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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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페이지 남짓의 동화같은 이소설이 마치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느낌으로 묵직하게 다가온다.

혼자 삽화를 해석해 보기를, 죽음을 앞두고 사라져가는 아빠의 일생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했을때,막연히 아들을 떠올려 내고 아들의 탄생의 순간부터 자신이 없고 난 다음까지를 찰라에 파노라마로 그려보았지 않았나 싶었다.



암에 걸린채로 입원한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한 여자아이와 자신의 죽음을 바꾸어도 좋겠다 싶었지만 죽음을 죽음으로 바꿀 수는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보는 자신의 인생에서 아들을 떠올리며 이제껏 가치를 두고 살았던 모든것과 그것에 밀려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을 말한다.

그속에서도 한때 아빠의 역활을 다하려 했으나 그러지 못한 아들에 대한 사랑을 보게된다.

몇가지 되지 않는 추억이지만 아들의 기억속에서 그마저도 지워지는것이 죽음보다 두렵고, 그 두려움이 곧 슬픔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아버지들의 표현하지 못하는 삶의 고행과 사랑이 이런 모습이다. 선택에 의한 삶이었지만 그 결과까지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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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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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웃을 수 있으려면 서로의 아픔도 알아야 한다. 미세하게 번지는 미소가 웃음인지 울음의 시작인지를 알 수 있는 관계들.

그것이 바로 우리만 아는 농담일거라 생각했다​

유년시절 내가 부러워했던 그림을 보는듯 했다. 부유하진 않지만 각자의 역활에 충실하면서도 온유하고 부드러운 말들이 오가며 걱정해주고 다독여주는 가족의 그런 그림!

결이 왜이리 곱지?
사소한 일상인데도 이렇게 섬세하고 부드럽지? 왜 자꾸 좋지?

국경은 다르지만 불꽃사랑만으로 쉽게 시작된 연인들의 공감대보다 훨씬 깊고 넓게 아우르는 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고양이라도 되어 내내 이들의 대화와 몸짓을 그리고 마음들을 읽으며 지내고 싶었다.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더라도) 부드럽고 상냥한 엄마의 깊은 눈을 보는 것처럼 편안하고 안락하게 자꾸만 따뜻해져 갔다.

그래서 오랜만에 모든것으로부터 휴식을 주는 책이었다.

머리속에 지식과 정보를 넣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나는 그저 보라카이를 여행하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이들을 따라다닌 기분이든다.

역시나 고양이처럼!

아주 솔직하게 쓴 글임이 느껴지는 동시에 좋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표지글로 멋지게 표현되어 있다

​내가 받은 편안함과 안락함은 바로 위로였으니

오랜만에 지인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만난것 같다. 무겁지 않게, 잔잔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위로받은 나처럼 많은 사람이 그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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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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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이 운동을 하자라고 외치고 밀어붙이는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일찍 일어나고 ,아침 운동을 하는 루틴을 가졌다면 보통이상으로 부지런하다고 말해야 할것 같다. 그렇다고 부지런함 만으로는 유지할 수 없는 운동루틴에 대한 팁을 기대해본다.

이책은 에세이 보다는 칼럼리스트의 칼럼같은 기분이 들었다. 운동을 향한 넘치는 사랑을 고백하는 이야기만큼이나 끝내 그 재미에 온전히 빠지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나를 보는것 같았다.

상황이 바뀌어서, 경제여건이 나빠져서,강사와의 트러블이 생겨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어떤 관계들이 싢어서,실증이 나서 등등 운동을 그만둘 이유는 시작할때의 이유보다 더더 많다.

꾸준히 운동하는 나자신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시 보게 된다.

이책은 운동에 얽힌 다양한 관점을 편하게 얘기하는 책이다. 인문학적이거나 문학적이지는 않지만 운동에 관해 친구와 몇시간이고 얘기 하는 것 같은 책이고, 운동 초보자들에게는 다양한 운동들의 생각해보지 못한 단면들을 보여주기에 나쁘지 않다.

나도 요즘 고민중이다. 뭔가를 찾고 있다.

부부가 함께 이른아침을 열기 좋은 운동을 막연히 찾고 있다. 부부가 함께라는 타이틀 때문에라도 정말 쉽지는 않다.

어린아이가 있어서 집근처였으면 좋겠고 ,저렴한 가격이면 좋겠고, 재미있으면 좋겠고, 운동효과도 훌륭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도 득이 되면 좋겠다. 이런 욕심을 다 채울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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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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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문은강은 1992년생이다.

