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스무 권이나 알라딘에 팔았습니다. 책을 이렇게 또 팔아보기는 처음이네요. 생각보다 돈도 꽤 많이 쳐줍니다. 8만 얼마나 주다니요. 와~ 앞으로 종종 이용해야겠습니다. ㅋ 안그래도 지금 또 20권 이상을 빼놓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지저분한 책장 정리도 하고, 돈도 벌고. 이런게 바로 일석이조!
몇 가지 책은 알라딘에서 사주질 않습니다. 인기 없는 책들인가 봅니다. 한 서너 권 정도 되는데, 일단 등록해놨습니다. ㅋ 누군가가 주문하면 중고책 판매인이 된 내가 판매를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알라딘에서 안 사주는 책이 판매가 될까 궁금해서(!!!!) 오늘부터 기다려볼랍니다. 누가 내 책을 주문하는지. 하하하.
요새 <하자르 사전>에 꽂혀서 참고 서적으로 이덕형 씨의 <러시아 문화예술의 천년>을 같이 보고 있었다지요. 근데 이덕형 씨의 책에 또 꽂히는 바람에 이덕형 씨의 러시아 관련 다른 책들을 뒤져보고 있습니다. 아래 책 역시 이덕형 씨 책입니다. 그림도 궁금하고 설명도 궁금하고, 무지무지 궁금한데 절판이어서 중고서점을 뒤졌더니 한 권 판매합니다. 바로 질렀죠. 중고 할인욜은 - 41%. 금액도 자그마치 55000원이나 합니다. 헐..
돈이 조금 남는 것 같기에 하나 더 질렀습니다. 역시나 중고이면서 절판된 책입니다.
흠..얘는 - 37% 입니다. 얘는 48000원. 앞의 55000원과 합하면 103000원이네요. 그러니까 중고로 20권을 팔고 중고로 2권을 샀는데 수익은 마이너스로군요. 하하.
그래도 기분이 좋네요. 품절이어서 사지 못하던 책을 중고로라도 저렇게 살 수 있다니 말입니다. 갑자기 제가 오 년 이상 찾고 있는 책을 누군가가 중고로 내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책 스무 권이 아니라 오십 권을 팔고서라도 저 한 권과 바꿀텐데 말이죠. 어쩜 지금 생각하면 내가 처음 '시'에 눈을 뜨게 해 준 존재이기도 한 책, 봄과 (아)수라.
이 책은 만화방에서 만화책 호카조노 마사야의 <견신>을 보다가 만화책 내용 속에서 알게 되었다지요. 헉! 방금 보니 이 책도 절판이네요..ㅠ.ㅠ 이런 좋은 책이 절판이라니..ㅠ.ㅠ 이제 이 책은 마음으로 보는 수 밖에 없네요. 하..
견신에 나오는 미야자와 겐지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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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수라-序'
나라고 하는 現象은
가정된 유기교류전등(有機交流電燈)
하나의 푸른 조명입니다.
(모든 투명한 유령의 복합체)
풍경과 모든 것과 함께
황급히 명멸해가며
반드시 머무르기도 합니다.
인과교류전등(因果交流電燈)
하나의 푸른 조명입니다.
(불빛은 변함없고 그 전등만 사라져)
모든 것은 나와 같이
명멸하고 모두가
동시에 느끼는 것으로
지금까지 유지돼온 것입니다
명암의 교체는 일단락되고
그대로 심상을 스케치 합니다.
이들에 대한
인간이나
은하계나
삼라만상이나
이것들은
22개월의 종이와 광물질 잉크를 통해 관통해
(전부 나와 함께 명멸하고 모두가 동시에 느낀 것들)
지금까지 계속 보존되어 오던
그늘과 빛의 한 구절마다
말 그대로의 심상 스케치입니다.
이 시들에 관해서 사람들과
은하와 수라와 성게는
우주먼지를 먹거나 공기와 소금물을 호흡하면서
각각 신선한 존재론(存在論)도 사색하겠지만
이 시들도 필경 하나의
마음의 풍물입니다.
다만 확실히 기록된 이들 풍경은
기록된 바 그대로의 경치이고
그것이 허무라고 한다면
허무 그 자체로서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 모두에게 공통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내 안에 있어 전부인 것처럼
전부는 각각의 안에 있는 모든 것이므로)
그렇지만 이들 신생대 충적세(沖積世)의
거대하게 밝은 시간의 집적 속에서
당연히 바르게 전사(轉寫)되었을 이들 언어가
그 아주 작은 한 점에도 균등히 존재하는 명암(明暗)속에
(또는 수라의 십억년)
이미 빠르게 그 구성과 성질을 바꾸어서
나도 인쇄인(印刷人)도
그서을 변화되지 앟은 것이라고 느끼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우리의 감각기관과
풍경과 인물을 느끼는 것처럼
그래서 단지 공통적으로 느낄 뿐인것처럼
가족이나 역사 또는 지구사(地球史)라는 것도
그런 여러 자료들과 함께
(인과의 시공적 제약(制約)이 원인이 되어
우리들이 감각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이천년이 흐른뒤에는
그에 상응하는 다른 지질학이 유용(流用)되고
상응하는 증거또는 차차 과거로부터 나와
모두들 이천년전쯤에는
푸른 하늘 가득히 무색의 공작새가 살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신진(新進) 대학자들은 대기권의 최상층
눈부시게 빛나는 빙질소(氷窒素)가 있는 곳에서
멋진 화석을 발견하거나
아니면
백악기(白堊紀) 사암(沙岩)의 층면에서
투명한 인류의 거대한 발자국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모든 명제는
심상과 시간 그 자체의 성질로써
사차원 연속체(連續體)안에서 주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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