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이의수 옮김 / 인사이트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마시멜로 이야기>와 <바보 빅터>의 작가인 '호이킴 데 포사다'가 이번에도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 아주 단순하지만 매우 의미심장하지 않니? 물은 100도에서 끓어 오른다는 게?  단 1도가 부족하면 안 돼, 다만, 순수한 물이어야만 하지" (p. 101)

99도의 물은 결코 끓을 수 없다. 단 1도가 부족하기에....

17살 올리버는 7살 때에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쳐 겨우 목발을 짚지 않고 걸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1km이상을 걷게 되면 목발을 짚어야 한다.

그 사고 이후, 올리버는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에 신경이 쓰여서 자신감을 잃고 은둔형 아이가 된다.

어떤 아이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노틀담의 꼽추>의 주인공인 '콰지모도'라고 놀리기도 한다.

이런 올리버에게 인디언 혈통을 가진 필란이 그에게 용기를 준다. 올리버에게 두 다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두 다리를 잃지 않았으니, 다행인 일이며, 지금 이순간 멋진 자연과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일깨워준다.

" 근본적으로 행복과 불행은 그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그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작은 것도 커지고, 큰 것도 작아진다. (p. 29)

그렇다고 필란의 말에 올리버의 마음이 활짝 열리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치면서 마음이 거칠대로 거칠어졌으니까.

그를 놀리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에게 살며시 손을 내밀고 용기를 주는 아이들도 있다.

줄리엣, 앤드류, 그리고 오웬 선생님.

줄리엣과 앤드류에게서 처음으로 '친구'라는 말을 듣게 되고, 오웬 선생님의 음악 시간에는 처음으로  두려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그가 부르는 노래는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지금까지 올리버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재능은 음악적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

올리버는 주위의 사람들에 의해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되면서 대학진학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오웬 선생님의 권유로 '아메피칸 유니버시티 송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된다.

미국 각 지역에서 예선을 걸쳐서 뉴욕에서 결승전을 갖는 페스티벌 최종 결선에 합격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결과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

1등을 했으면 어떻고, 순위에 들지 못했으면 어떻겠는가.

올리버는 끔찍한 사고, 아픈 기억, 아버지의 고뇌에 찬 얼굴, 어머니의 눈물에 힘겨워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 갈 수 있게 되었으니, 그 보다 더 희망찬 일이 있겠는가?

" 올리버, 이제 너의  꿈을 펼치렴, 세상을 향해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렴." (p. 159)

우리 인생에 있어서의 99도와 100도는 겨우 1도 차이이지만, 그 결과는 물이 끓을 수 있느냐, 물이 끓을 수 없느냐 와 같이 큰 차이를 가져다 준다.

1도를 더 높여 펄펄 끓기 위해서는 아픔이  따른다.

  
단 1도는 성공과 실패, 꿈과 좌절, 성취와 포기, 열정과 나태를 좌우한다.

올리버가 꼭꼭 숨겨 놓고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목발.

우리 마음 속에는 올리버의 목발처럼 감추고 싶은 목발이 존재하지는 않을까?

이 책은 200 페이지가 채 안 되는 짧은 이야기이지만, 책 속에 담긴 감동은 그 어떤 책 보다 더 깊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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