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고른 책이다.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그린 여러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섹션으로 나누어진 미래의 계급사회, 특출난 인재들을 육성하는 학교 같은 설정 들..아마도 작가 역시 미래에 대한 낙관이 없었구나 싶은 지점이다.철저하게 계급화되어가는 사회가 결국은 눈에 보이는 장벽마저 만들어 낼 것이라는 비관.장벽 간의 이동은 자유의지로 될 일이 아니라는 예언말이다.어쨌든 기본 설정이 낯선 것이 아니어서 진입과 상상이 쉽고, 미성년인 주인공 캐릭터들의 의도된 듯한 순수함음 차별과 편견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악의 없고 무해한 인물들의 서사가 지루해질 무렵 이 이야기의 본질이 드러난다.오류라는 오명에서 도망치려는 발버둥이 이야기를 진창으로, 한 가족의 타락으로 이끈다. 최고임이 증명되는 자들만이 세계를 이루는 곳은 최고의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이 죽음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진실을 추적하는 멈춰있지 않은 인간이 자만과 편견으로 똘똘 뭉쳐진 외곬수라는 것, 그 자는 결코 진실을 알수 없다는 점도 무척 역설적이다. 해피엔딩은 없다. 새로운 세대에 악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순식간에 타인을 압도하는 성장을 한다. 암울하지만 마음에 드는 결론이다. 정의의 실현은 나의 유전자 트리가 붕괴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 하찮은 일. 종의 기원....모든 종은 사실 자신의 유전자를 지켜내는 일에 전투적으로 임하고 있고, 전쟁처럼 보존시킨 유전자와 그것이 품고 있는 악이 같은 방식으로 지켜지고 대물림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봐오던 대로.다른 장르로 재탄생 된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은데 몹시 어둡고 우울한 미래 세계가 기대되는 바다. - 나는 법을 만드는 일과 울타리를 치는 일은 원시적으로 동질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법을 처음 제정했던 인류의 정신과 자신의 집에 처음으로 울타리를 둘렀던 인류의 정신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는 거지. - 163- 교수님은 법 제정을 모두의 집에 공평하게 울타리를 쳐주는 일에 비유하셨지만 현실에서 누구의 집에 어느 정도의 범위와 높이로 울타리를 칠지는 1지구의 식견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다른 지구의 삶은 전혀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이 외딴 프라임스쿨에 앉은 눈 먼 사람들의 눈을 통해서요. 그렇다면 거기에 ‘이상적인’이라는 문구를 붙여서는 안 될 것 같은데요. - 165- 뭐가 위선이라는 거야? 자기가 있는 곳을 비판하는 게? 내가 보고 있는 세계를 비판하지 못하면 도대체 뭘 비판할 수 있는데? 천국을 비판할까, 있는지 없는지 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냐고? 너희들은 지옥에 떨어질까 무서워서 그런 생각도 못하지? 너희들이야말로 똑똑히 들어 둬. 내가 위선자라면 너희는 머리가 굳은 머저리들이야. 위선자는 최소한 뭐가 옳고 그른지라도 알지만 너희 같은 머저리들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그런 걸 따져 볼 생각조차 못하지. - 169- 제목만으로도 완벽한 책이니까. 종의 기원이라니, 꼭 이 세상 모든 질문의 해답이 되는 문구같지 않니? 업무를 보다 보면 가끔 그 문구를 입력할 일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꼭 내가 인류의 비밀을 푸는 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단다. - 3462019. 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