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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서, 마음여행 - 지친 영혼에 보내는 초대장
고경수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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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책을 읽다보니 안보이던 길이 보였다.

그러나 너무 많은 길과 이정표를 만나다보니 수많은 이 길이 더 힘들게 다가온다. 아는대로 느낀대로 따르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따로 행하는 일들이 나를 더 괴롭힌다. 꿈과 현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사이에서 흔들려본 사람들 앞에 펼쳐진 미로와 갈래길들을 오랜 사유로 친근하고 심플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책을 만났다.

많이 힘들고

많이 외롭고

많이 지친 당신께

이 작은 책을 바칩니다.

부디 이 곳에서의 여행이 당신께 추억이고

사랑이고 희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나의 독서가 휘발성 짙은 자기위안으로만 끝나는 것 같다고 느끼는 마음이 달갑지 않았었다. 책을 통해 알게된 나는 지금의 나보다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은 사람인걸 알았지만 돌아서면 여전히 그대로인 내 모습에 실망을 느끼기도 한다. 나 스스로 나를 무시하고 깎아 내렸다. 조금 더 외로워진다. 그래서 책을 멀리해보기도 하지만 나는 외로운 만큼 다시 책으로 돌아오곤 했다.

책을 읽을수록 부족해지고 갈증 나고 그런 이런저런 얘기들을 진하게 나눌 사람이 옆에 없다는 것이 현실과의 온도 차이로 느껴질 때면 함께 책을 읽는 독서 모임과 필사지기들을 끌어안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이 나와 동행해 주고 있다는 걸 느끼며 다시 찾아 든 반가운 마음에 조금 덜 외롭다.




저자 고경수. 윤리학 전공이수 후 철학ㆍ심리학ㆍ문학ㆍ사회과학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브런치 작가, 블로거로 활동중이시다.

저자에 대해 아는바는 없었지만 글을 통해 알게 된 것은 그가 천상 사유하는 사람. 즉 철학을 말하기보다 철학하는 사람이라는 것과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를 내마음으로 철학하는 시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책속을 지나는 동안 니체, 쇼펜하우어, 스피노자, 틱낫한, 류시화 등 나도 강하게 끌렸던 철학자들과 시인을 만나며 괜히 반갑다. 나를 닮은 사람 그래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서 외로운 길에서 만난 귀한 동반자 같았다. 동행하는 동안 위로, 격려를 주고 받은 듯 했다. 그것이 개인적으로도 큰 기쁨이라서 책에 대한 얘기를 쉽게 하지 못하고 그 기쁨을 마음속에 뱅뱅 굴려가며 오래 가지고 있었다.

책을 읽고 늘 강력하고도 선명한 메시지들을 만났다. 그때마다 감탄하고 설레며 매번 진짜로 행하며 살게 되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득 품었던 날들이다.


철학하는 시인, 그 표현처럼

그의 사유들은 시로 표현되기도 한다.


왠지 나를 신나게 했던 책이라는 것이 이 책의 여운이다. 언젠가 나도 나를 관통했던 인생 키워드들을 사유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들었는데 이 책이 그걸 다 했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이대로 읽는자가 되어도 좋겠구나 생각했다.

(나 나름의 최대의 극찬이다.)


그가 짚어준 키워드들이 내게도 익숙했다.

욕망, 악의 모습, 무의식의 세계, 그림자, 완벽함의 고통, 절망과 희망, 자본주의, 효율성, 노동, 가사노동, 여행, 가족, 언어, 사랑, 상처, 존재, 치유, 비움, 희망, 시간, 몰입, 사유... 이것들과 우리의 동행. 점을 찍어둔 것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책이라서 그렇게 좋았을까.

동행. 그 길에서의 외로움을 아는 사람.

비움. 책 속에서 좋은 문장들이 내 심장을 푹 찌르는 만큼 나는 스스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상처들이 더 이상은 문제 거리가 아니라 나의 성장 지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걸 감사하기 시작했다.

나는 책을 읽으며 스스로 긁어낸 상처들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말끔해져 가는 상처들도 있어서 또 행복했다. 그렇게 나와의 사이가 좋아지자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비워야 할 것과 채워야 할 것을 구분해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힘들었던 일들이 힘들지 않은 일로 바뀌어 있었다. 여전히 마주하면 힘들지만 이런 좋은 책과 함께라면 계속 가볼 수 있다.


파동. 울림.

