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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 영혼이 쉴 수 있는 곳을 가꾸다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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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세계적인 소설로 만나 보았던 헤르만 헤세.

그런 헤르만 헤세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에세이가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그의 진솔한 마음의 세계를 접할 수 없었을 것이다.

헤세가 31세에서 77세에 이르기까지 그의 정원과 관련하여 쓴 글들을 한데 모아 놓은 책이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헤세에게 있어서 정원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여 볼 수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 어머니는 집 뒤의 가파른 땅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 꽃을 심어 놓고는 헤세에게 그 정원을 돌보도록 하였는데, 이것이 정원에 대한 지울 수 없는 추억의 시작이다.

그후 헤세는 어떤 곳에 살든지, 가는 곳 마다 정원을 만들었다. 해마다 땅을 파고 나무를 심고 씨를 뿌리고, 물과 거름을 주고 나무와 꽃을 가꾸고, 열매를 수확하기도 했다.

헤세에게 2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낯설고 유쾌하지 않은' 것이었기에 망명 상태에 해당하는 생활을 했는데, 그때에는 사람들과의 사회적 교류도 끊고 오로지 정원을 가꾸면서 계절마다 바뀌는 정원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과의 교감을 나누었다.

훗날 이런 모든 것을 생각해 볼 때에 그에게 정원은 자신을 치유하는 힘을 주는 공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책 속에는 정원에서 일하는 헤세의 사진과 그가 직접 그린 수채화 여러 점이 소개된다. 그에게 화가로서도 손색이 없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목련꽃이 활짝 핀 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실린 여름 목련나무에 대한 글은 그의 섬세한 관찰력은 목련꽃이 피고 질 때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마치 목련꽃이 필 때부너 질 때까지의 모습을 촬영해 놓은 동영상을 보는 것처럼.
" 꽃은 대개 이른 아침에 창백한 녹색을  띤 꽃봉오리로 부터 피어난다. 그것은 순수한 백생이다. 마법 속에서 나타난 듯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하늘거린다. 마치 하늘을 받치는 거대한 아틀라스의 하얀 기둥처럼 빛난다. 그리고 어둡게 반짝이는 강인한 상록수 입사귀는 하루 동안 젊음을 간진한 채 찬연히 빛나며 하늘거린다. 그런 다음 꽃잎은 조용히 색이 바래기 시작한다. 가장자리가 노랗게 변해가면서 형태를 잃어간다. '피로에 지쳐 굴복해간다'라는 감동적인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늙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모든 노쇠현상도 겨우 하루밖에 안 걸린다. 하루가 지나고 나면 하얀 꽃송이는 이미 색이 바래 연한 계피 색으로 변해버린다. 그리고 어제만 해도 아틀라스의 기둥처럼 단단했던 꽃잎들이, 오늘은 마치 섬세하고 부드러운 천연가죽처럼 힘없이 늘어진다. " (p.p. 53~54)

여름 목련나무(북쪽 지방의 봄 목련나무와 혼동하지 말라고 한다)와 난쟁이 분재의 대립되는 두 그루의 나무는 각 나무의 특징과 풍기는 느낌마저 다른데, 그의 섬세한 표현이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가지게 한다.

헤세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때를 가장 사랑했다고 한다. 바로 요즘이 아닐까. 그만큼 정원이 풍성해지는 때이니, 그에게 기억 속의 영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리라.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복숭아나무가 며칠만 견디어 냈다면 '분홍빛으로 된 봄의 화관을 피웠'을텐데', 그만 나무가 가지가 꺾이고 부러져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되니 우울할 수 밖에....

" 내 소중했던 복숭아 나무여! 하지만 너는 적어도 품위있고 자연스럽게 온당한 죽음을 맞이하였으니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너는 더는 견딜 수 없을 때까지 버텼으며, 거대한 적이 네 가지를 비틀 때까지 반항했다. 결국 너는 굴복하고 쓰러져 뿌리가 뽑히고 말았지만 그래도 너는 공중 폭격을 받아 산산히 부서지진 않았다. 악마처럼 독한 산(酸)으로 태워지지도 않았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처럼 고향 땅에서 뿌리가 뽑힌 채 피를 흘리며 고향을 등지고 다시 낯선 땅에 임시로 심어졌다가 다시 짐을 싸는 실향민이 되는 운명을 겪지도 않았다. 너는 네 주변에 일어나는 몰락, 파괴, 전쟁, 수치를 겪으면서 비참하게 죽어가지 않아도 되었다.너는 나무가 갖는 가장 평범한 숙명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행복하였으리라. 너는 우리보다 더 멋있고 아름답게 나이 들었고 기품있게 죽어갔다. 나이가 들어서도 독으로 오염된 비참한 세상에 저항해야 하는 인간보다, 썩은 내 진동하는 시궁창 같은 세상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매일 투정해야 하는 인간보다. " (p.p. 161~162)

