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른 아침에 십팔년 째 저랑 같이 해주던 고양이 에코가 고양이별로 갔어요.

작년 이월에 암진단받고 수술없이 일년 넘게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다 최근 급격하게 상태가 안좋아졌어요.

걱정하면 착하게도 말 잘 듣고 먹어주고 싸주고 하더니 결국 힘에 부쳤었나봐요.

우리 에코한테 마음으로 한번씩만 잘가라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조금 울고 오래 기억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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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3-29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세상의 누군가가 기억해주는한 사라지는게 아니라고 믿고있답니다.
좋은 추억 오래 기억하시고 그 추억들이 앞으로 hellas님 마음을 더 따뜻하게 할수 있기를 바랄께요.

hellas 2019-03-29 15: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정한 에코 오래오래 기억하고 추억할께요.

유부만두 2019-03-29 0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코야 편안하게 쉬렴. 기억과 추억으로 계속 함께 할게.

hellas 2019-03-29 15: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에코가 이젠 고통에서 평온해지길 바라고 있어요

목나무 2019-03-29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코야 아픔없는 그곳에서 편하게 쉬기를...

hellas 2019-03-29 15: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한시름놨다 하고 편히 지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Jeanne_Hebuterne 2019-03-29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조냥이 한마리를 무지개별로 먼저 보낸 경험이 있는데, 계속 전 못해준 일들이 기억나서, 떠올라서,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살아생전 그래도 에코는 좋은 기억만 안고 갔을 거에요. 무지개별 너머에서 언젠가 만날 엄마 기다리며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을 거에요. 슬프겠지만, 나중에, 아주아주 나중에 그래도 언젠가 에코를 다시 만날 즐거운 약속이 하나 생겼다고 생각하시기를 바라요.
저는 고양이는 먼저 떠나도 조문도 장례도 없네...싶었다가 우리집 고양이를 보아온 분들의 인사가 위안이 되었더랬습니다. 에코는 저 너머에서 잘 있을 거에요. 좋은 기억 가득 안고 다른 고양이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있을 거에요.

hellas 2019-03-29 15:4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에코 여기에서 처럼 루키랑 저만 좋아하는 까칠한 애가 아닐거라 생각해요. 먼저 간 세상 냥냥이들이랑 다 만나서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많은 위로 보내주셔서 더울기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하고 그러네요.

포스트잇 2019-03-29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코의 빈자리를 한동안 어찌하실지 .. ㅠ
냥이의 귀, 코, 발, 젤리.. 를 쓰다듬으면서 어느 날 갑자기 너 가버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픔 없는 곳에서 잘 지내길 바랍니다, 에코.

hellas 2019-03-29 15: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아직은 뭐가뭔지 실감이란게 잘 안나고. 다른 냥이 루키 봄이가 위로라도 하는지 옆에서 떨어지질 않아요. 에코가 고통속에 살며 곁에 있길 바라진 않았었는데 오래 고통받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북깨비 2019-05-09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려견 반려묘에 대해 별다른 생각없이 살았는데 최근 몇년간 시댁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에 정이 붙어서 요즘은 시댁가는 길이 마냥 즐거울 정도로 흠뻑 빠졌어요. 20년 가까이 가족으로 지낸 반려묘를 떠나보내는 심정이 조금이나마 상상이 됩니다. 하지만 헬라스님과 함께 해서 에코도 즐겁고 편안한 생을 살다가지 않았을까요. 사랑하고 사랑받고 행복한 삶이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진 너무너무 멋지네요.

hellas 2019-05-09 16:09   좋아요 1 | URL
저와 함께한 에코의 나날이 행복하고 편했으면 하고 저도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감사해요. :)
 
그리고 죽음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49
짐 크레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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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Being dead.

