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10년, 1960년대 - 비틀스에서 68혁명까지, 김경집의 현대사 강의
김경집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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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구호는 콤플렉스에서 나온다. 현실은 구호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비전이 의제가 되려면 현실적이고 냉정한 로드맵이 갖춰져야 한다. 자존심이 상했다며 역학구조를 무시하고 성급하고 무모한 선택을 하는 것도 부작용을 낳는다. 21세기 국제사회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교활한 자들이 세상을 어지럽힌다.

_ 드골과 프랑스 청년들 중 - P147

"엄마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자기 뜻대로 선택하지 못한다면 어떤 여자도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 여성은 자기 몸의 절대적인 정부가 돼야 한다."

_ 마거릿 생어와 경구피임약 중 - P156

아직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환경이나 생태라는 개념조차 없는 사회였지만, 더 이상 새들이 지저귀지 않고 그래서 적막만 감도는 ‘침묵의 봄‘이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고 있었다.

_ 미나마타병과 침묵의 병 중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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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10년, 1960년대 - 비틀스에서 68혁명까지, 김경집의 현대사 강의
김경집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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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도 약자에게 억압과 차별을 자행하는 것만큼 비겁한 일은 없다. 캐서린 존슨은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지만, ‘여성‘이고 ‘흑인‘이라는 굴레는 벗지 못했다. 훗날 NASA에서 ‘인간 컴퓨터‘로 불리던 그녀는 NASA 내에서도 최고의 수학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고용자에 불과했다.

_ 캐서린 존슨과 로바 파크스 중 - P78

"혁명 한번으로 남미"의 모든 미국 속국들을 위험에 빠뜨렸다. 우리는 이들 나라에 스스로 혁명을 일으키라고 말하고 있다.

_ 진격의 10년, 1960년대 중 - P106

체 게바라는 권력에 집착하지 않아서 불멸의 명예를 얻었다. 그는 제국주의적 속성을 직시하고 탐욕이 빚어낸 불의와 타락에 맞서 싸우려는 ‘인류의 전사’의 삶을 선택했다. 쿠바 혁명의 성공을 뒤로하고또 다른 혁명의 땅 볼리비아로, 그것도 최악의 상황에 기꺼이 뛰어들어 끝내 목숨을 잃은 체 게바라의 삶은 영원한 자유인의 모습 그 자체였다.

_ 쿠바혁명 중 - P108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국토의 3/4 이상을 짓밟혔다. 참담함과 굴욕의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레지스탕스의 저항과 활약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독일에 패배해 고작 3년쯤 당한 수모는 100년넘게 그들이 식민지로 삼아온 알제리와 국민들의 그것에는 비교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애써 무시하는 이중성을 드러냈다.

_ 알제리 중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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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10년, 1960년대 - 비틀스에서 68혁명까지, 김경집의 현대사 강의
김경집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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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세계의 가장 특징적인 현상과 핵심은 ‘자유·저항·혁명‘, 그리고 ‘청년‘이었다.

_ 햑명의 전주곡 중 - P28

또한 1960년대는 ‘청년의 시대‘였다. 역사상 청년이 시대의 주인이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_ 혁명의 전주곡 중 - P29

역사를 바꾸는 것은 안주하는 현실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다. 새로운것에 대한 욕망과 동경이 무수한 실패를 겪으면서도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펼치게 된다. 도전은 청년의 몫이고, 소명이고 자부심이며 자산이다. 미지의 것에 도전하는 욕망과 힘이 상상력과 결합할 때 거대한 에너지가 된다. 그런 시대가 청년의 시대이다.

_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 중 - P46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독립한 시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조차 모르면서 공감할 수는 없다. ‘아프리카의 눈물‘은 모든 약자의 눈물이다.
남의 일만은 아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능사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도 ‘책임‘은 엄중해야 한다. 제국주의자들은 여전히 그 책임을 거부하고 있다.

_ 베를린회담과 아프리카의 해 중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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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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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해방되고 화해한 이야기>

이번 주말 전라남도 구례를 다녀오려고 한다.

어제밤 읽었던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주무대가 구례이다. 읍내 산림조합장례식장에서 만난 빨치산 아버지의 연결망을 경함하고 결국 화해하는 그 딸(고아리)의 이야기이다.