아름다운 정원 속의 모습을 영롱하게 표현하던 헤세의 이같은 글은 세상을 향해서 그가 내뺃고 싶었던 함성이 아닐까. 전쟁 중에 그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복숭아 나무의 죽음을 통해서 세상에 울려퍼지는 듯하다.

이 책의 해설제목이 '전쟁과 폭력, 비인간화에 대항하는 헤세의 정원'인 것처럼, 이 책은 헤세가 전쟁 중에 망명생활을 하면서까지 '전쟁, 폭력, 비인간화'에 동조할 수 없었던 그의 사상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물론, 그 모든 것은 그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이고.

정원 속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는 모습의 헤르만 헤세의 모습은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헤세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정원의 모습을 담은 수채화들은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세련되고 섬세한 글솜씨는 그의 소설 속에서 보다 더 정서적인 글들이기에 대문호의 문장에 매료되기도 하였다.

소설로만 접하던 헤르만 헤세가 아닌 새로운 모습의 헤르만 헤세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면 좋을 것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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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이의수 옮김 / 인사이트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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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와 <바보 빅터>의 작가인 '호이킴 데 포사다'가 이번에도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 아주 단순하지만 매우 의미심장하지 않니? 물은 100도에서 끓어 오른다는 게?  단 1도가 부족하면 안 돼, 다만, 순수한 물이어야만 하지" (p. 101)

99도의 물은 결코 끓을 수 없다. 단 1도가 부족하기에....

17살 올리버는 7살 때에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쳐 겨우 목발을 짚지 않고 걸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1km이상을 걷게 되면 목발을 짚어야 한다.

그 사고 이후, 올리버는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에 신경이 쓰여서 자신감을 잃고 은둔형 아이가 된다.

어떤 아이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노틀담의 꼽추>의 주인공인 '콰지모도'라고 놀리기도 한다.

이런 올리버에게 인디언 혈통을 가진 필란이 그에게 용기를 준다. 올리버에게 두 다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두 다리를 잃지 않았으니, 다행인 일이며, 지금 이순간 멋진 자연과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일깨워준다.

" 근본적으로 행복과 불행은 그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그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작은 것도 커지고, 큰 것도 작아진다. (p. 29)

그렇다고 필란의 말에 올리버의 마음이 활짝 열리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치면서 마음이 거칠대로 거칠어졌으니까.

그를 놀리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에게 살며시 손을 내밀고 용기를 주는 아이들도 있다.

줄리엣, 앤드류, 그리고 오웬 선생님.

줄리엣과 앤드류에게서 처음으로 '친구'라는 말을 듣게 되고, 오웬 선생님의 음악 시간에는 처음으로  두려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그가 부르는 노래는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지금까지 올리버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재능은 음악적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

올리버는 주위의 사람들에 의해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되면서 대학진학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오웬 선생님의 권유로 '아메피칸 유니버시티 송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된다.

미국 각 지역에서 예선을 걸쳐서 뉴욕에서 결승전을 갖는 페스티벌 최종 결선에 합격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결과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

1등을 했으면 어떻고, 순위에 들지 못했으면 어떻겠는가.

올리버는 끔찍한 사고, 아픈 기억, 아버지의 고뇌에 찬 얼굴, 어머니의 눈물에 힘겨워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 갈 수 있게 되었으니, 그 보다 더 희망찬 일이 있겠는가?

" 올리버, 이제 너의  꿈을 펼치렴, 세상을 향해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렴." (p. 159)

우리 인생에 있어서의 99도와 100도는 겨우 1도 차이이지만, 그 결과는 물이 끓을 수 있느냐, 물이 끓을 수 없느냐 와 같이 큰 차이를 가져다 준다.

1도를 더 높여 펄펄 끓기 위해서는 아픔이  따른다.

