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김동규 노래, 한경애 작사, 작곡 Rolf loveland

끝이란걸 믿을 수 있나요 

더는 물러설 곳 없기를 바라오 

때론 사는 게 죽음보다 힘든 걸 

뼈 속까지 차게 알게 된 거죠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도록 

삶의 무게는 더해만 가오. 

느끼나요, 아름다운 모든 것 

어둔운 세상 밝혀가는 사람들 

실패는 우리가 포기할 때 뿐이라오 

희망이란 우리들의 마음에. 

 

방학 동안 자주 친정에 갔었다. 

친구도 없는 엄마가  동생 이야기를 하고 눈물을 흘려서 

슬픔을 치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워도 바빠도 심심해도 슬퍼도 비와도 흐려도

엄마에게 다녀오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가는 길엔 항상 1번 씨디의 금강경을 듣고 가는데 오는 길엔  2번씨디에 든 김동규님의 음악을 들었다. 아무 생각없이 운전을 하다가 <그대 향한 사랑>과 <아프리카>를 들으면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렀다. 

너무 많이 울면서 들은 음악이라, 내겐 음악이 아니라 눈물이었다.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아서 추구하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는지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이 여름이 왔었다는 사실 조차 잊게 만드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내 몸의 무상함을, 이 삶의 일회성을 다시 느낀다. 

이 몸을  받아 여기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고 소중하다. 

 

고마워요. 김동규님. 

당신의 음악 덕분에 참 많이 울었고. 

이제 슬픔을 놓아주려고 합니다.  

오늘의 눈물은 슬픔을 놓아주는 눈물이란다. 

대오야,  잘 지내라.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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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31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09-09-01 14:26   좋아요 0 | URL
사경 시작하셨군요.
우주의 시작이 <나>이면서도 인연에 의하지 않은 <나>는 없다는 것은 얼마나 모순된 진리일까요.
세상의 시작이 나이므로, 만나는 모든 인연들에 정성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 인연의 가장 가까운 시작이 부모이고 남편이고 자식이겠지요.

아프리카는 my favorite에 든 음악입니다.
다운 받아 들어보세요. 아주 슬프답니다.

평온을 기원합니다._()_

이누아 2009-09-0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아입니다. 말할 수 없이 부끄러운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후 서재를 닫았습니다. 이렇게 부끄러운 사람이 수행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도 스즈키 선사의 선심초심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지금 주문해서 조용히 읽어야 겠습니다. 간간이 이렇게 댓글로 뵙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혜덕화 2009-09-09 15:34   좋아요 0 | URL
요즘은 자주, 내가 가고 난 후의 자리를 자꾸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얼마 전 남편과도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모의 생활 모습을 통해서 익히게 되는 "무형의 습"은 물려주려고 모으고 의도된 유형의 재산보다 더 뚜렷이 물려지는 것이란 걸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수행에 대해 말하기 부끄러운 것은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래서 요즘은 삼천배의 삼자도 꺼내지 않는답니다.^^
부끄러움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나이드는 것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도 생각도 행동도,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이 진정한 수행이 아닐까요?
작년에 천배씩 하던 절을 팍 줄여놓곤 스스로 하는 변명인지도 모르겠네요.
매순간 정성을 다해 사는 것,쉽지만 어려운 일이지요.
 
스즈키 선사의 선심초심
스즈키 순류 지음, 정창영 옮김 / 물병자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스즈키 선사는 미국에서 조동선을 전파한 선사이시다.  

미국인들이 선에 대한 선입견이 없고  개방적인 초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여 55세에 미국에 머물기로 결정하여 12년 정도 가르침을 펼쳤다.

이 책은 선 모임이 끝난 후 행해지던 법문을 그의 제자가 녹음한 것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절판되어 나오지 않는다고 알던 책을 서점에서 처음 보게 되었을 때의 설레임과 놀라움이란...... 

책을 산 지 일년이 넘었는데도, 읽을 때 마다 새롭다.  

내가 읽고 느낀 감동을 글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어 누군가 리뷰를 올려주기를 기다렸는데, 오늘 우연히 검색해보니 아직도 리뷰가 한 편도 없다. ㅠㅠ

 

책의 내용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바른 수행, 바른 태도, 바른 이해 

각 법문마다 작은 소제목으로 나뉘어 몸과 마음, 느낌에 대해 자신을 성찰 할 수 있는 거울과 같은 글이 가득하다.

