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주년 기념 겸 아들이 군대 가기 전에 뜻깊은 휴가를 보내고 싶어 홍콩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홍콩은 거대한 하나의 쇼핑몰 같았고, 어딜 가나 사람이 많았고, 더웠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부산은 흐리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을 들었다.
구름 아래 세상은 흐리다는데, 구름 위의 하늘은 햇빛이 쨍쨍 쏟아져 커튼을 내리고 있었다.
문득 동생을 생각했다.
우리는 죽음 뒤의 세상을 알지 못해 슬퍼하고 눈물 흘리지만, 죽음 뒤의 세상도 햇살 가득한 구름 위의 세상과 같은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구름 아래서 비 오고 흐린 세상을 사는 우리를 보고 동생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돌아오니 최진실씨의 납골당 유골 도난 소식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기다린다.
이미 혼이 몸을 떠나고 빈 껍데기만 남았는데 유골을 훔쳐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죽음이 과연 슬프기만 한 것인지 모르겠다.
비 오고 바람 불고 흐린 이 한세상을 전부인양 끝까지 부여잡고 놓지 못하는 것이 망자의 눈에 부러운 것일까, 안타까운 것으로 보일까?
나갔다 오니 슬픔이 많이 진정되었다.
올 여름엔 부고를 자주 듣게 된다. 남편 직장에서 학교에서 뉴스에서도 ....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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