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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 2004 볼로냐아동도서전 수상작 ㅣ 꼬불꼬불 옛이야기 1
서정오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동지
엄마와 딸은 동지다.
그래 모든 삶이 다 그렇지
나이들고 철이드는건가.
원망도 미움도 사랑도 잔소리도
다 사느라고 열심히 자기 삶을 살아내느라고
그런거지 라고 알아가는데,
나의 엄마동지는 아프셔서...
하필 아이같은 마음이 되는 병을
얻으셔서, 웃고 짜증내고 금방 잊어버리는
어린아이가 되셔서 딸과 동지되는걸
비껴가신다.
팥죽 쑤어서 엄마께는 내가 배달하고
엄늬는 낼 아침 남푠이 배달하기로했다.
팥죽은 맛있게 됐는데 새알이 풀어졌다.
전에 두분이 건강하고 정정하실때
양가에서 얻어온 팥죽으로 몇일씩 무르게 먹어야 했었는데,
이젠 두분께 맛없는 팥죽이지만 내가 해드리게 되었다.
엄마껀 담백한 맛이지만 새알이 잘 풀어졌었고,
어머니껀 팥죽이 넘 달지만 새알은 쫀득했었다.
팥죽할머니들 울어머니들에게
겨울추위,
외로움,
혼자남으신 고독
병마가 호랭이처럼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