아무도 찾지 않는 해변에서 불의의 습격으로 죽음을 맞이한 동물학자 부부.
그 시신이 모래에 덮이고 파도에 적셔지고 게와 파리의 영양분이 되고 새들에게 피부를 찢기는 과정을 고속촬영한 화면같이 묘사한다.
csi같은 드라마에서 보았던 사체 이미지와 매우 겹쳐지지만, 죽음의 공포나 죽은자에 대한 연민보다는 대자연 속의 평범한 일상으로서의 죽음을 바라보는 경험이다.
부패와 연소에 대한 묘사가 육감적이고 경이롭게 펼쳐진다.
부패한 시신은 온갖 생물들의 삶에 카니발이기 때문에.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혐오와 구토를 일으킬 묘사일지 모르지만, 일단 나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30년전 조지프와 셀리스가 처음 만난 곳, 그 해변은 곧 개발로 인해 사라질 곳이다.
그들에게 그 장소는 아련한 추억의 장소지만, 또한 떠올리기 괴로운 죽음을 환기시키는 장소이기도 한데, 결국 그 해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오묘한 완성같기도 하다.

시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지만, 결정적으로 두사람의 생사가 달라져 있어서 혼란의 여지가 없다.

- 죽음은 부패이고 거름이고 가차없이 썩어가는 거요. 부패, 부패. 당신이 동물에서 식물로 되돌아가면 물론 나는 비탄에 잠기겠지. 그러나 죽어가는 아내여. 슬픔은 이제껏 한번도 삶을 연장해 준 적이 없었소. 죽음의 손길이 닿은 몸에서 단 한번의 숨도 가외로 끌어낸 적이 없었소. - 셔윈 스티븐스 <아내에게 바치는 생물학자의 고별사>

- 그들이 해변에서 사지를 벌리고 널브러진, 그 창피하고 터무니 없는 꼴로 삶을 마감한 순간, 가장 추한 꼴을 보인 순간에 그들을 만나 본 다음, 과거로 되돌아가 그들의 죽음으로부터 되찾는 것이 적당하고 어쩌면 더 친절한 노릇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상륙하듯 여행을 떠났지만, 그들을 출발점으로 다시 데려오는 것은 영원에 대한 한가지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조지프와 셀리스에게 마침내 새벽이 왔다. 시작되는 죽음. 그리고 그들 앞에는 그들의 한살이가 놓여있다. - 12

- 자연을 연구하는 사람은 누구나 폭력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여러분도 동물학자로 성공하고 싶으면 죽음과 친해져야 할 거예요. (...) 여러분은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거기에 익숙해지세요! - 47

- 우리가 어떤 철학적 주장을 하든지 간에 인류는 주변적인 존재에 불과해. 동물계의 자연 질서에서 우리 인류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없어도 자연계는 전혀 아쉬워하지 않을거야. 작은 동물들은 우리처럼 자의식을 갖고 있지는 않을 거야. 기억도, 희망도, 양심도, 죽음에 대한 공포도 없겠지. 자기가 얼마나 강하고 멋진지도 모를거야. 하지만 이 세상의 인간이 모두 죽고 우리 하수관과 가스 레인지와 디젤 엔진이 모두 화석이 되어도 곤충은 여전히 살아남을 거야. 틀림없어. 번성하고 진화하고 분화하는 곤충은 우리보다 오래 살아 남을 거야. - 96

- 모든 것이 사라지기 위해서 태어났다. 우주는 죽음을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 208

2019.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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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닫힌 문 ㅣ 창비시선 429
박소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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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여운.
부드러운 스타카토 같은 시들.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에 소용하는지.

2019.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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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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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가상의 세계에 대해 읽게 되었다.
유사 소재는 연달아 읽기 피하는 편인데, 구병모 작가의 신작이라 미루기가 어려웠다.

익인과 공존하는, 그러면서 분리되어 착취하는 세계의 이야기다.
그 착취는 익인의 타고난 선함으로 가능한 것이고, 착취에 익숙해진 교만한 인간의 탐욕이 사건의 빌미가 된다.
역시 인간 존재가 나쁜 것이다. 자연계의 유일한 에러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이야기에서는 익인과 인간 사이 태어난 비오도 처음에는 에러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에는 외형의 다름은 차별과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참 교훈적이고 당연한 이야기.
그 당연함이 좋은 이야기이다.