79년생인 나도 가물거리게 어렴풋 지나가버린 부모님 세대의

 경제적 침체를 아주 가까이서 마주하며 소설에 녹였다.

책을 읽기전에 책표지를 처음 보고 왜 이런 인물그림이 있을까 싶었다. 뭐지?

예쁘지는 않았고,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 모습도 아니라

크게 매력적이지 않는 이 인물을 왜 표지에 싫었을까?

어떤 힌트도 얻지 못한체 읽게된 이소설을 읽어가며

고복희가 묘사될 때마다 다시 표지를 넘겨다 보기를 자주 그랬다.

 그러다 보니 딱이네!

표지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를 알것만 같았다.

살아오던 자신의 원칙과 루틴을 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원더랜드의 원칙을 깨고 재정난의 돌파구로써

 '원더랜드에서 한달 살기'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어느 누가,
인기 없는 여행지인 캄보디아의 프놈펜에서,
그것도 고복희가 운영하는 호텔에서
한달 살기를 자청할까?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고복희는 생각했다.


한국에서 별다른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박지우는 충동적으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나도 한번 가보지, 그깟 외국 여행.
동시에 그러고 나면 기적같이 모든일이 마법처럼 술술 풀릴것만 같았다.

우리는 SNS에 본것을 부러워하고 나는 왜 못하지 자괴감을 느끼고

 나도 열과 성을 다해 찍은 사진을 올리고

, 검열 받듯 내 삶을 투명한 유리속으로 몰아 넣는다.

"아가씨가 살기는 한국이 낫지. 아가씨처럼 젊은 사람은 몰라.

여기는 딱 70년대 우리나라 풍경이야.

도심은 그래도 낫지. 외곽으로 갈수록 더해요, 아가씨 나이가 몇살이야?"

"저 94년생인데요."

"딱 아가씨 부모님이 살던 모습이야. 아가씨가 봤을때 완전 후지지?

 뭐 이딴 나라가 있나 싶지? 근데 우리 어렸을 적에 다 이러고 살았어.

이렇게 살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도 가고 취직도 하고 자식도 기르고 다 했다고..."


이 대목에서 부모님 생각이 스쳤다.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부모님들이 살았던 그 정신없고 배고프고 불우했던 시절이 웬지 갑자기 없어져 버린듯한 새로운 시대에서,

 공감을 나누기 힘들게 단절되어 있던 무언가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들뜨는 기분을 느꼈다.

말로만 듣던 부모님의 힘든 시절을 들여다보고

 잠시나마 위로와 공감을 할 수 있다면

 부모님과 함께 캄보디아 여행을 기꺼이 선택해서

 현지인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곳들로 자유여행 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생겼다.

이 소설에서 다른 세대의 다른 삶을 공감할 수 있는

 교두보 느낌을 받으며 이 소설의 필요성을 생각했다.

세상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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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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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kih451145/221682435355

이 책은 바다를 연상 시키듯, 파랑색 글자로 책 전체가 써내려졌다. 블루의 이미지!
천천히 유유히 일렁이는 바다. 자유와 평화.

이책 덕분에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배운다.
하루하루 살다보니 내눈이 어딜 보고 있는지, 귀는 무얼 듣고 있는지 자각해본 일이 거의 없는데, 이 소설을 통해 내가 들이 마시고 내밷는 숨까지 들여다 보게 된다.

남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어쩜 이리 섬세하게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지...

내가 아는 사랑이 담백하고, 간단 명료한 반면 그의 사랑은 나노로 쪼개어진 감정선을 가졌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감정 또한 그렇다.

우선 나는 듣는 음악만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 음악으로 표현해 내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부럽기 그지 없다. 내게 그들은 마치 5개국어나 외계어가 가능한 사람처럼 우러러 보인다.

음악인 이찬혁의 소설이라니~~~

책 초반부 읽어가기가 더뎠던 이유는 내가 모르는 감정언어로 이런 감정선들을 얘기하고 있다 보니 단순한 언어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던 나는 마치 제2외국어라도 만난듯이 이해하려 애쓰고 있었는지 모른다. 사실은 그래서 이책이 좋았다.

신선한 매력으로 깊은 마력으로 독자를 이끈다.

음악을 소설로 표현하면 이렇고
소설을 음악으로 표현해도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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