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면에 눈뜨는 지식들 - 이코노미스트가 팩트체크한
톰 스탠디지 지음, 이시은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익스플레인 팀이 직접 팩트체크한 107가지 지식을 정리한 책이다. 목차를 쭉 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 몇 편을 골라 읽었다. 첫 번째는 '레즈비언이 이성애자 여성보다 돈을 더 잘 버는 이유'다. 2015년 1월에 발표된 한 연구에 의하면 레즈비언은 이성애자 여성에 비해 평균 소득이 9퍼센트 더 많다. 


그 이유에 대해 여러 가설이 제기되었다. 첫째, 레즈비언이 이성애자 여성보다 더 경쟁력 있고 업무에 헌신적일 것이라는 고용주의 선입견 때문에. 둘째, 레즈비언은 일반적으로 소득이 더 높은 남성 파트너가 없으므로 가계 소득을 늘리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하기 때문에. 셋째, 이성애자 커플의 경우 가사를 여성이 전부 또는 대부분 떠맡는 것과 달리 동성애자 커플은 이성애자 커플에 비해 더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기 때문에(최악은 이성애자 여성인가요)... 눈여겨볼 사항은 레즈비언의 소득이 이성애자 여성보다 높다 한들 이성애자 기혼 남성의 소득을 넘진 못한다는 것이다(남성에게 아내는 최고의 '동산'이라는 말이 있지요 아마). 


인상적이었던 글 두 번째는 '여성 스포츠가 인기 없는 이유'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프로 여성 스포츠가 동일 종목 남성 스포츠에 비해 인기가 없다. 그 이유는 뭘까.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스포츠의 인기는 결국 관중, 언론, 기업의 관심이 좌우한다. 여성 스포츠는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언론 노출이 줄고 기업 후원이 감소하고 선수층이 얇아지면 여성 스포츠의 인기가 점점 더 없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인터넷과 SNS는 언론 노출의 양적, 시간적 한계를 보완한다. 여자 피겨 스케이팅과 여자 컬링이 국민 스포츠 급의 인기를 모은 것은 선수들이 잘해서이기도 하지만 인터넷과 SNS의 공도 크다. 김연아는 은퇴했어도 김연아의 경기 장면은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몇 백만, 몇 천만 번 이상 재생되고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 전까지만 해도 여자 컬링에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고 SNS에 여자 컬링 선수들의 경기 장면 일부가 사진, 움짤, 동영상 등으로 만들어져 올라오면서 전 국민 사이에 '영미 열풍'이 불었다. 다음번엔 어떤 여성 스포츠가 '인기 없다'는 편견에서 벗어날지는 결국 우리의 손에 달려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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