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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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하르트 톨레'는 독일 출신으로, 달라이라마와 틱낫한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교사이다.

그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를 통해서 '에고'를 알아 차리라고 말한다. 그것은 자신의 관점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져, '나'와 '나의 이야기'를 내려놓고 삶 전체를 껴안을 수 있는 영적인 깨어남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에고란 모든 상황에서 나를 말하고 싶어하는 우리 안의 존재인데 지위, 명예, 신앙, 고급 브랜드의 상품, 외모 등과 동일시한다. 즉,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가가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보는가를 결정한다. 그래서 우리는 부단히도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하고, 더 많은 것을 향한 욕망을 채우려고 한다.

소유라는 허구를 통해 그 물건과 동일시되면 그 물건이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견고함과 영속성 덕분에 자신에게도 그런 것이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순간의 우리의 모습을 말해주는 것이리라.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 타인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다는 우월감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라고 말한다.

"모든 고통과 불행의 원인인 '자기 자신'이라는 감옥에서 걸어 나와 '나는 누구인지' 깨닫고 진정한 '삶으로 다시 떠오르는" (p.p. 18~19) 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특히,  깨어있는 행동은 외부의 목적- 무엇을 하는가 - 과 내면적인 목적 - 깨어남과 그 깨어 있음을 유지하는 것 - 이 조화를 이룬 행동을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며,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의식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는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일화와 철학적 내용을 통해서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데, 내용이 그리 쉬운 편은 아니다.

이미 2008년에 이 책의 원제인 <A New Earth>를 <NOW> 라는 책제목으로 출간한 적이 있으나, 번역가인 류시화 자신이 자신의 번역의 오류를 깨닫고 절판시켰다가 재번역을 하여 5년만에 재출간을 하였다고 하는데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너무 에고이즘에 빠져서 살았기에 그로부터 벗어나기가 힘겨운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새로운 깨달음과 깊은 이해라는 매우 특별하고 의미있은 장소로 우리를 인도' 하고자 하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되어야 한다고 하니, 이 책을 통해서 에고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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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천 &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 해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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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크리스천'은 빅뱅에서 시작하여 현재까지의 역사, 즉 137억 년 동안의 역사를 아우르는 ' 빅 히스로리'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조금은 생소할 지도 모르는 '빅 히스토리'란 우주, 지구, 생명, 인류의 역사를 통합 학문의 방법을 통해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로 이해하려는 학문을 일컫는 말인데,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가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 학문 분야를 통하여 우주, 지구, 지구상의 생명, 인류의 진화 등에 관한 내용을 단편적인 지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의 내용처럼 137억 년간에 걸쳐서 일어난 일들을 여러 분야의 학문을 융합시켜서 종합적으로 이해한 적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빅 히스토리'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지식을 근거로 여러 학문을 연결 짓는다는데에 큰 의미가 있다.

저자는 우리 역사 속에서 많은 임계 국면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 8가지를 간추려서 8가지 임계국면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1) 빅뱅 (137 억 년 전)

(2) 별의 출현 (135억 년 전)

(3) 새로운 원소의 출현 (135억 년 전)

(4) 태양계와 지구 (45억 년 전)

(5) 지구상의 생명 (38억 년 전)

(6) 집단학습 (20만 년 전)

(7) 농경 (1만 1000 년 전)

(8) 근대혁명 (250년 전)

이 책의 내용은  '빅 히스토리'프로젝트의 기본 텍스트의 내용을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미국과 호주에서는 9~10학년 학생들을 위해 개설되고 운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 연령대가 중3~고1 학생들에 해당하기에 그들을 대상으로 하기는 하지만, 그 보다는 중3~고1 지적 수준을 갖춘 사람들이라면 얼마든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설명으로 짜여져 있다.

이 책은 8가지 임계 국면의 기원에서부터 그 의미를 찾기때문에 그 누구나 이 책을 통해서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우주의 기원, 별의 기원, 지구의 기원, 인류의 기원....

