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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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문은강은 1992년생이다.

79년생인 나도 가물거리게 어렴풋 지나가버린 부모님 세대의

 경제적 침체를 아주 가까이서 마주하며 소설에 녹였다.

책을 읽기전에 책표지를 처음 보고 왜 이런 인물그림이 있을까 싶었다. 뭐지?

예쁘지는 않았고,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 모습도 아니라

크게 매력적이지 않는 이 인물을 왜 표지에 싫었을까?

어떤 힌트도 얻지 못한체 읽게된 이소설을 읽어가며

고복희가 묘사될 때마다 다시 표지를 넘겨다 보기를 자주 그랬다.

 그러다 보니 딱이네!

표지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를 알것만 같았다.

살아오던 자신의 원칙과 루틴을 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원더랜드의 원칙을 깨고 재정난의 돌파구로써

 '원더랜드에서 한달 살기'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어느 누가,
인기 없는 여행지인 캄보디아의 프놈펜에서,
그것도 고복희가 운영하는 호텔에서
한달 살기를 자청할까?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고복희는 생각했다.


한국에서 별다른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박지우는 충동적으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나도 한번 가보지, 그깟 외국 여행.
동시에 그러고 나면 기적같이 모든일이 마법처럼 술술 풀릴것만 같았다.

우리는 SNS에 본것을 부러워하고 나는 왜 못하지 자괴감을 느끼고

 나도 열과 성을 다해 찍은 사진을 올리고

, 검열 받듯 내 삶을 투명한 유리속으로 몰아 넣는다.

"아가씨가 살기는 한국이 낫지. 아가씨처럼 젊은 사람은 몰라.

여기는 딱 70년대 우리나라 풍경이야.

도심은 그래도 낫지. 외곽으로 갈수록 더해요, 아가씨 나이가 몇살이야?"

"저 94년생인데요."

"딱 아가씨 부모님이 살던 모습이야. 아가씨가 봤을때 완전 후지지?

 뭐 이딴 나라가 있나 싶지? 근데 우리 어렸을 적에 다 이러고 살았어.

이렇게 살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도 가고 취직도 하고 자식도 기르고 다 했다고..."


이 대목에서 부모님 생각이 스쳤다.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부모님들이 살았던 그 정신없고 배고프고 불우했던 시절이 웬지 갑자기 없어져 버린듯한 새로운 시대에서,

 공감을 나누기 힘들게 단절되어 있던 무언가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들뜨는 기분을 느꼈다.

말로만 듣던 부모님의 힘든 시절을 들여다보고

 잠시나마 위로와 공감을 할 수 있다면

 부모님과 함께 캄보디아 여행을 기꺼이 선택해서

 현지인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곳들로 자유여행 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생겼다.

이 소설에서 다른 세대의 다른 삶을 공감할 수 있는

 교두보 느낌을 받으며 이 소설의 필요성을 생각했다.

세상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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