이렇게 작고 소박한 책에, 어느 한 구절 버릴 것 없는 글들로만 채워져 있다는 것이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이 책을 만든 "트루디"는 책의 작업을 마친 후 얼마되지 않아서 30세의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녀의 유작이 될 줄 알고, 군더더기 없이 스승의 가르침의 정수만을 모아서 책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소박하고 솔직한  삶을 통해서  자비심을 키우고 바른 수행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몸소 보여준 그의 가르침에 깊이 감사드리며, 내 인생의 책 몇 권을 고르라고 한다면 결코 이 책을 놓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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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엔 잠이 오지 않아서 누워서 호흡을 관하려고 했다. 

그런데 호흡을 세 번까지 세기도 전에 다른 생각이 들어온다. 

잠시 다른 생각을 했구나, 다시 마음을 돌려 호흡을 해도 또 세 번을 못 넘기고 다른 생각. 

'큰 애가 왜 아직 안오지?' 

'비오면 어쩌지? 베란다 문을 닫고 잘까' 등등 소소한 생각들이 호흡을 밀치고 들어왔다. 

내가 참 산만한 사람이구나, 호흡을 세번까지 세는 것도 못하다니 하는 생각을 하다 거실에 나와 뒤척이다 잠들었다. 

<선심 초심>의 좋은 구절을 옮겨 놓는다. 

그대들이 '나'라고 부르는 것은 숨이 들락날락 할 때 앞뒤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여닫이 문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문은 그저 열렸다 닫혔다할 뿐입니다. 마음이 숨의 움직임을 따라다닐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순수하고 고요하다면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도 없고, 세상도 없고, 마음도 몸도 없습니다.    p 36 

좌선에 들어가면 시간이나 공간에 대한 관념이 사라집니다. "우리는 이 방에서 여섯 시 십오 분 전에 좌선을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여섯 시 십오 분 전'이라는 시간관념과 '이 방'이라는 공간관념을 가지고 있는 셈이 되지요. 하지만 그대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은 그저 가만히 앉아서 우주의 활동을 알아차리고 있는 것뿐입니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p 37 

'오늘 오후'라든가 '한 시' 또는 '두 시' 같은 시각은 없습니다. 만약 한 시에 점심을 먹는다고 칩시다. 그러면 점심을 먹는 자체가 한 시입니다. 여러분은 한 시에 어딘가에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있는 장소와 한 시라는 그 시간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삶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시간과 공간은 하나입니다.  p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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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주년 기념 겸 아들이 군대 가기 전에 뜻깊은 휴가를 보내고 싶어 홍콩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홍콩은 거대한 하나의 쇼핑몰 같았고, 어딜 가나 사람이 많았고, 더웠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부산은 흐리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을 들었다. 

구름 아래 세상은 흐리다는데, 구름 위의 하늘은 햇빛이 쨍쨍 쏟아져 커튼을 내리고 있었다. 

문득 동생을 생각했다. 

우리는 죽음 뒤의 세상을 알지 못해 슬퍼하고 눈물 흘리지만, 죽음 뒤의 세상도 햇살 가득한 구름 위의 세상과 같은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구름  아래서 비 오고 흐린 세상을 사는 우리를 보고 동생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돌아오니 최진실씨의 납골당 유골 도난 소식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기다린다.  

이미 혼이 몸을 떠나고 빈 껍데기만 남았는데 유골을 훔쳐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죽음이 과연 슬프기만 한 것인지 모르겠다. 

비 오고 바람 불고 흐린 이 한세상을 전부인양 끝까지 부여잡고 놓지 못하는 것이 망자의 눈에 부러운 것일까, 안타까운 것으로 보일까? 

나갔다 오니 슬픔이 많이 진정되었다.  

 올 여름엔 부고를 자주 듣게 된다. 남편 직장에서 학교에서 뉴스에서도 ....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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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21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벌써 아들이 군대까지... 아 저는 아직도 초등학교도 못간 녀석을 붙잡고 있는데 말입니다. ^^;; 죽음의 슬픔은 어찌 보면 남은 자의 몫이겠지요.