지금껏 읽은 책들을 나에게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정리해보는 것이 꿈이라면 이런 책을 쓰면 좋겠다. 나의 울림이 여울져 가닿은 누군가가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내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책이었다.

저자에겐 아직 전할 울림이 많아서 현재 진행형 미완성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이것이 완성의 모습일 것 같다. 언젠가 죽기전에 완성하고 싶은 책을 이렇게 만나고 보니 속이 시원했다.


동행, 동반자, 동지라는 말을 들을 때면 사람의 눈빛이 먼저 다가옵니다. 계산적인 이성이 아니라 서로의 꿈을 진심으로 다독거리며 어루만지는 그 눈빛.



우린 늘 ‘동반자‘인 누군가를 찾습니다. 외로워서 찾고 힘들어서 찾고 눈물이 나 찾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동반자는 늘 멀리 있습니다. 주변은 늘 어둡고 계산적인 듯 동행할 사람이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잠시만 빈 마음으로 다시 주변을 돌아보면 다 해결됩니다. 주변의 동반자가 없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마음이 너무 닫혀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내가 먼저 누군가의 동반자가 되고자 할때 비로소 동행할 누군가가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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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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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타이틀이 이미 화려한 소설이다.

제1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고,

출간 즉시 영상화 판권 판매가 완료되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모든 장면과 인물의 태도, 얼굴까지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게 만들었던 소설인 만큼 영상화 된다는 것이 기대된다. 과연 내 상상 속의 인물과 얼마나 비슷할까? 모든 인물보다 더 궁금한 것은 굴착기의 모습이기도 하고 말이다. 왠지 잘생기고 다부진 젊은 날의 남훈씨를 대변하는 듯한 굴착기이지 않을까 했다.

'플라멩코 추는 남자' 라더니 시작부터 '굴착기 모는 투박한 남성'이 등장해서 의아하게 읽어 가지만 흡입력이 대단해서 인지 놓을 수 없었고 그렇게 하루에 읽었고 이 글을 쓰며 기쁘게 더듬어 본다. 독자로 하여금 하고 싶은 말을 너무 많이 만들어 주는 탄탄한 소설이라서 문학 상을 받는구나 생각했다. 욕심 내서 리뷰를 다 읽어주길, 소설 전체를 읽어보길 또 바라게 된다.



굴착기 모는 67세의 남자 남훈씨는 거친 현장에서 잔뼈가 굵어지고 이제는 인정받는 베테랑으로 입소문이 나있다. 인내심 많고 다정한 아내가 있고 아내를 닮아 곱고 소중한 딸은 임용고시에 합격해 번듯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행복하지만 어느새 무뚝뚝한 가장이 되어 있는 남훈씨는 모녀의 대화에 잘 섞이지 못한다. 중년의 반란, 은퇴는 아니더라도 안식년의 이름으로 좀 쉬고 싶어 굴착기를 늙다리 총각에게 임대해주었다.

남훈씨는 굴착기를 애지중지 다루며 자신의 노동철학으로 관리했고 일하는 동안 클래식을 듣는 나름의 취향과 열정이 있었다. 그것이 이 소설의 인물 67세의 중년을 지난 아저씨 남훈씨를 매력적이게 만든다.

남훈씨는 굴착기에 생명력을 부여해 '피곤해보인다'고 느낄 만큼 애착이 크다보니 굴착기의 새주인을 아무렇게나 만날 생각이 전혀 없다. 마치 사위감이라도 고르듯이 굴착기를 사갈 세명의 후보를 만나봤지만 다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다 팔지 않고 잠시 임대하는 것으로 완전한 은퇴는 유보한다.

가장 일을 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던 늙다리 청년이 그래도 괜찮아 보인다. 그의 필체가 그의 성품을 말하는 것 같아서 임대하게 된다.

그 과정이 왜 박진감 넘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인물들의 모습과 함께 글로 써지지 않은 인물의 자라온 배경까지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상 되는 것은 저자의 큰 그림이겠지.


낯선이와의 만남으로 자신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남훈씨가 배움을 얻은 세 명의 인연이 바로 굴착기 기사로 살아온 남훈에겐 산신령이 건져준 금도끼, 은도끼, 동도끼쯤 되리라 혼자만의 해석을 덧붙여 보기도 한다.



p 38

장식장 깊이 숨겨둔 '청년일지'를 꺼내 남훈씨는 들춰보았다. 노트의 절반 정도가 부끄러운 여백으로 남아 있었다. 큰 숨을 들이켜고, 그는 매일의 기록 속에서 수행할 과제를 그러모았다.




