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에서 만난 눈사람 베개 시인선
호수정 지음 / 시용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을 읽어주는 시선이 따뜻한 시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고 - 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1
한정현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마고 #핀시리즈 #핀041 #핀서포터즈 #서포터즈 #한국소설 #한국문학 #현대문학
.
.
부제에서 "살해사건에 얽힌 세명의 여성 용의자"라고 한다면 누가 진범인가를 추리하고 정황들을 짐작하며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독자의 예상을 벗어난다. "태양과 달이 다르게 빛나는 것처럼" 다르게 빛나는 존재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낼 뿐만아니라 그 존재로부터 던져진 질문들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이다.
.
.
봉건적 질서에서 벗어난다면, 식민치하의 일본에서 해방된다면 그것으로 자유와 평등의 필요충분조건이 가능한가. 역사에 대한 나의 안일한 인식은 거시적으로 범박하게 이어졌다. 모던걸, 모던 보이 그리고 미군정의 시작으로 인한 자유로운 문화. 하지만 그 시대, 이땅에서 존재의 자유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을 이 소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
.
"이곳에 만약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남자이고 좌익이거나 우익일 테죠. 여성과 아이와 노인의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겠죠. 이 조선 땅에서 저 순교 같은 거 안 합니다.”(129쪽)
.
.
"다시 운서를 만난다면, 가성은 자신들만의 시간을 다시 살아갈 것이라 다짐했다. 가성 은 포탄이 떨어지는 거리로 나섰다. 5월, 한반도에 꽃이 가장 만발할 시기였다."(178쪽)
.
이 매력적인 소설은 미군정이라는 역사적 배경에, 한번도 깊게 생각하지 못한 그 시절의 성소수자들 그리고 여성인권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추리의 형식으로 담아낸다. 그러나 누가 범인인지는 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범인으로 몰아가는 행태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암담한 사회의 분위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강렬한 매력을 남긴다. 희망없는 무채색의 공간에서 화려하고 선명한 색깔로 자신을 드러내는 이들인 것이다. 검안의이면서 세개의 달이라는 이름으로 탐정활동을 하는 연가성(연가희), 그리고 가성에 대한 우정과 사랑을 보여주는 성소수자인 심문기자 권운서를 중심으로 용의자인 세명의 여인, 선주혜, 윤선자, 현초의 마지막으로 호텔포엠의 에리카까지. 이토록 매력적인 한편의 역사소설이 가능한 이유는 인물들 만으로도 충분하다.
.
.
성, 계급, 민족, 이념... 경계들로부터 이탈되었으나 마치 달이 지구를 돌듯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환한 빛을 내는 이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법의비행
#리처드도킨스
#을유문화사
#과학 #진화 #비행
#도서협찬
.
.
비행. 날아간다는 것에 있어서 물리적 실체의 상태만을 떠올릴 수 없다. 비행은 도달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선망까지도 담고 있는 단어다. 비행에 대해서 생각할 때 연상되는 단어들은 무엇일까. 당연히 날개를 가진 새나 곤충일 것이다. 인간을 날 수 있게 해주는 비행기나 우주를 유영하는우주비행사의 모습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난다는 것은 나의 존재 그리고 일상과는 그다지 가깝게 다가오지 않는다.
.
.
비행이라는 것은 비행하는 실체를 보고나 비행기를 통해 경험한다하더라도 나에게는 추상적인 세계에 있었다. 날아가는 것을 보고 나름의 원리로 인해 날 수 있겠다는 것을 짐작할 뿐 이처럼 정확하고 재미있는 과학지식으로 접목하지 못한 것이다.
챕터4. 작다면 비행이 쉽다
챕터5. 표면적의 비율을 늘려야한다.
위의 제목처럼 당연한 지식이어도 리처드 도킨슨의 설명은 차근차근 접근하면서도 깊이있게 다뤄지며 과학적 지식으로 이끈다. 여유롭게 하늘을 유영하는 비행을 위해 어떤 동력이 작용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의 삽화는 내용의 이해를 돕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감동을 부른다.
.
.
비행의 범위 예상을 뛰어넘는다.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공중에 부유하는 것우로 보이는 식물들의 비행이나 무중력을 통해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비행사도 다뤄진다. 심지어 날개가 있음에도 날 슈 없는 존재들에 대해서도 만날 수 있다. 비행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한 범주를 넘어서 아주 낯선 분야까지도 이끄는 것이다.
.
.
이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의 목소리는 독자에게 굉장한 설렘을 안긴다.
.
.
"비행은 중력으로부터 세번째차원의 탈출인것처럼 과학은 일상생활의 평범한 것으로부터 나선을 그리면서 상상력이 점점 희박해지는 높이까지 탈출하는 것이다.
이지 날개를 펴고 과학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지켜보자."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따뜻한 무의식 - 엄마와 아이를 이어주는
이무석.이인수 지음 / 미류책방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따뜻한무의식
#이무석 #이인수
#미류책방
.
.


"부모는 양육 기술자가 아닌 스스로가 자존감 높은 존재로서 아이에게 건강한 환경이 되어주어야 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의 결론을 확인할 수 있다. 기술자로서 아이를 대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존하는 아이의 건강한 환경이 되는 것이다. 환경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고민해본다.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허용 가능한 세계가 되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 이를 위해서는 나의 마음이 편해야한다. 환경이 되어 아이에게 노출된다면 일부를 가리거나 꾸미는 방식은 근본적인 환경이 되어 주지 못할 것이다.
.
.
