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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류시화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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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엮음의 시도 늘 좋지만, 수오서재의 시 낭송 영상 참 감사합니다. 어떻게 듣고 읽어야할지 더 가가가고 싶던 마음, 천천히 음미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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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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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놓치고 식어서 뒤늦게 후회하는 마음, 이번엔 따끈하게 만나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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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정호승 지음 / 시공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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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을 때 입는 옷. 수의가 말을 하고, 여행지에 진열돼있는 어느 도예가의 룸비니 부처상이 말을 한다. 수의가 가진 이야기가 수의를 만나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 말을 하고, 산산조각이 난 삶의 넋두리를 부처상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내 안의 것을 다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 순간 조각상은 노숙자가 된 남자에게도 나에게도 진짜 부처님이 되어 불성을 깨우고 평상심의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산산조각이 난 삶에서 그 고통의 파편들이 가진 소중함을 이렇게도 전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정호승 님이 궁금했다.

시인 정호승

쓰다 보니 시 속에 서사가 있고, 그 서사를 소설적 형태로 재탄생 시키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렇지만 시인인 내가 그것을 소설로 쓰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다가 우화 소설이라는 그릇에 담을 때 시가 소설로 재탄생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연과 사물과 인간이 지니고 있는 삶의 이야기를 우화 소설의 그릇에 담을 때 보다 자연스러운 창작의 상상력과 구성력이 주어졌다. -정호승



철학서와 인생수업 책들에서 자연스레 만나던 진리와 가르침들이 동양 사상을 품고 비유와 은유, 의인화되어 이야기로 들려온다. 어릴 때 읽던 이솝우화가 우리의 전래동화보다 조금 멀리 느낀 것은 우리 삶의 모습이 덜 녹아있었기 때문일까!

이 책 [산산조각]은 우리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우화를 읽은 것이 오랜만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정서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제 다 들리고 더 좋다. 


부처님 이야기를 품은 책은 많이도 보았지만 스님이 쓰신 책이 아니면서 불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은 만나기 힘들다. 더구나 부처님 예수님 가르지 않고 시인의 우화를 통해 만나는 이 길이 참 좋다.

법고 소리, 해인사 종소리를 봄 햇살처럼 느끼는 다람쥐가 되었다가 이내 다람쥐가 먹어야 할 양식이지만 거대한 참나무가 되어 훌륭한 목재가 되고 싶은 도토리의 꿈을 통해 꿈의 크기가 삶의 크기임을 느낀다. 그리고 참나무는 큰스님의 다비식 장작이 된다.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내려둘 수 없었다.

생이불이. 삶이 곧 죽음이잖아. 삶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는 거야.

생즉시고.

세상에 태어나는 즉시 인생은 고난이야. 그런데 모두 의미 있는 고난이야. 견딤 속에 스스로 부처가 되는 길이 있어.




이 책을 이루는 '산산조각 철학'이 맛있다.

작은 바윗돌은 야생 차밭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자랑과 긍지의 삶을 산다. 그러나 어느 날 스님이 바윗돌을 옮겨 선암사 해우소 아래층에 새로 세울 기둥 받침돌로 쓰게 된다.

"차 향기를 맡던 내가 똥 냄새를 맡으며 살아가다니!"

냄새와 무게의 중압감에 고통과 불만의 나날을 보낸다. 그때 옆에서 친구처럼 해우소 내력을 들려주던 바윗돌이 어느 날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이렇게 견딤으로써 해우소 위층을 받쳐주고 사람들이 안심하고 똥을 눌 수 있는 거야." 자신의 받침돌로서의 삶이 "자비를 구현하는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알게 한다.

♡ 오랜만에 편히 읽으면서도 뭔가 차오르는 시간이 좋았어요. 세상에 하찮은 것은 없어요. 비오는 날, 우산이 되어 사람들을 품어보는 상상을 해봅니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은 것이고,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가면 되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받아 감사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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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정호승 지음 / 시공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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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가 가진 이야기가 수의를 만나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 말을 하고, 산산조각이 난 삶의 넋두리를 부처상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내 안의 것을 다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산산조각이 난 삶에서 그 고통의 파편들이 가진 소중함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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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병 - 공감 중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나가이 요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마인드빌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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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Sympaty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

공감합니다♡, 좋아요, 감사합니다,

이 시대의 가장 큰 유행어가 아닐까 싶다.

공감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내게 아직은 긍정적이었다. 평소 '비판'의 시각보다 감탄과 감동의 렌즈를 끼고 살다 보니 '공감'이란 더더욱 따뜻하게 들리는 단어였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감은 이미 '돈'이 되었다는 사실도 충분히 느끼고 산다.

