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과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겸손해지는 책

멕시코만류의 늙고 외로운 고기잡이 산티아고는
80여일째 고기 한마리 잡지못한다.
사람들은 그가 운이 다했다며 동정과 조롱섞인 눈길을 보낸다.

그는 먼바다까지 배를 몰고 나와 낚시대를 드리우는데 그의 작은 조각배보다 훨씬 크고 힘센 청새치가 낚싯바늘을 문다.
노인은 이틀 밤낮을 그 물고기와 죽을힘을 다해 싸운다. 마실물마저 떨어져 이 사투를 그만두려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는 마음을 다잡고 끝내 청새치를 잡는다.

하지만 보람도 없이 피냄새를 맡은 상어떼가 청새치를 쫓아온다.
남은 기운을 다 짜내어 상어떼와 싸우며 항구에 도착했지만 뭍으로 올라와 확인한 것은 머리와 몸통의 거대한 등뼈 뿐이었다.
노인은 빈집으로 돌아와 쓰러지듯 깊은 잠에 빠진다.

인간과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겸손해지는 책이다.
실패하는게 지는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지는것이 부끄러운것이다. 나에게 닥친 불운도 나의것으로 받아들이는 산티아고.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 아닐까. 시지프의 바위를 밀어올려야하는 우리들은 산티아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지글러 / 갈라파고스

냉장고를 뒤져보면 꼭 나오는 것들
두부 반모 쉰떡 딱딱해진 밥 버려야할것들
앞에서 잠시 미안해진다

현재 전세계 식량생산량은 세계인구의 두배를 너끈히 먹여살릴 양이라고한다
이 식량과잉의 시대에 전세계 8억5천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있고 하루에 10만명의 어린이가 굶어죽는다는게 말이되는가

다국적기업의 곡가 조정
식량 분배의 불균형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단일경작농업구조와
다국적기업과 선진자본의 횡포
소먹이에 쓰이는 막대한 양의 곡물소비와
저개발국 정부의 부패
미국의 횡포
이런 말도 안되는 비인간적인 이유들 때문에 지금도 5초에 한명꼴로 굶어죽어가고있다

누군가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데
이를 감당할만한 식량이 부족하니
기아는 세계의 균형을 바로잡아주는 자연도태의 한 방식이라고 망할놈의 전근대적 서양것들이 씨부린 멜서스인구론을 갖다붙인다

강한자가 살아남고
약한자는 도태된다는 말을 젖도안뗀 어린것이 도대체 왜 받아들여야하나
선진국 자본에게는 이익의 창출이될
소고기생산과 기호작물을 재배하고 저들은 굶어야하는 구조는 지독한 모순이다

자연도태
시장이론 신자유주의라는 허울속으로 숨으면 다시 야수의 시대가 올것이다
고통스러운 책읽기였지만 지구촌의 일원으로 꼭 알아야하는 책이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4-12-28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량은 얊지만 세계의 고통을 제대로 담아냈기에 고통의 울림이 느껴지는, 정말 좋은 책입니다.
 
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소금/ 박범신

할줄 아는게 딱히 없었던 스무살 쯤
미팅에서 만난 상대가 취미가 머냐구 묻길래
독서요;; 라고 퀴퀴한 대답을 해줬더니
독서는 생활이지 취미가 아니라고 했다
아놔;; 내가 맘에 안들면 걍 적당히 때우다 갈것이지 머 그따구질문에 충고까지ㅠㅠ

내게 책좋아하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다
독서취향도 비슷해서 책읽은 이야기며 읽고싶은 책 말하고있으면 내가 하고싶었던 거를 딱딱 잘도 맞춘다
오예~ 찌찌뽕!!
난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보다
내주변에 이런 좋은 친구들이 많은걸보니

나에게 일침을 놓았던 그남자(넌 내가 먼저 일격을 가할껄 이란 아쉬움을 남겼어)
도 어디쯤에서
소금의 단맛 짠맛 신맛에 숙성되어있을지 모르겠다

소금은
아버지들의 이야기이다
이제 내가 부모세대이니 아버지보단 남편이란 말이 더 정확하겠다
소금에 짠맛만 있는게 아니라 짠맛 단맛 신맛까지 있다고한다
소금에 절여진 가장들의 이야기가 짠하다
가장에게 빨대 꽂은 식구들 읽을땐 뜨끔했다
자본에게 속고 자본에 얽매이고 자본에 휘둘리다가 자신의 소금밭에 직접 대파질을 하러나간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내가 이런 취향이 아니었는데
전에 이런 남자취향책은 싫었는데
괜찬다
아니 그의 어깨를 감싸주고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4-12-26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남자 안 만나길 잘 했어요. 아빠처럼 잔소리하고 사소한 것에 따지는 남자는 여자들이 싫어하는 스타일이니까요. 제가 그런 남자 스타일이라서 잘 알아요. ㅎㅎㅎ