  
단 1도는 성공과 실패, 꿈과 좌절, 성취와 포기, 열정과 나태를 좌우한다.

올리버가 꼭꼭 숨겨 놓고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목발.

우리 마음 속에는 올리버의 목발처럼 감추고 싶은 목발이 존재하지는 않을까?

이 책은 200 페이지가 채 안 되는 짧은 이야기이지만, 책 속에 담긴 감동은 그 어떤 책 보다 더 깊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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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싫은 사람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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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스다 미리의 <공감만화 3종세트>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 주말엔 숲으로>인데, 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만화 속의 그림은 어설픈듯하기도 하고 엉성하게 그린 듯하기도 하여 도무지 디테일을 찾아 볼 수 없고, 책의 내용도 평범한 일상 속의 생각들을 담았는데, 이 책들을 읽다보면 '아니, 내 생각과 참 비슷한데...'하는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먼저 출간되었던 마스다 미리의 만화 3종세트는 여성들의 꿈, 결혼, 휴식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에는 '지금 이대로 살아가는 것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다각도로 생각하게 만들고, 그들의 휴식을 들여다 본다.

결혼을 하여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무의미한 듯한 일상 속에서 자신이 꿈꾸었던 미래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반추해 보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마스다 미리의 <수짱 시리즈>가 3권이 출간되었다.

<수짱 시리즈>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수짱의 연애> 그리고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다.

그중에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읽게 되었다.

주인공인 모리모토 요시코는 수짱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36살 독신으로 카페의 점장을 맡고 있다. 특별히 독신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이 시리즈의 <수짱의 연애>도 관심이 간다.

수짱은 퇴근길에  조카인 아카네(30세, 결혼할 남자친구가 있다)와 마주치는 경우가 많으니, 자연스럽게

직장생활에 대해서, 결혼에 대해서, 가족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중에 그 두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있으니,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가 되는 직장동료와의 관계이다.

좋아할 수 없는 사람, 아니 마주치면, 함께 일을 하다 보면 불편한 사람, 아니 솔직하게 말해서 싫은 사람이 있다. 싫은 사람을 떠올리는 순간, 마음이 뒤숭숭해지고 삐걱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싫은 사람을 생각하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직장에서 사사건건 부딪히게 되니...

수짱이나 아카네는 싫은 사람에게 그런 내색을 하지는 않는다.

직장내의 권력을 가진 사람과 인척관계라는 이유로 거들먹거리거나, 심지어는 친척에게 잘 이야기 해주겠다고 하는 밉상.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의 험담을 늘어 놓은 사람.

업무처리시마다 가르쳐 주건만 배우려는 생각은 없이 당연히 그 일을 처리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주말이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근무를 하지 않으려는 사람.

늘 자기 유리한 대로만 하는 사람.

" 그 불쾌한 느낌.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말을 혼잣말인 듯 해 버리고 이쪽에서 반응하면 '농담'이라고 딴청을 부린다." (책 속의 글 중에서)

 

"짜증나 !!  짜증나 !!"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뒤숭숭해지니...

싫다. 이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그것을 보거나 듣거나 상대하는 것이 불쾌하다'이다.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이유는,

" 사소하게 싫은 몇 개가 마치 장롱 뒤의 먼지처럼 조금씩 조금씩 쌓여 가고

  커다란 먼지 뭉치가 된다. 그렇게 청소기로 빨아들일 수 없도록 미움이 커진다. " ( 책 속의 글 중에)

이런 상황에서 빠져 나갈 수 있는 뾰족한 수는 없을까?

수짱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대하는 것 조차가 괴로우니,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묘책을 생각한다.

그의 선택은?

이 책은 얇은 만화책으로 '심심하니까 읽어 볼까' 하는 생각에 책을 들게 되지만, 읽다보면 내 이야기같은 그런 내용이기에 공감을 갖게 된다.

특히 만화 속 주인공인 수짱은 30대 싱글로 그 연령층이 갖고 있는 상황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만화로 전해준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든 만나게 되는 '아무래도 싫은 사람',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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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를 점령하라 - 99%의 화폐는 왜 그들만 가져가는가
마르그리트 케네디 지음, 황윤희 옮김 / 생각의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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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는 인류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낸 독창적인 발명품이다. 그런데 이런 화폐가 빈부의 격차를 심화시키기도 하고, 극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에게 편중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화폐의 바람직한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건 사람들 사이에서 진정한 이익을 만들고, 가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화폐는 그런 모습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책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화폐를 점령하라'는 2011년 9궐 뉴욕의 주코티 공원에서 부를 차지하고 있는 1%의 부자들에게 외쳤던 월가를 '점령하라'를 연상시킨다.