이 책의 제목으로 느껴지듯이 '우리는 공감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핑크 빛으로 물들기 바라는 공감획득경쟁중이다.

공감은 집단을 형성하고, 집단 내부와 집단 외부는 다른 기준과 시선을 가지게 된다. 집단은 크고 안전할 수도 있고 작지만 위험할 수도 있다.

이쯤 되면, 공감과 연대는 인간의 숙명이라고 느껴진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한데 테러와 분쟁의 해결을 사명으로 테러단, 투항병, 체포자, 폭력단 등의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 하기를 바라며 교섭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레 '공감'이란 주제를 연구하고 통찰하며 가장 위험한 분쟁 지역에서 최악의 안전 시나리오를 가지고 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 우리는 소말리아 갱과 꿈을 이야기한다> 등의 책을 썼다.

분노와 증오, 과잉 충성, 과잉 공감을 희석 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공감은 '살인 허가증' 이 될 수도 있다.

책 속에서 가장 강렬하게 마주한 챕터이다.

나치 히틀러에게 공감한 나치당은 진심으로 좋은 국가를 만드는데 자신들이 이바지 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소말리아의 소년병이나 자살 테러리스트가 공감한 종교적인 배경이 자살테러 영웅을 만드는 것을 뉴스로 보았지만 여전히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다. 역사적으로 가득한 전쟁, 대학살, 난민 무엇이 이 엄청난 것들을 만들었나 생각해보면 공감이다.

내가 똑같은 상황에 속해 있다면 나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무서웠다. 내 아이를 살리기 위해 다수를 죽이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 국가를 위하고 신에게 구원 받는 일이라고 보고 듣고 그래서 그것을 믿는다면 인간은 믿는 대로 행동하게 될 것이다. 돈과 신용을 믿듯이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공감 이라는 것이 다른 의미를 지녔다는 것을 이렇게 알리는 것 같다. 이런 취지의 책이 아주 없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같은 동양 작가의 책이라서인지 더 잘 들린다.



공감 중독 시대, 가장 피부로 느끼는 부분은 리뷰 사회가 된 배달음식 문화, 쇼핑 리뷰의 직업화, 팬심이 곧 성장동력인 컨텐츠들이 아닐까! ♡와 '좋아요'가 적어서 어렵게 창업한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면 먹이사슬의 끝은 결국 '돈'이다.

누구나 공감 받고 싶어하고 공감하고 싶어한다. 그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그 공감이 타자에게 상처 주는 것을 억제하고 좋은 행동을 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면 사회는 잘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타자를 심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이해함에서 오는 공감일 때의 이야기다. 때로는 너무나 쉽게 공감 버튼을 누른다. 이 시대의 SNS가 그 스피드한 공감을 먹고 거대해졌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어떤 것이 진짜 옳고 좋은지 나의 공감이 무엇을 향한 것인지 진짜 판단할 수 있을까?

우리는 많은 것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매체를 통한 간단한 스토리텔링에도 선동되었을 수도 있다. 너무나 많은 '밈'이 존재한다.

잘못된 공감, 편을 가르는 공감, 가짜 뉴스에도 분명 많은 공감자들이 있다는 것이 공감이 가진 무서움인 것 같다.

또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기 승인 욕구의 과도한 비대화'로 단지 공감을 얻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거나 허세를 부리고, 목적에 의한 연기를 하는 세상이다. 우리의 좋아요는 무엇을 향한 공감인가? 나역시 처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쉽게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룰이 분명 존재하며 심지어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 사회는 공감을 경쟁하게 한다. 기부 모금이나 자원 봉사 같은 선한 행동도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이다. 공감이 대기업화 되어 운영되는 곳이 SNS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공감은 때로 독약처럼 작용하여 의존성 높은 마약으로 변해간다. 가랑비에 옷젓듯 처음엔 조금 이상하던 것도 슬금 슬금 빠져 들어 맹신자가 된다. 그렇게 되면 더이상 자기 인생이 자기 인생이 아닌 것이 되는데 내부에 속한 사람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저자의 글과 함께 실린 이 대담은 내게 어려웠다. 비판이 없는 사회 일본에서 지성으로써 과감한 비판의 소리를 내시는 분이라 들었다. 이 책의 취지도 대담의 지향성도 알게 되어 사회에 속하고 국가에 속하고 인류에 속한 사람으로서 무엇을 생각해 보아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사를 제공 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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