이제 은퇴를 하고 젊은날에 써둔 청춘일지 뒤적이며 못다이룬 꿈을 실현하는 모습으로 자기를 완성하고 싶은 남훈씨에겐 끊어진 이야기가 있었다. 청춘일지에 담긴 잊고 살던 절대 잊기 싫은 아주 소중한 것들이다.

한 번의 이혼, 알콜 중독, 병원에서 죽는다는 말을 듣고서야 정신 차리고 다시 삶을 살아내기 위해 썼던 일기에는 그가 스스로 다짐했던 7개의 버킷리스트가 있다.

그것 하나 하나를 만나가는 것이 이 소설의 묘미이기도 하고 하나씩 이루어 갈 때마다 동그라미 해가는 남훈 씨를 따라 독자도 성취감도 느낀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를 더하며 진짜 가족을 찾게 되는 소설이다.

지나온 생의 잘못도

그렇게 메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플라멩코 추는 남자 p 106

남훈 씨가 마흔이 넘어서야 재혼해서 얻은 딸 선아가 있고 벌써 마흔이 넘은 또 다른 딸 보연이 있다. 그 딸을 찾아보는 것은 들추어진 일기장에서의 자신을 향한 당부이기도 했다.

이야기의 끝에서 당신은

'진짜 가족'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소설은 저자가 열여섯 이른 나이에 떠나보낸 마흔 두 살이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담았다. 자신이 아버지의 나이 쯤 되고서 아버지가 돌아가시지 않고 살아 계신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결에 있어야 아버지죠

궂은 날도 좋은 날도

그러니까 소설 속의 보연은 아버지를 너무 일찍 떠나 보낸 저자 자신에 가깝다. 이제와서 아버지라는 사람이 불쑥 나타나 보자고 하면 당연히 보는 거냐고 쏘아 말하던 보연의 상처는 세월을 지나며 덧나고 흉지고 무덤덤해져 있기도 했지만 결코 지워지지 않는 새김이었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부분 보연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 글이 깊이 남는다. 그리고 가족은 태생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말을 떠올려보게 된다.

p 216

두 팔을 들고 남훈 씨는 우아하게 스텝을 내디뎠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고, 내가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가 날 겁니다. 그게 완벽한 플라멩코는 아닐지라도, 예!나는 행복할 거요. 사실 난 완벽한 플라멩코 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아요. 그냥 플라멩코를 추고 흥분된 감정을 나누고 싶을 뿐. 그때 광장서 본 사람들은 돌아서면 그만일테지만, 이따금 가족에게 말할 겁니다. '아, 그 동양 노인네 플라멩코를 추데. 진짜 신기한 광경이었어.' 그런 장면을 상상만 해도 나는 좋아요. 근데 진짜 끝내주는 게 뭔지 압니까, 선생? 그게 상상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거라는 거요.예, 나는 갈 겁니다. 스페인으로, 그게 바로 스페인어 문법이오. 주어-동사 목적어' 순서로 말하는 거지."



P 56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많은 국가가 현재 화려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어떤 언어 형식을 배운다는 건 새로운 관계를 준비하는 것과 같지요. 이 언어는 미래의 언어입니다. 멋진 기회와 새로운 만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기억하세요. 새로운 언어 형식이 새로운 관계를 만듭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내내, 남훈 씨는 스페인어 강사의 말을 몇 번이나 곱씹었다.

♡ 이대목이 암시하는 것은 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관계였고 이 소설을 관통하며 모든 이야기를 잇는 접착제가 되기도 한다.

외국어 배우기. 그래서 고르고 고른 외국어는 스페인어. 스페인에 가서 아무 거리에서나 멋지게 플라멩코 춤을 추고 싶은 67세 남훈 씨는 배움의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그 로망은 새로운 관계로 향한다. 잊혀진 딸과의 재회가 되어 둘이서 함께 가는 스페인 여행으로 이어진다. 새로운 언어와 춤, 그리고 새로운 장소에서 시작하는 관계의 시작이 그려진다.

P 246

˝아빠가...... 공부한 거야. 너 알려주려고.˝

그러나 다시 만났고 가장 가까운 부녀 관계이지만 아직 멀리 있는 관계다. 우연히 놓친 스페인의 골목길에서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는 아버지를 보며 나를 사랑하지는 않는 아버지를 느끼는 보연은 그런 아버지를 그냥 놓치고 만다.