글로 읽었는데 일러스트를 본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무언가는 옳고 바람직하다거나 다른 것은 그릇되었음을 말하지 않아. - 348

2019.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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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9-03-25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쯤 읽었는데, 영화같아요. 상상하느라 읽는속도가 안남요~

hellas 2019-03-25 08:5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는 애니메이션 같았어요:)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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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고른 책이다.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그린 여러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섹션으로 나누어진 미래의 계급사회, 특출난 인재들을 육성하는 학교 같은 설정 들..
아마도 작가 역시 미래에 대한 낙관이 없었구나 싶은 지점이다.
철저하게 계급화되어가는 사회가 결국은 눈에 보이는 장벽마저 만들어 낼 것이라는 비관.
장벽 간의 이동은 자유의지로 될 일이 아니라는 예언말이다.

어쨌든 기본 설정이 낯선 것이 아니어서 진입과 상상이 쉽고, 미성년인 주인공 캐릭터들의 의도된 듯한 순수함음 차별과 편견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악의 없고 무해한 인물들의 서사가 지루해질 무렵 이 이야기의 본질이 드러난다.

오류라는 오명에서 도망치려는 발버둥이 이야기를 진창으로, 한 가족의 타락으로 이끈다. 최고임이 증명되는 자들만이 세계를 이루는 곳은 최고의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이 죽음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진실을 추적하는 멈춰있지 않은 인간이 자만과 편견으로 똘똘 뭉쳐진 외곬수라는 것, 그 자는 결코 진실을 알수 없다는 점도 무척 역설적이다.
해피엔딩은 없다. 새로운 세대에 악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순식간에 타인을 압도하는 성장을 한다. 암울하지만 마음에 드는 결론이다.

정의의 실현은 나의 유전자 트리가 붕괴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 하찮은 일. 종의 기원....
모든 종은 사실 자신의 유전자를 지켜내는 일에 전투적으로 임하고 있고, 전쟁처럼 보존시킨 유전자와 그것이 품고 있는 악이 같은 방식으로 지켜지고 대물림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봐오던 대로.

다른 장르로 재탄생 된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은데 몹시 어둡고 우울한 미래 세계가 기대되는 바다.

- 나는 법을 만드는 일과 울타리를 치는 일은 원시적으로 동질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법을 처음 제정했던 인류의 정신과 자신의 집에 처음으로 울타리를 둘렀던 인류의 정신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는 거지. - 163

- 교수님은 법 제정을 모두의 집에 공평하게 울타리를 쳐주는 일에 비유하셨지만 현실에서 누구의 집에 어느 정도의 범위와 높이로 울타리를 칠지는 1지구의 식견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다른 지구의 삶은 전혀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이 외딴 프라임스쿨에 앉은 눈 먼 사람들의 눈을 통해서요. 그렇다면 거기에 ‘이상적인’이라는 문구를 붙여서는 안 될 것 같은데요. - 165

- 뭐가 위선이라는 거야? 자기가 있는 곳을 비판하는 게? 내가 보고 있는 세계를 비판하지 못하면 도대체 뭘 비판할 수 있는데? 천국을 비판할까, 있는지 없는지 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냐고? 너희들은 지옥에 떨어질까 무서워서 그런 생각도 못하지? 너희들이야말로 똑똑히 들어 둬. 내가 위선자라면 너희는 머리가 굳은 머저리들이야. 위선자는 최소한 뭐가 옳고 그른지라도 알지만 너희 같은 머저리들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그런 걸 따져 볼 생각조차 못하지. - 169

- 제목만으로도 완벽한 책이니까. 종의 기원이라니, 꼭 이 세상 모든 질문의 해답이 되는 문구같지 않니? 업무를 보다 보면 가끔 그 문구를 입력할 일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꼭 내가 인류의 비밀을 푸는 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단다. - 346

2019.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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