소금창고 2014-12-27 08:28   좋아요 0 | URL
cyrus님만 그러신게 아닐껄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팥죽 할멈과 호랑이 - 2004 볼로냐아동도서전 수상작 꼬불꼬불 옛이야기 1
서정오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지

엄마와 딸은 동지다.
그래 모든 삶이 다 그렇지
나이들고 철이드는건가.
원망도 미움도 사랑도 잔소리도
다 사느라고 열심히 자기 삶을 살아내느라고
그런거지 라고 알아가는데,
나의 엄마동지는 아프셔서...
하필 아이같은 마음이 되는 병을
얻으셔서, 웃고 짜증내고 금방 잊어버리는
어린아이가 되셔서 딸과 동지되는걸
비껴가신다.

팥죽 쑤어서 엄마께는 내가 배달하고
엄늬는 낼 아침 남푠이 배달하기로했다.
팥죽은 맛있게 됐는데 새알이 풀어졌다.
전에 두분이 건강하고 정정하실때
양가에서 얻어온 팥죽으로 몇일씩 무르게 먹어야 했었는데,
이젠 두분께 맛없는 팥죽이지만 내가 해드리게 되었다.

엄마껀 담백한 맛이지만 새알이 잘 풀어졌었고,
어머니껀 팥죽이 넘 달지만 새알은 쫀득했었다.
팥죽할머니들 울어머니들에게
겨울추위,
외로움,
혼자남으신 고독
병마가 호랭이처럼 찾아온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4-12-2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이 기승전‘팥죽’인가요? ㅎㅎㅎ 예전에 안 그랬는데 나이가 한 살 더 먹을수록 팥죽이 당깁니다. 올해 동지는 팥죽 먹지 못한 채 지나갈 것 같군요. ㅠㅠ


소금창고 2014-12-22 21:31   좋아요 0 | URL
ㅎㅎ 책내용하곤 관계없어뵈는 서평이되었네요
제가 쑨 팥죽먹고 자라랑 멍석이랑 지게가 호랑이를 물리쳐주길 바라는 거지요

갱지 2014-12-2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옛날 얘기중 하나에요. 책 표지의 호랑이가 엄청 카리스마있게 그려져있네요. 후후-

소금창고 2014-12-23 20:47   좋아요 0 | URL
호랑이 덩치크고 무섭게 생겨가꼬 알밤꼬꼬마 친구들한테 된통당하죠~
글게 맘씨를 곱게 써야한다니까요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73
바버러 쿠니 그림, 루스 소여 글, 이진영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이 훌쩍 커서 이젠 12월에 트리 꺼내놀일도없(버렸잔어 꺼내놀일이 없는게 아니라 트리가 엄서)다.

올해는 딱 12월 1일부터 추워졌다
웅크리고 나가기가 귀찮아진다

신기료장수네 아이들은 북풍이 몰아치는 어느날 밤 추위에 떨고있는 낯선남자를 집안에 들어오게한다.
요즘같은 때 이런 동화를 읽어줄 땐
이건 동화니까 그런거야,
실제론 아무도 집에 들어오게 해선 안돼!!
라고 단단히 일러줘야겠지.

그런데 이남자 주객전도도 유분수지.
침대에서 아이들을 내쫓고 지혼자 침대를 독차지한다(그러게 낯선 남자를 믿지말아야해)
게다가 되려 호통을 친다.
추울때는 물구나무를 서야햇!
엉거주춤 있던 아이들이 반신반의 물구나무를 서자, 아이들의 호주머니에서 귤과 사탕이 쏟아져나오고 금화가 쏟아진다.

이 수상한 남자는 장난기가 많은 로린왕이란 요정이었다.
일찍 엄마가 돌아가시고 구두장이 아빠가 세아이들을 키우는데 하필 춥기도추운데
아이들 먹을 양식도 똑 떨어지고
아빠는 어린아이들을 떼어놓고
돈벌러 나간다.

바닥에 떨어진 금화와 과일을 신나게 주워모으고
아빠가 먹을것을 구해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줄 따끈한 스프를 끓이면서
로린왕이야기를 들려준다.

˝헛된 희망일지라도 그것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미생>에서 선차장이 오차장에게 했던 말이다.

동화라는걸 알아도 읽으면 힘이 생긴다.
따뜻해지는 동화,
다 자란 어른이에게도 동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