아버지의 마음은 그게 아니지만 떨어져 있던 시간의 거리만큼의 거리감이었다.

책을 읽던 중에 접한 다른 얘기가 여기에 와서 붙는다. 그러면서 내가 점점 크게 느끼는 것은 '가족은 만들어가는 것'이라던 어느 입양아의 말이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이 형성하는 라포르는 무엇인가?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하면서도 67세 남훈씨의 버킷리스트들을 함께 이루는 심정으로 꿈을 응원하게 되는 멋진 소설이었다.

혼불문학상, 이런 글이 받는구나 ~ 끄덕였다.

♡ 소설을 읽다보면 지루함이 전혀 없다. 적절히 생략되고 점프하는 것들이 오히려 여운을 더하는 멋진 글이었다.


변한 것은 굴착기의 레버가 아니라 자신이었던 것이다.



(책을 지원받이 감사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

어떤 언어형식을 배운다는 건 새로운 관계를 준비하는 것과 같지요. 이 언어는 미래의 언어입니다. 멋진 기회와 새로운 만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기억하세요. 새로운 언어형식이 새로운 관계를 만듭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내내, 남훈 씨는 스페인어 강사의 말을 몇 번이나 곱씹었다. - P56

지나온 생의 잘못도 그렇게 메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P106

‘어디선가 바람이 불고, 내가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가 날 겁니다. 그게 완벽한 플라멩코는 아닐지라도, 예!나는 행복할 거요. 사실 난 완벽한 플라멩코 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아요. 그냥 플라멩코를 추고 흥분된 감정을 나누고 싶을 뿐.

그때 광장서 본 사람들은 돌아서면 그만일테지만, 이따금 가족에게 말할 겁니다. ‘아, 그 동양 노인네 플라멩코를 추데. 진짜 신기한 광경이었어.‘ 그런 장면을 상상만 해도 나는 좋아요. 근데 진짜 끝내주는 게 뭔지 압니까, 선생? 그게 상상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거라는 거요.예, 나는 갈 겁니다. 스페인으로, 그게 바로 스페인어 문법이오. 주어-동사 목적어‘ 순서로 말하는 거지." - P216

굴착기에 앉아 네 가지 레베와 작업 핸들을 잡아 돌리며 남훈 씨는 모처럼 일에 대한 환희를 느꼈다. 그것은 스페인에서 플라멩코를 췄을 때만큼이나 그에게 커다란 만족감을 줬다.

변한 것은 굴착기의 레버가 아니라 자신이었던 것이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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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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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는 남자‘라더니 시작부터 ‘굴착기 모는 투박한 남성‘이 등장하는데 그 취향과 열정이 매력있다. 흡입력도 대단하다. 독자로 하여금 하고 싶은 말을 너무 많이 만들어 주는 탄탄한 소설이라서 문학상을 받는구나 생각했다. 욕심내서 리뷰를 다 읽어주길, 소설 전체를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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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서, 마음여행 - 지친 영혼에 보내는 초대장
고경수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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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다.나같은 사람을 만났다. 내가 하던 고민과 생각들을 모조리 만났다. 철학하는 시인이다. 그동안 나를 울렸던 모든 것들을 쏠림없이 연결해 주었다. 그것도 가장 세련되고 심플하고 정확하게. 저자가 힘내라 친구여~ 했을 때. 이미 동행하고 있었음을 느꼈고 이런 얘기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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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찬콩.진헌 지음, 정윤희 옮김 / 센시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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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틱낫한 1926년 10월 11일 ~ 2022년 1월 22일

베트남 출신의 불교 승려이자 세계 4대 생불 중 한 명이다. 생불... 95세의 나이로 타계하신 살아있는 부처님이셨고 생명 하나하나가 모두 부처임을 깨우쳐주셨다.

요즘 한 세기를 이끄신 분들의 타계 소식이 자주 들리면서 마음 한구석 허해지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말씀과 실천, 삶으로 남겨주신 가르침들에 더 숙연해지고 겸손해지는 날들이다. 그분들의 국적, 종교는 달라도 가르침의 본질은 서로 닿아 있다는 것에서 어둠에서도 밝은 빛을 향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틱낫한(타이)의 말씀은 모든 생명에 대한 '마음 다함'이다. 숨 쉬는 것조차, 한 호흡이 새로 태어나는 것임을 잊지 말고 현재를 살라고 가르쳐 주셨다. 가만히 멈추어 나를 보는 동시에 세상을 보고 함께 존재함을 깨달으며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염원한다. 그럴 때 자신의 운명, 더 나아가 살아 숨 쉬는 지구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디는 것을 믿고 함께 깨어나 작은 힘들을 모아 바로 지금 기적을 행하라는 말씀이셨다.

