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고양이

 

 

 

 

 

 

 

 

 

순대는 먹지만 순댓국은 먹지 않는다. - 92페이지

 

나도 그렇다.

순대는 먹지만 순댓국은 (가능하면) 먹지 않는다.

저자와 이유는 다르지만 순댓국을 먹는 자리라면 애써 피하게 된다.

부득이하게 가야만 하는 자리면 어쩔 수 없이 순댓국 한 그릇을 앞에 두고 고사를 지내는 수준...

결국 꾸역꾸역 먹기는 하는데 그날은 소화제 필수다.

별 이유 없다.

그냥 오래전 어느 날 처음으로 순댓국을 한 그릇 먹었는데 심하게 체했다는 거...

그래서 꼭 먹어야 하는 자리가 아니면 굳이 순댓국은 안 먹고 싶다는 간절함이 남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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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 부록 한정으로 증정한다니께,

귀가 팔랑거리잖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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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시인선 북커버와 문동세문 북커버를 준단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60308_munhak&start=pbanner#

 

아, 물론 공짜는 아니다.

일정 금액 (일정 권수) 이상 구매해야 하고

마일리지 차감한다.

 

그래도 이천원에 이렇게 딱 맞는 사이즈 북커버를 득템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인데,

늘 그렇듯............. 살 책이 없다.

이미 다 샀거나,

남은 책은 내 취향이 아닌 것들 뿐...

 

그런데 북커버는 탐난다....

문학동네 시인선 3권을 사?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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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김밥을 못 싼다. 초등학교 소풍 때부터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 간 적이 없다. 지금에야 드는 의문인데, 분명 유치원 때도 소풍을 갔고, 엄마도 같이 따라갔는데, 그때는 어떤 도시락을 싸갔던 걸까? 이상하게도 그때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기억 속 소풍 도시락은 초등학교 때부터다. 그런 기억에서 엄마가 김밥을 싸주지 않은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슬픈 일이지만, 사실인데 어쩌랴. 가까이 사는 친구 엄마가 내 것 김밥까지 싸주시곤 했다. 중학교 때부터는 소풍 도시락을 거의 안 가지고 다녔고, 고등학교 때는 가방도 안 들고 소풍을 다녔으니 뭐, 도시락이 문제였겠나. 그런데도 유독 초등학교 소풍 도시락이 생각나는 건, 누구나 다 싸서 왔던 그 '김밥'이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는데 있다. 그 나이의 소풍 도시락에 김밥이 없다는 건 큰 슬픔이었고, 창피함이었고, 엄마를 원망할 만한 일이었던 거다. 지금에는 가까운 사람에게 '싸는 김에 우리 딸 것도 하나 싸줘.'라고 부탁할 수도 있는 일이고, 친구 엄마가 도시락을 싸줄 수도 있고, 무엇보다 김밥을 못 싼다는 게 무슨 큰일인가 싶지만, 그땐 그랬다. 지금은, 가끔 밥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동네 분식점에서 김밥 두세 줄로 한 끼 때우는 엄마와 나를 떠올려보면 정말 별거 아닌 일인데 말이다. (여기서 살짝 투정을 더 부려보자면, 우리 엄마는 김밥도 못 싸지만, 떡볶이도 못 만들고, 카레도 못 한다.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인데... ㅠㅠ) 나를 슬프게 했던 김밥이 이제는 그저 그런, 한 끼를 채우는 음식이 되어버렸다는 게 웃음 날 뿐.

 

 

 

 

 

 

 

 

 

<바나나 우유>저자 김주현의 기억 속, 세월 속 음식들도 그런 걸까. 어떤 간절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들이다. 좋아서 같이 먹고 싶었던, 따뜻해서 포근했던, 지금은 돌아갈 수 없어서 생각나는 맛. 오늘을 사는 모든 순간에, 그렇게 한 번씩 치고 올라오는 감정이 동시에 따라오는 음식이 있던 거다. 가족, 사랑, 일상, 여행. 삶을 채우는 어떤 테마를 떠올려도 따라오는 음식이 있다. 오늘의 절망을 목으로 넘기며 진한 한숨의 캬아~ 소리 내고 싶은 소주 한 잔, 너무 짧게 왔다 가는 벚꽃이 아쉬워 차로 마시는 봄날의 시간, 기어코 나오려고 하는 그 울음을 참아야만 했던 날 마시는 아포가토, 청춘의 사랑이 상큼하게 혀끝에 닿는 아이스티, 어려운 시절 최고의 음식이었던 탕수육과 비프가스, 늦은 밤 퇴근길 부모님이 품에 안고 왔을 뜨끈한 만두, 그리고 빨간 소시지 달걀말이. 아, 나도 잊을 수가 없다. 분홍 소시지...