거대한 투자 은행들의 부패와 국민의 이익보다는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정부를 향해서 외쳤던 '점령하라'와 '화폐를 점령하라'는 일맥상통하는 점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우선, 늘어나는 부의 격차와 채무때문에 시작되었다는 점, 그리고 '점령'이란 의미는 소수가 독점하는 무언가를 다수에게 되찾아 준다는 의미를 가졌다는 점이다.

인류가 화폐를 처음 만들었을 때에는 지금과 같은 화폐 시스템을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시점에서의 화폐 시스템을 보면 부를 소유한 계층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과 그로 인하여 화폐는 부를 더욱 편중시킨다는 점이다.

은행에 돈을 저축하면 이자를 받고, 대출을 받으면 이자를 내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화폐 시스템이 부를 가진 사람들의 지갑을 배불려 주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화폐 시스템은 공평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해 본다.

* 기존 화폐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 그동안 이런 시스템을 개혁하지 못한 이유.

* 어떤 방식으로 구조적 결함을 수정할 것인가.

* 개혁을 촉진하기 위해 각자가 할 일.

화폐시스템에서 구조적 결함을 야기하는 것은 이자 구성 요소 중에 유동성 프리미엄과 인플레이션조정항목이다. (이자 구성 요소는 은행 서비스 수수료, 리스크 프리미엄, 유동성 프리미엄, 인플레이션 오프셋)

흔히 이자를 대출을 했을 경우에 지불하는 비용이라 생각하는데, 자세히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모든 가격은 이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존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이자의 기능을 제한하는 모델로 스웨덴의 JAK 은행이 있다. JAK은행에서는 단기적 이윤 추구에 집착하지 않고 조합원 모두를 위한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대출 이자 대신에 대출금에 해당하는 저축 포인트를 삭감하는 경영을 한다. 이자 대신 디머리지 시스템을 운영한다.

* 디머리지 (Demurrage) : 주어진 기간동안 화폐를 보유할 때 내야하는 비용, 상품 화폐의 경우에 보관비 수수료와 같은 개념이다.

디머리지 시스템은 금리 소득을 통해 부를 늘려가는 것을 막고 돈을 회전하게 하여 필요한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금리를 통햔 공짜 소득을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새로운 개념의 대안 화폐들도 있는데, 교육화폐, 건강화폐, 글로벌 기준 화폐, 탄소 화폐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대안 화폐는 복리를 바탕으로 성장에 집착하는 기존 시스템을 보안하고, 사회복지를 증진시킨다.

이 책의 저자는 약 30년간에 걸쳐서 화폐에 관한 연구를 하여 얻어낸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나간다.

경제학 원론의 첫 페이지를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저자는 말하지만, 경제에 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나에게는 어려운 내용들도 담겨 있다.

그러나 저자는 최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각종 자료와 도표 등을 함께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예전에는 은행의 금리가 높아서 얼마의 종자돈만 있으면 돈이 돈을 벌었던 시대도 있었지만, 요즘의 금리는 낮아서 저축이나 적금이 목돈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은행 금리가 올라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이런 화폐 시스템이 부의 편중을 가져 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화폐 시스템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그래도 이런 책을 통해서 화폐를, 은행을, 경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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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라 문서
파울로 코엘료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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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에서 시작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오자히르>, <브리다>, <알레프>에 이르기까지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망설임없이 읽게 된다.

<연금술사>에서 우리가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 주었다면, <브리다>에서는 생에서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책을 읽으면서 찾게 만들었다.

코엘료의 작품 중에 가장 나중에 읽은 <알레프>는 그가 1986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았던 때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2006년에 다시 순례길에 오르게 되면서, 그 마지막 코스인 시베리아 횡단 철도에서 만나게 되는 터키 여인 힐랄과의 인연을 토대로 작가 자신의 체험을 담은 소설이다.

<연금술사>, <오 자히르>, <브리다>, <알레프>는 모두 인생에 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알레프>에서의 물음처럼 " 당신은 지금 몇 개의 인생을 살고 있느냐?" 등의 질문을.

그리고 그의 소설 속에는 영적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곤 한다.