모든 이야기는 기원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에 대한 질문은?

" 어떻게 모든 것이 시작되었는가?" 이며 이런 질문에 나름대로의 답을 제시했던 학자들의 이야기와 학설들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런데, " 여러분은 어떤 주장을 믿는가?" 라는 질문에 우린 어떤 답을 말할 수 있을까?

옛 사람들의 학설들, 그 학설은 세월이 흘러서 그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된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우린 어떤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생각부터 해야 할 것이다.

어떤 주장이건, 주장의 신뢰성의 판단 기준은 직관, 권위, 논리, 증거가 있는데, 그런 과정을 생각해서 신뢰했던 학설마저 세월이 흘러 틀렸다고 판명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예를 들자면, 프톨레마이오스는 자신이 측정할 수 있는 도구로는 지구중심설을 주장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후에 코페르니쿠스에 의해서 태양중심설이, 다시 뉴턴에 의해서 우주의 천체들이 완전하고 투명한 천구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중력이 존재한다는 설이, 다시 에드윈 허블에 의해서는 우주는 영원하지 않으며, 무한하게 크지도 않다는 설이 나오게 된다.

 

또한, 알프레드 베게너는 1912년에 대륙이 움직여서 현재의 대륙의 위치가 되었다는 설을 발표하지만 40여년 동안 무시를 당해왔다. 그러나 지질학자인 해리 헤스가 해저확장설을 주장하면서 증거를 제시하게 되면서 대륙이동설과 판구조론이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137억 년에 걸쳐서 일어난 것들에 대한 기원을 찾는 과정에서,

" 새로운 증거의 출현으로 기존의 주장들이 무너지게 되면서 등장한, 모든 것의 기원에 대한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을 살펴 보게" ( 책 속의 글 중에서) 된다.

학창시절에 과학 시간을 비롯하여 역사, 지리, 사회 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생각나면서 이 한 권의 책으로 모든 것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연결하여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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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 흔적과 상상, 건축가 오기사의 서울 이야기
오영욱 글.그림.사진 / 페이퍼스토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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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에 나온 '깜삐돌리오 언덕'이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오영욱 ㅣ 샘터 ㅣ 2005>이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깜삐돌리오 언덕, 그곳이 궁금했다. 그런데, 이 책은 여행 에세이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은 단 한 장도 없는 책이다.

스케치 그림과 카툰이 조합을 이루는 여행기인데,  책의 그림체도 흥미로웠지만, 건축가인 오영욱이 쓴 글들은 감성이 담겨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그리고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가 얼마전에 유명 연예인과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서 '오기사'라는 필명을 듣게 되었다.

그때서야 생각난 건축가 오영욱.

<깜빠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를 읽었던 생각과 함께 그의 저서들을 검색해 보았다. 그가 스페인에서 체류했던 적이 있기에 쓴 책인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오영욱 ㅣ 예담 ㅣ 2006>도 관심이 갔지만,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 대한 책이 더 관심이 갔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이다.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보다도 더 특색이 있는 책이다.  문장력이 탄탄하고 내용이 흥미로운 글도 좋지만, 스케치 형식의 그림과 카툰, 그리고 이번에는 사진까지의 조합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 해준다.

그는 " 특히 지도에 나타난 길의 자취를 훑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길의 모습에는 자연과 문명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그래서 세계의 각 나라를 여행하며 잠시 머무를 곳을 결정할 때, 여행 가이드 북에 첨부된 도시의 지도에 의존하는 일이 많았다. (...) 그런데 외국을 돌며 여행을 할 때는 열심히 들여다보게 되는 도시의 지도를 막상 서울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잘 보지 않게 된다. 지리에 익숙한 탓이다. 아마 지하철을 기다리며 역마다 붙은 서울 전도를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지도읽기가 아닐까 싶다. " (p. 24)

언제부턴가 나는 지도보기를 좋아하던 버릇에서 어떤 도시의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그 도시도 자연스럽게 알아 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서울의 거리를 거닐면서도 건축물이나 조형물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교보빌딩은 누가 지었는지, 63빌딩은 왜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지, 가로수 길의 카페들은 어떻게 조성되었는지, 건축물 앞에 세워진 조형물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건물에 붙어 있는 킹콩은 어떻게 그곳에 있게 되었는지....