한 세상을 온전히 생불로 살아내신 틱낫한 스님의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가닿기 바라는 말씀들로 정리된 글이다. 저자가 틱낫한이지만 그 가르침을 함께하는 많은 이들이 모아주고 정성스럽게 정리하고 엮은 책이었다. 번역되고 옮겨져서인지 직접 듣는다는 느낌보다는 다듬어진 문체로 다가오긴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틱낫한의 가르침을 매우 정확하고 깊게 전달하고 있었다.




명상수업, 마음수련 등의 경로로 틱낫한 스님을 만났었다.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며 영성가의 영성가로 선지자의 선지자로, 지도자의 영적 스승으로 참 많이 만났다. 2014년 뇌졸증으로 쓰러지신 후에도 타이는 여전히 전사였고, 조용한 현자로 우리 세대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몸소 보여주셨다. 이 책은 타이의 타계 이후 그간의 가르침들이 오늘의 세대를 지나 다음 세대에게도 잘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많은 공동체의 연민과 사랑의 결실이 된 책이기도 하다.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는 80여 년 동안 선불교의 승려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그가 인류에게 남기는 마지막 이야기다.

코로나, 전쟁, 기아, 재난 그 어느 때보다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인류와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에 대한 사랑과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마음 수련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깨달음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명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깨달음과 명상을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진정한 깨달음이란 우리의 육체가 이토록 아름다운 지구의 일부임에 눈을 뜨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겪고 있는 고통에 눈을 뜨는 것이다.

개인과 세계, 지구 전체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며, 명상 또한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고통 받는 모든 생명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먼저 나 자신의 고통이 줄어야 다른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며 손을 내밀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자신부터 일깨워야만 다른 이들에게도 깨달음의 기회를 줄 수 있다.

깨달음은 나 개인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개인의 깨달음을 통해 집단적 변화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세상의 변화가 찾아온다고 틱낫한의 당부다. 경이로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고 우리 곁을 떠나간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 글이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지구와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깨달음의 메시지가 되어준다.



♡ 어느 것을 할 때나, 누구를 만나거나,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그 순간 마음을 다해보기를 수행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 부족한 만큼 수련의 삶이 부끄럽더라도 가까이 있는 손부터 잡아보는 것으로 어느 시에서처럼 내게 씨앗으로 온 것이 있으면 꽃으로, 꽃으로 온 것이 있으면 열매로 함께 할 수 있기를 염원합니다.



깨달음의 에너지
누구나 삶에 있어서 영적인 영역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야만 매일 마주하는 도전과 어려움에 맞서서 그것을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깨우침의 에너지 마음 다함의 에너지와 같이 에너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관람 에너지를 통해 우리는 지금 바로 이곳에서 삶과 삶의 기적을 경험하세요 운전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 P120

당신이 곧 기적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부산 부처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없이는 우리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자신을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나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으며 사랑받아 마땅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 P125

삶의 스위치를 켜세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치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이유는 아직 깨달음의 순간에다가 서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 자체로 기적이라 할 수 있는 육체를 가지고 있음에도 마음 다함의 순간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을 비롯해 우리 주변의 삶에 기적이 가득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음 다하는 자세를 알지 못합니다. - P129

비폭력으로 나아가는 길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비 폭력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능한 안 비 폭력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할 따름입니다.

100% 비 폭력적으로 행동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10%의 비폭력보다는 80%의 비폭력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겁니다 절대적인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해와 연민의 방향으로 나가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비폭력은 북극성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해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 P135

경제 시스템 또한 매우 폭력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눈앞에 총이나 폭탄이 보이지는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경제 시스템 자체도 폭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시스템의 관습적인 폭력 때문에 가난한 이는 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야 하고 부자는 평생을 부유하게 사랑합니다. 모든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면 교육과 취업의 기회 자신의 재능을 계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공격적 경제 집행을 폐지하고 경제분야의 비폭력을 적용해야 합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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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8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든것이좋아 2022-04-29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시간이 좀 지난 책들 다시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