이번에 읽게 된 <아크라 문서>는 소설이란 장르라고 생각되기 보다는 인생을 살아 가면서 우리에게 봉착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어떤 지혜를 가지고 그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잠언집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파울로 코엘료'가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도 역시 독자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2011년 심장수술을 받게 되면서 그동안에도 몇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생각했던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면서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다.

그래서 <아크라 문서>는 그의 삶에서 우려나온 인생 철학이 담겨 있다고 보면 좋을 듯 하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1945년 12월, 상 이집트의 함라돔이란 마을에서 파피루스가 담긴 항아리가 발견된다. 항아리 속에는 천 여 페이지에 이르는 기원저 1세기 말에서 기원후 180년 사이에 작성된 그리스어 번역본 인 텍스트가 들어 있었다. 그 내용은 오늘날 성서에 포함되지 않은 외경 (外經)이었다. 외경이라고 이 문서처럼 여성이 작성했다는 이유로, 아니면 예수의 신성한 사명을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덜 길고 덜 고통스럽게 묘사했을 경우에 성서에 포함되지 않은 텍스트를 말한다.

이 문서는 이집트 국경너머 아크라에서 다수 발견되었기에 '아크라 문서'라고 불리며 이곳 저곳에 팔려 다니다가 이집트 박물관에 보관된다.

그 내용들이 이 소설 속에 소개된다.

성경말씀에 나오듯,

콥트인이 말을 마치자 어느 상인이 청했다. "패배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책 내용중에서)

이런 식으로 패배, 패배자, 고독, 쓸모, 변화, 아름다움, 확신, 사랑, 성교, 통합, 우정, 우아함, 운, 기적, 불안, 미래, 충심, 무기, 적 등에 관해서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한 대답을 하여 주는 형식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지금까지 우리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정의와는 다른 내용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금까지의 우리들의 생각이 틀렸다기 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었던 그 이상의 개념으로 설명이 된다.

그래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읽다 보면 우리들이 부정적인 의미로 생각했던 패배, 패배자, 불안. 적, 고독 등에 대하여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이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지혜임을 깨닫게 된다.

" 그러나 이번에도 승리하지 못하면 다음번을 기약하면 된다. 다음번에도 승리하지 못하면 그 다음에는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포기하는 사람이 패배자이고, 그 외에는 모두 승리자이다. 언젠가 그대가 귀기울여 듣는 자들을 향해 역경의 시절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날이 올 것이다. 그들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들으며 세 가지 중요한 가르침을 얻을 것이다.

 행동할 적기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다.

다음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마라.

상처를 자랑스럽게 여겨라. " (p. 33)

" 고독은 모든 비밀을 드러내 밝힌다. 그러므로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에게 세상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독 속에서 그들은, 간과했을지도 모를 사랑을 발견해낼 것이다. 고독 속에서 그들은, 그들을 버리고 떠난 사랑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될 것이다. " (p. 45)

" 우정은 강물과 같다. 강물은 바위들을 빙 돌아 골짜기와 산에 적응하여 흐르다가, 때로 움푹 들어간 곳에 고이기도 한다. 그러다 웅덩이가 차오르면 다시 제 갈 길을 간다. 목적지가 바다임을 강물이 잊지 않듯, 참된 우정은 그 존재 이유가 타인에 대한 사랑임을 잊지 않는다. " (p. 117)

"매 순간 사랑의 힘을 느끼며 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다.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하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 풍경을 즐긴다고 해서 크게 잘못되지는 않는다.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갈수록 멀리까지 내다 볼 수 있게 되고,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 (p. 137)

" 슬픔에 잠겨 있을 때에도 우리가 주변의 삶에 눈감지 않게 도와주소서, 피어나는  꽃,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게 하시고, 멀리서 들려오는 새의 노랫소리, 근처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듣게 하소서" (p. 144)

콥트인들은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집에 가서 이 이야기를 기록하라고 말한다. 글을 모르는 사람은 외워서 기억하라고 말한다.

"이 이야기를 말로 듣거나 글로 읽는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눈을 가리고 있던 장막이 찢겨, 그 너머에 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테니. 그대들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 (p.194)

성서의 말씀들이 누군가의 기억으로, 또는 누군가의 기록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처럼.

<아크라 문서>의 마지막 문장처럼, 우리는 이 책을 읽고 그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었으니, 축복받은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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