두 주인공이 어두운 내면을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순정만화라면, <히노코>는 글자가 지닌 힘을 이용할 수 있는 문자술사가 나오는 판타지 만화다. 악덕상인에게 붙잡혀 있던 소녀 마유라는 신이라는 이름의 소년 도적에게 구조된다. 마유라는 오른손에 붉은 손톱을 지니고 있는데, 이 손으로 글자를 쓰면 글자의 뜻이 현실에서 실체화된다. 예를 들어 '불 화(火)'자를 쓰면 불이 나는 식이다. 


시간이 흘러 성장한 마유라와 신은 <히노코> 6권에서 재회한다. 마유라는 히노메 전설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한밤중을 틈타 왕도의 문서 보관소에 잠입한다.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신과 만나는데, 두 사람은 아직 서로가 서로인 줄 모르지만(심지어 마유라는 남자처럼 모습을 바꾼 상태다) 왠지 모를 설렘과 운명의 이끌림을 느낀다. 


이번 6권에는 히노메 전설의 일부가 나온다. "서국의 여왕 히노메는 눈과 입과 손이 붉으며 천지를 다루는 마녀로 사람들의 두려움을 샀다. 동국의 왕 오비토아기는 여왕에게 싸움을 걸어 마침내 베어 쓰러뜨렸다. 하지만 숨이 끊어지며 여왕은 말했다. '언젠가 히노코가 나타나리라. 그때 나는 되살아날 것이다.'" 


현재는 동국 왕의 후예인 왕가와 서국의 전통을 이어받은 적승이 히노코를 둘러싸고 다투고 있는 상태. 이해하기 쉬운 줄거리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제대로 된 동양 판타지 만화를 읽었다는 느낌은 든다. 단순히 배경이나 복식만 동양의 것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한자를 전면에 내세운 점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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