그 모든 것이 궁금했고, 서울에 관한 책들을 읽다 보면 그런 궁금증이 풀리기도 했다.

바로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는 나의 이런 궁금증을 많이 해소시켜 준다. 오기사의 깊이있는 건축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지기에.

이 책의 저자인 오기사는 서울을 그만의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거기엔 8가지의 키워드가 적용된다.

흔적, 장소, 집합, 기호, 상징, 미학, 기억, 상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서울은 거대도시로 발전했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무분별한 도시 개발이 이루어진 곳들도 있고, 서울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이 들어 서 있기도 하다.

그런 이야기에서부터 자신이 참여했던 안국동 한옥 프로젝트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책을 읽다 보면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렇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내용들로 꽉 차 있다.

건축가이기에 서울을 보고서 그의 생각을 담아낼 수 있는 글들이 흥미롭기도 하고, 스케치를 보면서 '그림도 잘 그리는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고, 빨간 모자를 쓴 자신의 담은 카툰을 보면서 위트를 만끽할 수 있다.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를 읽게 되면서 오영욱의 다른 책들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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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은 가고 싶은 성지 여행 ㅣ 세계여행사전 3
내셔널 지오그래픽 편집부 엮음, 이선희.이혜경.김귀숙 옮김 / 터치아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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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은 꼭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와 관련된 성지를 순례하기를 희망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꼭 성지를 여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쓰여진 책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지구상에 성스러운 곳 500 곳이 소개되는데, 그곳들은 반드시 종교와 관련된 곳은 아니다.

지구상에서 신비스럽고, 경이로운 곳들, 즉 '우리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이상향과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땅에 대한 이야기' ( 책 속의 글 중에서)이 책 속에 담겨져 있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지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해 왔기에 이 책에 소개되는 곳들이 낯익은 곳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까지 접해 보지 못했던 곳들이 많이 소개된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전승되어 온 선현들의 지혜가 깃들여 있는 곳,

멀고 먼 오지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경이로운 곳,

지구상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하고 특별한 풍경,

 

문명과 관련된 곳,

 

 

 

순례자들이 많이 찾는 곳,

마음을 변화시키고 감동을 주는 곳,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

여러 종교의 성지이거나 그와 관련된 건축물이 있는 곳 등이 이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1. 성스러운 풍경

2. 거석문화의 수수께끼

3. 신앙의 요람

4. 웅장한 폐허

5. 일상 속의 폐허

6. 성소

7. 순례길

8. 의식과 축제

9. 추모여행

10. 영적 재충전을 위한 명상여행

'성지여행'이라는 책제목과는 달리 종교와 무관한 곳들도 많이 있고, 여행자들이 주로 많이 찾는 곳들도 있지만, 전혀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는 곳들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특히, 각 곳에 대한 지역 소개가 있은 후에는

' when to go', ' planning;, ' website'가 있어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이 책 속에 소개되는 지역에 대한 사진들은 전세계에서 일하는 수백여 명의 내셔널 지오그래힉 사진가들이 촬영한 사진들이니, 책 내용 뿐만아니라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다.

 

 

 

어떻게 그런 풍경이 만들어 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기도 하고, 역사학자들도 그 지역에  대한 의미나 역사적 배경을 알 수 없는 곳들도 있으니 수수께끼같은 곳들도 지구상에는 많이 존재한다.