 

나는 그걸 분홍 소시지라고 부르는데, 어렸을 적 항상 도시락 반찬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음식이다. 지금이야 몇 천원이면 큰 거 하나 사놓고 몇 날 며칠을 먹을 수 있는 양인데, 그땐 그거 한 조각이 왜 그렇게 간절했는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아무 날에도 생각나지만, 특히 명절날 더 생각이 난다. 핑계 삼아 큰 거 하나 사두려고. 일 년에 두 번 명절에 전 부친다고 엄마가 장 볼 때, 나는 꼭 분홍 소시지 하나를 카트에 넣는다. 엄마는, 입안에서 달라붙고 밀가루 범벅이라 맛도 없는데 뭐하러 그걸 사냐고, 먹을 사람도 없다면서 잔소리를 한다. 그렇다고 안 살 나도 아닌지라, 내가 혼자 다 먹겠다며 기어코 하나 사서 명절 전 부칠 때 같이 부쳤다. 그러고 나서, 명절날 식구들이 모두 모여 식사하는데, 제부가 분홍 소시지를 엄청 맛있게, 많이 먹는 거였다. 엄마가 놀라 제부에게 물었다. “아무개야, 그 소시지가 그렇게 맛있냐?”, “어머니, 저 이거 학교 다닐 때 도시락 반찬으로 싸가고 싶었는데 못 했어요. 저희 형편이 어려웠거든요. 엄마가 이걸 도시락 반찬으로 싸주신 적이 거의 없어요. 너무 맛있네요. (쩝쩝~)” 와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분홍 소시지를 보고 나만 그런 기억이 있는 게 아니었던 거다. 내 눈은 찌릿~ 엄마를 한 번 향했고 엄마는 의외라는 듯 웃고 말았다. 그 후로 엄마는 명절이 되면 꼭 분홍 소시지 하나를 장바구니에 넣는다. 늙어서도 말 안 듣는 딸을 위해서가 아니라, 뭘 먹어도 예쁘기만 한 막내 사위를 위해서... 엄마의 예쁜 막내 사위가 좋아하는 분홍 소시지의 발견 내가 했거든?!

 

먹는 것에 관심 없어 하면서도 가끔 허기질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배고파...’ 하고 혼잣말을 할 때, 그럴 때는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더라. 평소 먹던 양의 몇 배를 먹어도 배부름을 느낄 수가 없다. 늘 그렇듯,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그런 때는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마음이 고픈 거다. 그 허기진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건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유명 맛집의 소문난 음식도 아니다. 그때 그 순간, 내가 기억하는, 나를 데워줄 음식이다.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추억’이라 불러도 좋을 것들. 저자도 마찬가지였겠지. 웃고 울던 시절의 그리움에 음식을 부른다. 서글펐던 사랑이 끝나고도 어김없이 위로의 음식을 떠올린다. 뒤늦게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알아채곤 미안함에 후회도 한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고 눈물 나려고 할 때, 뜨거운 국물 한 모금에 오늘을 견뎌내기도 하는, 그런 일상. 특별할 건 없지만 어느 순간 특별해지고야 마는 마법을 일으킨다. 저자가 이야기를 시작하던 그때, 저자만의 특별함이 시작되었을 때, 공감을 일으키며 읽는 이들의 기억을 소환한다.

 

세월이 흘러서 뒤를 돌아보면,

아, 그때, 그 시각, 그 1초가 생각나.

그때 그 말을 할 걸, 그때 시원하게 화를 낼 걸, 그때 웃어줄걸…….

타이밍을 놓친 파스타는 형편없지. (111페이지)

 

2년 전에 읽었던 이 책을 다시 꺼내며 노란 표지와 바나나 우유를 지긋이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와 사뭇 다른 느낌에 잠깐 당황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냥 흐르는 시간 속 맛있는 음식들로 다가와서 웃음 나고 재밌었고, 맛있는 음식을 떠올리며 눈과 입이 행복하기만 했다. 이번에 다시 만나는 이 글에서는 담담하지만 조금 더 깊어진 울림이 있더라. 지금 내 마음이 그때보다 더 고요해져서 그런지 왜인지... 그냥, 막연하게 떠올리는 음식이 아니라, 나에게도 순간순간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지금보다 시간이 더 흘러서 되돌아보면 오늘을 떠올리게 하는 또 다른 음식이 있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우리가 과거의 한 때를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또 생길 텐데, 그 매개가 음식이라니 글이 더 맛있어진다.

