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 세상을 내 편으로 삼는 법
오후 지음 / 생각의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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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보여주기

지은이: 오후

   : 뭔가를 보여 준다는 것에 대해서

 

 

80년대 코미디의 황제였던 고(故) 이주일의 유명한 대사가 있다.

'뭔가 보여 드리겠습니다.'

TV에서 수지큐 음악에 맞춰 엉덩이를 뒤로 빼고 뛰뚱거리며 걸어나오는 우스꽝스런 등장 순간부터 웃겼다.

그는 등장에서 부터 무언가를 보여줬다. 대중의 웃음을 자아내는 뭔가를.

그때의 대중들은 그가 보여주는 행동, 말투 하나하나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등장 2주일 만에 대박을 터트려 '정주일'에서 '이주일' 로 불리게 된다.

 

 

이 책 <보여주기> 는 그 시절 코미디 황제의 유행어 처럼 현실에서 성공을 이루어낸 뭔가의 사례들을 보여준다.

저자 '오후' 는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그가 성공의 사례를 보는 시선은 신선했다.

동서고금을 통해 이슈가 되었던 사례들을 통해 사이다 같은 어투와 자신만의 시각으로 비꼬아 현상을 파헤져 보는 작가의 통찰이 돋보였다.

 

 

루브르에서 발생한 모나리자 그림의 도난 사건으로 인해 '개중의 하나' 였던 작품이 '온리 원' 이 되어버린 일화, 배우 위도나 라이너의 절도 사건으로 인해 추락한 이미지를 다시 반전시킨 일화, '두려워 하지 마라, 단지 물이다' 는 문구로 광고를 내건 '리퀴드 데스' 의 성공 일화, 삼국지 최후의 승자 사마의와 현재, 중국의 일인자 시진핑의 도광양회(韜 감출 도 光 빛 광 養 기를 양 晦 어두울 회: 빛을 숨기고 어둠속에서 실력을 키운다) 의 처세 통해 시대를 초월한 성공한 사람의 이면, 88올림픽 비하인드 스토리, 삼양라면의 우지파동 사건등등... 굵직하게 이슈가 되었던 사안들 중심으로 뭔가를 보여 준다.

사실 그가 소개하는 성공의 사례들은 우리가 메스컴이나 책에서 한번쯤은 들어봤거나 접해본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작가는 이미 알려진 사례들을 통해 성공이란 것이 일부 자기계발서에서 주장하는 고정적인 공식이나 법칙에 의한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점은 나역시도 무척 공감하는 내용이다. )

작가는 '성공은 하나의 기술' 이라고 말한다.

성공을 하는 모든 근원적인 바탕에는 실력과 운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성공의 성취를 이뤄내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취약한 점을 겉으로 포장해 내는 이미지도 중요하고 또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춰놓은 치사한 꼼수도 성공의 기술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러한 요소들이 결합하여 대중 앞에 혹은 사회에, 보여주게 되는 것이란다.

일단 성공을 보여 주게 되면 그 전의 소소한 실수나 꼼수에 대해 어느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꼼수라 하면 뭔가 정당하지 못한 비겁한 술수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현실 세계에서는 옳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고, 더 뛰어나거나 노력한다고 꼭 성공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오히려 정당한 수보다 꼼수가 잘 먹히는게 현실이 아닌가?

정치인들은 항상 서로를 적으로 규정해서 우리편은 선동하고 상대편을 공격해야 자기 당의 지지율이 올라 가게 된다.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잘 나가는 상대를 깍아 내리는 어그로를 끌어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그들에게 무조건 관심을 놓치지 않는것, 자신을 기억 속에 남겨 놓는 것이 최우선이 되는 것만이 우선 이다.

지금은 성공한 사람들도 한때는 꼼수를 썼었고 그게 먹혔기 때문에 성공의 발판을 삼았다는 면에서 치사하지만 꼼수 또한 성공의 기술인점에 공감이 되어진다.

