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동심이 당신을 구원할지도
임정희 지음 / 남해의봄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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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희
#남해의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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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심의 구원을 경험한 삼남매 엄마의 소소한 기록이다. 아이들과 함께한 일상을 잔잔히 그려냈으며 아이의 성장을 지긋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애정어린 눈빛이 감동을 준다.
"어른의 옷을 벗으면 우리 모두 아이가 된다."
이 책은 독자에게 동심으로 돌아가자는 선언이라기보다는 동심과 함께한 기록을 진실하게 보여주며 공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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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연년생 두 아들과 막내딸과의 일상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담담하게 담아낸다. 큰 아들은 밝고 엉뚱하고, 작은 아들은 생각이 깊고 재치있으며, 막내딸은 똑똑하고 당차다. 마치 명랑동화의 한장면처럼 일상은 쾌활하다. 아이다운 천진한 호기심과 작은 감동을 주는 마음들이 반짝인다. 하지만 그런 빛나는 지점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엄마인 저자의 눈이다. 바쁜 워킹맘이어도 삼남매를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해가는 모습 역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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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이는 창밖을 자주 봅니다.”
2학년 큰아들의 담임선생님은 이 한 문장으로 운을 뗐다.
“수학 수업을 할 때 한창 설명하다가 재원이를 보면 턱을 괴고 창밖을 보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생각하죠. 재원아, 너는 또 꿈을 꾸고 있구나???.”(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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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쩌면 어른들이 잃어버린 직관과 마음의 세계를 감지하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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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을방학을 누리는 아이처럼 천진하게 가을 풍경 속을 산책하고 있었다. 막내딸의 엉뚱한 한마디에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니 상상도 날개를 달고 가을 속으로 가을속으로 날아올랐다.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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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기록을 모으고 매만지는 일은 동심의 숲속을 노니는 일이었다. 햇볕도 있고 동물도 나타나고 새들도 지저귀고 더러 비도 내리고 폭풍우도 치지만 샘물도 흐르고 아름다운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아름다운 노을도 지더니 캄캄한 밤 한가운데 별빛이 빛나는 생명과 사랑이 가득한 유년의 숲이었다. 가만히 어른의 눈을 감으면 동심의 숲속에 서 있었다.(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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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수영의 시에서 "너로 인해 사랑을 배웠다"라는 말이 아이의 얼굴을 보며 맥락없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로부터 사랑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 마음의 깊이를 알기에 이 책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너무나 반갑고도 감동적이었다. 삼남매 가족의 생생한 일상기록을 넘어서 아이들의 밝고 투명한 마음이 느껴졌고 동시에 이를 바라보며 기억하고 적어내려가는 엄마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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