혜덕화 2009-08-21 11: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바람돌이님.
아직 군대 간 것은 아니구요 올 여름에 신검 받았어요.
아들이 엠티니 동아리 활동이니 하도 바빠 시간 맞추기 어려워서 미리 여름 휴가의 의미를 그렇게 둔 것이랍니다.
제 슬픔에 빠져 모든 것에 무관심한 채 여름을 보냅니다.
홍콩에서 보고 느낀 것도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네요.
신종 플루가 유행이라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아주 먼 옛날에도 

어쩌면 먼 훗날에도 

결코 되돌아 온 니 없는 

그렇게 가깝지도 않는 

멀지도 않는 

쉽지도 않는 

궂이 못 갈 것도 없는 

뛰어 가도 쉬어 가도 

갖어 가도 그냥 가도 

못 가서 되돌아 온 니 없는 

생로병사의 길 

무겁기만 무거운  

욕심에 짓눌려 

마른 가슴 잦은 눈물 

너, 나, 세상까지 탓하지만 

드리쉬고 내쉬는 숨과 숨결 사이 

이승과 저승이 들락이는데...... 

 

 

친정 아버지의 시. 

우연히 친정 안방의 앉은뱅이 책상 앞에 두꺼운 한 묶음의 편지지가 놓인 것을 보았는데 이 시가 있었다. 

요즘 쓰는 표현으로 매끄럽게 옮기려다가 

아버지 쓰신 그대로 옮긴다.  

가끔씩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집 옆의 텃밭에 나가 앉아 계신다. 

서로 보이지 않게 눈물을 흘리고는 푸성귀 몇 잎을 따오시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도 부모님도 서로 모른 척 한다. 눈을 보면 금방 아는데...... 

아버지의 시. 

이렇게 가끔 옮겨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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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9-07-30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는 시에요!!!!!
그만큼 살아보지 않으면 결코 쓸 수 없는!!!!!

좋은 시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혜덕화 2009-07-31 19:4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_()_

이누아 2009-08-1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 때문에 엄마가 거의 저희집에 살다시피 하십니다. 어쩌다 작은 언니 이야기를 하면 엄마도 나도 그만하자고 합니다. 엄마도 나도 언젠가는 죽을 운명이면서 어째서 아직도 가슴에 이렇게 통증이 생기는 걸까요? 님의 서재에만 와도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납니다. 님의 말씀대로 부모님과 동생분의 가족들, 또 님은 어떻겠습니까..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집집마다 이런 슬픔을 겪고 산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오래 앓다가 간 언니의 경우야 미안함과 죄책감이 뒤섞어 더 고통스러웠습니만, 어쨌든 어떻게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살 수 있겠습니까..아마도 제게는 달콤한 추억은 될 수 없을 죽음 앞에서도 정진하지 않고 불평만 늘어갑니다. 요즘처럼 탐진치가 들끓는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이럴 때가 공부할 때겠지요. 큰언니에게 혜덕화님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언니는 자극을 받아 열심히 기도하게 된다고 합니다. 저도 분발해야 될 때입니다. 매일 수행하지 않으면 자비심을 잃게 된다는 달라이라마의 말씀이 넘실거립니다.

슬픔 속에 있을 님께 위로는커녕 제 한탄만 늘어놓고 갑니다. 죄송합니다. 그저 슬픔을 함께 하고, 함께 우는 일 외에 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 깊은 슬픔은 지나가겠지요? 그러나 삶에서 죽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요? 죽음이 없는 삶이란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평화를 빕니다. 슬픔 속에서 님이 평온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혜덕화 2009-08-13 10:13   좋아요 0 | URL
엄마랑 대화를 나누다가도 울고, 혼자 집에 오면서도 울고, 동생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 정말 몰랐습니다.
누구나 가야 할 길을 단지 동생이 좀 먼저 간 것일 뿐인데, 어쩌면 동생 가 있는 곳이 여기보다 더 나은 곳일 수도 있는데 단지 내 앞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슬픔이 이리 깊은 것을 보면, 그 동안 공부해온 모든 것이 생각 놀음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오늘 오후 홍콩으로 가족 여행 갑니다. 살아있으니 이런 호사도 누리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아기들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게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아기들의 생생한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는 요즘입니다. 삶의 빈자리를 새 생명이 채워주는 것을 보며 슬픔이 기쁨에게 자리를 내어주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님과 아기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2009-08-11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3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