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에도
어쩌면 먼 훗날에도
결코 되돌아 온 니 없는
그렇게 가깝지도 않는
멀지도 않는
쉽지도 않는
궂이 못 갈 것도 없는
뛰어 가도 쉬어 가도
갖어 가도 그냥 가도
못 가서 되돌아 온 니 없는
생로병사의 길
무겁기만 무거운
욕심에 짓눌려
마른 가슴 잦은 눈물
너, 나, 세상까지 탓하지만
드리쉬고 내쉬는 숨과 숨결 사이
이승과 저승이 들락이는데......
친정 아버지의 시.
우연히 친정 안방의 앉은뱅이 책상 앞에 두꺼운 한 묶음의 편지지가 놓인 것을 보았는데 이 시가 있었다.
요즘 쓰는 표현으로 매끄럽게 옮기려다가
아버지 쓰신 그대로 옮긴다.
가끔씩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집 옆의 텃밭에 나가 앉아 계신다.
서로 보이지 않게 눈물을 흘리고는 푸성귀 몇 잎을 따오시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도 부모님도 서로 모른 척 한다. 눈을 보면 금방 아는데......
아버지의 시.
이렇게 가끔 옮겨 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