육아는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떠나서 미지의 영역이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또 아이도 태어나 성장하며 낯선 상황들에서 배워나간다. 둘째라고 하더라도 첫째와는 또 다른 존재이며, 쌍둥이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별적인 존재들이 처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삶을 경험하는 것이다. 낯선 상황 뿐만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의 영역에서 고민하기도 할 것이다. 그땐 다 그래..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감정들 말이다. 마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만 만들지 않는다. 연결된 몸으로 또 아이에게도 전달될 것이다. 그렇다면 엄마의 무의식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
.
이 책은 엄마의 무의식이 아이의 성장과 자존 그리고 엄마의 마음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가 부자관계로 둘다 정신분석학자이고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횐자의 사례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상담치료를 받는 환자라기보다는 걱정과 고민이 많은 엄마들이다. 그들의 죄책감마저도 아이에 대한 마음에서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 "뭐가 부족한걸까"고민하다가 가장 깊은 곳에서 죄책감의 감정을 만나는 것이다.
.
.
따뜻한 무의식을 위해 어떻게 하면 나의 무의식이 따뜻해질 수 있을까, 그 온도를 높이는 비결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반대로 내 마음의 서늘한 부분을 살펴야 한다. 우울과 불안 그리고 죄책감을 말이다. 가끔 사람들은 나의 평정심을 부러워한다. 살면서 거의 화를 낸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지인이 말하기를 그것은 평정이 아닌 감정의 속박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딘가 들킨 마음이었지만 역시 이성적인 자아가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책에서 위니캇이 말하는 거짓자기는 아니었을지. 아이는 내 김정의 정체를 알까. 이 책을 보면서 내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아이에게 어떤 환경이 될 수 있을까. 그 고민의 시작은 나의 무의식을 조건없이 받아들이고 안아주는 것이었다.
.
.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부모가 되고 또 건강한 환경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마음을 나누는 시도들이 앞으로 아이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통찰지능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통찰지능
#최연호
#글항아리
.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
.
IQ를 중요하게따지던 20세기를 건너 EQ가 이슈인 시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IQ와 EQ를 더해도 통찰지능이라는 InQ를 능가할 수 없다는 공식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체 통찰지능이 무엇일까. 통찰력의 중요성은 알겠지만 통찰을 지능으로 보고 평가하거나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일지 궁금했다. 보이는 것에 목표를 두고 보이는 경쟁 상대와 싸우는 것에만 익숙했기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통찰은 특별한 능력 정도로 여겨졌다
또한 통찰의 영역이 전문화된 학문외에 일상에서도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하지 못했다. 따라서 통찰지능은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도 아니고 어떤 전문적인 분야에서만 활용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통찰이 가능하며 통찰지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
79쪽.
환자의 증상이 여러 개일 때 하나의 진단으로 모든 증상을 설명하지 못하면 의사가 틀린 것이다. 의사는 알게 모르게 다양한 증상들로부터 간결한 집단성을 찾아내도록 훈련받는다. 「닥터 하우스」나 우리 소아소화기 팀이나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환자를 살펴봤고, 증상 간에 잘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를 찾아내서 올바른 진단에 이르는 것이다
.
.
이 책의 저자는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의사다. 어쩌면 의료분야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진단과 치료를 요구하는 분야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보이는' 관찰에서 '보이지 않는 ' 통찰에 확신을 갖는 이유와 통찰에도 지능이 있음을 주장하는 이유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의 시대에 통찰은 인간의 경쟁력이다. 저자는 통합적 지능인 통찰에 대해 미래에는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평가에는 객관화와 구조화가 어렵겠지만 앞으로 점점 더 통찰이 중시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
.
통찰지능이라는 표현은 저자의 주관에서 출발하므로 낯설고 새로운 개념이겠지만 통찰을 우리 일상에서 발휘하는 것은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의사인 저자가 의료현장에서 통찰을 통해 접근할 때 유의미한 상황들을 보여준다. 소아과에서 환자인 아이와 아이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인지 더욱 마음을 울리는 대목들도 많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위기의 경계에서 환자가 안정하도록 마음의 의지를 주는 의사이면서 한편으로는 통찰이 발휘되는 상황에서 통찰의 힘을 확신하는 대목도 보인다. 그렇기에 통찰은 반드시 지적 능력을 향상 시키는 것 이상이 된다.
특히 큰 수술 후 건강을 찾은 은수와 은수어머니의 헌신을 말하며 의료진으로서 느끼는 진심에 대한 대목이 감동적이기도 했다.
.
.
53쪽
진심은 원래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서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렇게 진심은 인간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진심이 통하는 곳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하나로 만난다.
.
.
의사로서 저자는 건강정보와 의료현장에서의 통찰의 힘이 활용된 이야기들을 들려줄 뿐만 아니라 인문학, 역사, 대중문화, 일상 등등 여러분야를 가로지르며 통찰에 대해서 말한다. 따라서 저자가 주장하는 통찰의 힘이 깊고 폭넓게 활용된다는 사실을 주장을 넘어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
.
93쪽
통찰은 경험이다.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것은 미래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을 위해 준비하는 내 마음의 판단과 결정은 나의 과거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
.
나는 일상에서 얼마나 통찰의 힘을 믿고 통찰력을 발휘해왔을까. 통찰력에 대해 객관적 평가와 판단을 하는 것은 이르지만 대상에 대한 태도, 관찰과 사유를 통해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었다. 답에 도달하지 못해 방황했던 시간들을 낭비했다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통찰의 힘을 믿는 지혜를 발견해야할 것이다.

도서협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