그리고 세계 Top 10을 소개하는 페이지도 있어서 신성한 나무, 성스러운 산, 우물과 샘, 암각화 유적지, 거대한 조각상, 신성한 서책, 신성한 음악, 모자이크 실내장식, 신성한 동굴,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

이와같은 것들이 세계 Top10 에 해당하는 것들을 알려주기에 폭넓은 상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은 역사와 지리를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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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당신 - 알츠하이머와 함께한 어느 노부부의 아름다운 마무리
올리비아 에임스 호블리젤 지음, 김정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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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현대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병, 끔찍한 재앙이 찾아 왔다고 해야 하는 병.

누군든 이 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병이 알츠하이머 병이다. 건강하다고, 학식이 많다고, 생각을 많이 한다고 안 걸리는 병 또한 아니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홉은 쾌활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미국인이다. 

홉이 72살이 되던 어느날, 그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된다. 홉과 그의 아내인 올리비아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 앞에서 이걸 절망이 아닌 두 사람에게 찾아온 운명, 선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 절망을 헤쳐나간다.

어떤 일이 그들에게 닥쳐 왔느냐 (그들의 의지로 할 수없는 일)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그들이 할 수 있는 일)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알츠하이머는 병의 특성상, 상황이 점점 나빠질 수 밖에 없기에 그 과정마다 그들이 어떻게 대처하였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하게 책 속에 실려 있다.

조금씩 잊혀진다는 것, 그건 삶의 마지막 장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죽음을 말하는 것이기에 그들의 마음은 아프지만 그들은 그것까지도 삶이 주는 기회이자 경이로운 은총, 숨겨진 축복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이처럼 홉과 올리비아가 죽음 앞에서 초연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불교와 명상을 통해서 그들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들 부부의 첫 번째 선불교 스승이 우리나라의 숭산 스님인데, 불교에서의 선문답을 통해서 '오직 모르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내려놓기'의 의미도 간파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홉과 올리비아가 약 6년간에 걸쳐서 알츠하이머에 대처하는 이야기가 섬세하고도 간결한 묘사와 성찰을 담은 글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시간이 경과하면서 홉이 느끼게 되는 무엇인가 일상 속에서 자꾸 빠져 나가는 듯한 것들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보살펴 주어야 하느냐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 자신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 (p.229)

책 속의 내용 중에는,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러 간 홉은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동안 익숙하게 강의했던 주제였건만.

들고 있던 메모 조차도 어떤 뜻인지 알 수 없는 상형문자에 불과하니, 그 때의 암담함은 어떠하였겠는가.

다행히도 강의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명상의 동작들은 생각이 나서, 자신의 병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그 동작들을 가르쳤던 경험도 있다. 

언어유희를 즐기는 홉은 그의 '단어창고'가 차츰 차츰 비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어떤 날은 잠시 전까지도 멀쩡했던 언어들이 갑자기 모두 사라져 버리고, 무의미한 음절의 나열로 변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그 위기를 얼마 후에 넘기기는 하지만, 그의 지적 능력은 이렇게 사라져 가고, 이 과정은 그들에게 충격과 고통의 연속이 된다.

일상과 비일상, 감각과 무감각 사이를 오가면 쉴새없이 뒤바뀌는 현실에서 사는 것이 알츠하이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점점 그 강도가 강해지는 상실을 경험하면서 환자와 보호자가 느껴야 하는 상실감,

그래도 홉은 알츠하이머 단계 중에 중후반 무렵에 세상을 떠난다.

" 가장 힘들고 끔찍한 시기에는 교훈과 숨겨진 보물들이 있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핵가족화가 된 우리의 가정에서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된다면, 보호자가 어떤 방법으로 환자를 돌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그에 관련된 내용만 간추려서 정리해 놓았다.

알츠하이머 앞에서 그들의 명상 수승인 티티의 말처럼, " 그 병을 축복으로 여기세요" 하는 말을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죽음이란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어둠 속에서 절망 대신 알츠하이머를 두 사람에게 찾아온 운명으로 받아들인 홉과 올리비아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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