48년부터 52년까지 백운산과 지리산을 넘나들던 4년의 시간이 죽을때까지 지배했던 아버지와 그 딸은 문상 오는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이 소설의 장점은 절대로 무겁거나 교훈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아버지와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항상 삐닥하거나 비틀어서 읽는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실들이나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고등학교를 그만둔 여학생과 함께 담배를 피는 아버지, 사정이 어려운 아래집 보증을 선 사정, 70년간 작은 아버지와의 갈등, 교통사고 수습에 앞장선 아버지, 군인 예편후 교련선생을 했던 소학교 친구. 물론 구빨치산 동지들도 함께 한다. 아내도 빨치산 출신으로 재혼이라는 사실도 ...장례식은 상주 손님이라고 하는데, 소설속 장례식은 아버지가 살아 생전 만났던 사람속에 살아 숨쉬던 따뜻한 태도나 도리가 녹아 있다. 역사 무대의 한가운데 ‘하염없이‘와 ‘가차없이‘를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도.

구례중에서 오지였던 지금도 오지인 반내골에 살았던 이야기이다. 읍내 기준으로 보면 시골인 오산(사성암이 있는 5개 봉우리) 뒷편의 문척면이나 간석면도 가려고 한다. 물론 읍내 오거리나 읍사무소 주변까지...

올해 여름부터 구례는 문척교 보존 애기를 들었다. 이 소설을 읽었다면, 지리산 피아골이나 백운산이 아니라 문척교를 걸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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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20 2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읽으려고 사놓은 책이네요. mailbird님 리뷰 보니까 더 책이 읽고 싶어지고, 아 구례도 다시 가보고 싶어지고..... ^^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허태임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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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에서 우리 민족의 설움이 읽히기도 한다. 개항을 전후로 맞이한 한반도의 고난과 역경을 지켜본 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만히 보듬어주고 싶기도 하다.

_ 귀화식물은 죄가 없다 중 - P147

우리나라에는 고층습원이 딱 한 곳 있는데 천연기념물이자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록된 대암산 용늪이다. 해발 1,304 미터의 대암산 정상 부근에는 약 4천5백 년간 꾸준히 퇴적된 이탄층이 축구장 크기로 펼쳐져있다. 물이끼가 쌓은 이탄층의 평균 깊이는 1미터가 넘는다.

_ 작지만 우아한 이끼 중 - P156

잎을 다 떨군 활엽수가 사는 겨울 숲에서 눈에 확띄는 나무들이 있다. 상수리나무나 신갈나무처럼 마른잎을 땅에 내려놓지 않고 그대로 달고 서 있는 참나무류들이 바로 그들이다. 겨울에 나목과 상록수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그들 모습은 숲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곤 한다. 그 풍경이 환하지만은 않다는 게 좀 아쉽다. 버석하게 말라서 뒤틀린 잎은 어쩐지 처연해 보이고, 겨울이 깊어갈수록 떨어져 나무가 수척해 보이기 때문이다.

_ 감태나무의 암그루만 사는 세상 중 - P184

과학자들은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감태나무가 선택한 아포믹시스를 보다 촘촘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위기나 국제적 정세의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미 홀로 후대를 생산하는 작물을 개발하여 모계의 우량한 형질을그대로 유지하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_ 감태나무의 암그루만 사는 세상 중 - P189

구절초의 진짜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꽃이다. 박용래 시인의 노래처럼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꽂아도" 정말 예쁜 꽃이 구절초다. 덕분에 가을이면 지역곳곳에서 구절초 꽃 군무가 펼쳐진다. 전북 정읍, 세종시장군산은 가을의 구절초로 이름난 지 오래다. 세시풍속중 하나인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우리 선조들은 곱게 부친 구절초 화전을 나누어 먹기도 했다. 산구절초, 바위구절초, 포천구절초 등 잎과 꽃의 생김새에 따라 구절초종류는 조금 더 다양하게 구분된다. 생김새와 효능 덕분에 구절초의 꽃말은 ‘순수‘와 ‘모성애‘다.

_ 들국화는 없다 중 - P256

침엽수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신생대 제3기와 제4기, 지구가 극도로 추웠던, 그래서 매머드가 수북한 털을 방한복처럼 두르고 활동했던 그 시기에 한반도를 비롯하여 전 대륙에 드넓게 자랐던 식물이 그들이다.

_ 침엽수 학살 중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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