어쩌면 치사한 꼼수를 쓸 정도로 당사자는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에 소개되는 많은 일화는 어찌보면 가볍게 볼 수 없는 주제들을 작가는 가볍게 다루는 재주를 지녔다.

책은 아무나 내는게 아니지만 이 책을 보고 나면 이제 앞으로 책은 아무나 내도 될 것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면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내는 가장 쉬운 방법에 대해 책의 부록 부분은 참고할 만 하다.

(이런면에서 저자는 영리하다. 독자의 니즈를 아주 잘 파악하는것 같다.)

저자는 무명시절에 방송 작가와 팟케스트 작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많은 자료를 모아 두었다고 한다.

그때 다져진 내공을 통해 현재 책을 내는데 충분히 활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가 책에서 언급한 섞고 섞으면 새로운 뭔가가 나온다고 한 것처럼 이미 알려진 많은 일화들을 섞어놓은 작가의 편집 능력이 빛을 발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한 성경의 말씀 처럼 새로운 것은 없지만 새롭게 보이게 만드는 편집의 중요성을 새삼 이 책을 통해 한수 배우게 된다.

 

 

진짜 이책의 보여주기는 짜집기 능력의 진수를 보여준게 아닐까 생각된다.

비빔밥이 제 맛을 내려면 각각의 재료를 충분히 잘 섞는데 있는것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은 비빔밥 같은 맛을 내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을 보고 난 후 아쉬움을 넘어선 불만을 언급해야 겠다.

책을 제작한 출판사의 성의 없이 보이는 겉 표지에 대한 불만이다.

책값에 비해 너무 빈티나게 제작한 것 아닌가 싶다.

작가는 책 판매 인세의 전부를 가난한 예술가를 위해 사용 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는데 작가의 바램되로 잘 됐으면 좋겠다.

어쩌면 책 자체를 없어 보이게 만든것도 의도된 꼼수 인지 모르겠다.

이 또한 보여주기 일부라는 것을 노린것 일까?

 (어디서 동네 문방구 복사 같은 수준의 표지를 제작했는지.... )

비빔밥 맛있게 잘 비벼 섞어놓고 일회용 도시락 용기에 담아 파는 수준 같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보여주려면 제대로 보여 줘야 하는것 아닌가?

 

 

뭔가 보여 주겠다는 이주일은 결국 92년도 14대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어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당시 14대 국회의원중에 최불암, 강부자, 이순재등의 연기자 출신도 있었는데 코미디언 출신으로는 현재 까지 유일무이 하다.

그가 정치판을 떠나며 남긴 말이 있다.

'내가  4년동안 나보다 코미디를 잘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오히려 코미디를 한 수 배우고 간다.'

뭔가를 보여 주겠다는 호언장담을 이뤄낸 그는 2002 61세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보여주기라... 한숨 부터 나온다.

세상에 보여지는 많은 것들에 대해 한참을 생각해 본다.

난 아직 뭔가를 보여 주려면 멀고도 멀었다.

 

손자: 사자의 입에 머리를 집어넣는게 예술인가요?
할아버지: 아니, 사자의 입에 머리를 집어넣는 건 용기지.
사자가 머리를 잡아먹지 않게 하는게 예술이고.
-<영화 파멜만스 중에서> - P13

아마 지금도, 스스로는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에 선동당하고 있다. 그런분들을 위해 타인 혹은 집단의 전략에 속지 앟는 간단한 팁을 드리겠다. 단언하는 사람을 조심하라.(바로 지금처럼) - P73

진정 똑똑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내보이지 않는 법이라네. -<신삼국> 45화중에서

데이터를 오래 고문하면 그 녀석은 어떤 말이든 한다.
-도널드 코스 - P161

좋다고 다 갖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갖고 싶지 않다고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좋다는 것은 그런 뜻이다.

- 이혁진 소설<사랑의 이해> 중 - P177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파블로 피카소 - P205

우리 삶에 완벽한 거짓이랄 건 별로 없다.완벽한 진실도 없다....중략....나는 이 책에서 몇 번이나 거짓말을 했을까?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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