 

작년에 접했던 어떤 글에서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언급하면서 이런 말을 했었다. 왜 자꾸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에 열광하느냐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맞다. 사람이 자꾸 뒤를 되돌아보기만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는데, 이게 마냥 좋은 것은 아니구나.’ 싶어서 긴장했었다. 여전히 지나간 시간만 떠올리고 그리워한다면 좋을 건 없을 거다. 내일을 살기 위해 우선 앞을 봐야 하는 게 현실이니까.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어쩌면 오늘을 조금 더 버티게 하고, 어제의 추억으로 오늘이 웃는 날이 된다면 가끔은 이런 그리움을 불러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여전히 앞을 보고 살아가고 달려야 하는 게 우리 삶이지만, 우리 추억 속에 이런 음식 하나 없다면 사는 게 너무 서늘하잖아. 맛있는 위로가 뭔지 모른 채로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생각해보니, 그건 별로다. ^^ 저자를 위로해준 게 팔 할이 음식이었다는 게 나와는 좀 다르지만, 그 위로의 지분이 좀 다를 뿐이지 음식이 그 위로에 들어와 있는 건 마찬가지다. 지나간 사랑도, 울고 웃으며 묶여있는 가족도, 힘들어서 잘라내고 싶었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힘든 세 세상살이에서도, 음식이 불러오는 화해와 뜨끈함, 개운함, 쫀득함, 쌉싸래함이 있어서 다행이다. 삶을 아우르는 다양한 맛을 이렇게 알아간다...

 

아쉬워서 그리운 것들,

혹여 한번 다시 찾을 날이 있겠거니, 그렇게 그리워하며

사진 한 장 품고 사는 거. 심장에 그런 아쉽고 그리운 순간들을

진 한 장처럼 품고 사는 거. 그게 꼭 바보 같기만 한 일은 아닌 듯하다. (248페이지)

 

노트를 펴고 먹고 싶은 목록을 하나씩 채우는 요즘이다. 얼마 전부터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이 치료가 다 끝나려면 빠르면 1년, 길게는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릴 거라는 말에 ‘음, 그렇구나.’ 하며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거의 음식을 먹지 못하는 생활이 이어지다 보니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는 삼겹살까지 먹고 싶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며칠 전에 엄마가 삼겹살 먹고 싶다고 할 때 못 이기는 척 먹으러 갈 것을. 엄마와 나는 식성이 달라서 같이 외식하기가 쉽지 않은데, 삼겹살도 그중 하나다.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상황이 되고 보니 엄마가 먹고 싶다던 음식부터 평소에 내가 좋아하지도 않던 음식들까지 떠오르곤 한다. 거기에 보태져 항상 맛있게 먹던 음식까지 덩달아 머릿속에서 춤을 춘다. 바삭한 튀김에 시원한 맥주를 한 잔 마셔야지. 절반쯤 익힌 스테이크도 먹고 싶은데. 엄마가 맛있게 담근 총각김치도 손으로 집어 먹어야겠고. 아주 진~한 초콜릿무스 케이크도 목록에 올렸다. 아, 김밥도 꼭 먹을 거다. 이번엔 사 먹지 않고 내가 직접 싸서 엄마에게도 줘야지. 하아, 슬프게도, 목록이 늘어날 때마다 배고픔도 커진다.

 

시간이 많이 흘러 오늘을 떠올릴 때, 나는 무슨 음식을 소환하고 있을까. 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웃음 나게 했던 음식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은데, 꼭 그게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시간을 불러오는 것만으로도 그 음식은 충분히 맛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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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두께의 분량이 부담스러웠는데, 궁금증이 그 부담을 이긴 듯하다.

끔찍한 괴물이 되어버린 한 사람.

그리고 그의 동생이 전하는 말에서 찾을 수 있는 건

그 폭력과 광기의 근원이 아닐까 싶다.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이,

환경을 무시 못한다는 말인데...

이 책으로 그 생각이 더 짙어질 듯하다.

 

어떤 이유로든 그 생각이 많아지게 할 작품.

 

 

 

 

 

김신회의 글을 좋아한다.

오랜만에 저자의 글을 다시 만날 기회가 온 것 같아 골라본다.

 

뭔가를 하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그 즐거움이 오기 전의 설렘을 말하려나 보다.

기다림 뒤에 올 두근거림을 전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늦게 그림을 만난 저자의 솜씨에 포근한 웃음이 난다.

포근한 냄새가 나는 듯하다.

 

드로잉과 에세이를 꾸린 그림책이란다.

따뜻함이 가득한 이야기로 끌어줄 것 같아서 궁금한 책.

사계절 Dear 그림책이어서 더 기대되는 책.

 

 

 

 

 

 

 

 

 

삶과 먹는다는 행위를 같이 얘기하는 걸 요즘 종종 듣는다.

이런 이야기가 낯설지 않으면서도 가끔씩 귀에 담긴다.

 

황석영의 글을 소설이 아닌 산문으로 만나게 된다는 생각에

많이 궁금해지는 글이다.

 

 

 

 

 

 

 

 

 

 

한 가정의학과 의사의 일상이 들려주는 이야기의 힘.

나는 여전히 의사에 대한 호감이 없지만,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꺼내는 의사들의 말은 듣고 싶어진다.

 

진료실 안의 일상사가 전해줄 울고 웃을 이야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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