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일주일을 - 히드로 다이어리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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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in de Botton
그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너를 사랑한다는 건>은 작가가 20대에 쓴 초기작품들로 이 작품들을 '사랑과 인간관계의 3부작'이라고 일컬어지는데, 이 작품들을 읽어 보면 소설이라기 보다는 철학적 사유가 담긴 에세이라는 생각을 들 정도로 어떤 작가의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알랭 드 보통'만의 작품 세계를 엿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밖에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들은 < 여행의 기술>, <일의 기쁨과 슬픔>, < 행복의 건축>들이 있는데, 이 작품들 역시 '알랭 드 보통' 특유의 특색있는 작품들이다.

  

그는 여행, 일, 건축 등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접근 방법에 의해서 그만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세밀하고도 다각적인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이다.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는 화물선 관찰하기’ ‘물류’ ‘비스킷 공장’ ‘직업상담’ ‘로켓과학’ ‘그림’ ‘송전공학’ ‘회계’ ‘창업자 정신’ ‘항공’ 등 모두 10장에 걸쳐 일상의 구체적인 직업 영역부터 거대한 산업 구조에 이르기까지, '일의 세계'를 따라잡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참치를 잡는 과정에서부터 물류센터를 통해서 한 가정의 식탁에 참치 통조림으로 식탁에 올라오는 과정을 따라가는 모습은 열정적인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공항에서 일주일을> 역시, 공항의 사소한 모습까지를 따라잡아 가는 일주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의미에서 <일의 기쁨과 슬픔>과 같은 맥락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이 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는 2009년 여름에 히드로 공항의 관계자로 부터 공항 상주 작가로 초청을 받게 되면서 부터이다.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히드로 공항에 글을 쓸 수 있는 책상을 갖춘 작업실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에,  그의 숙소는 공항 옆의 호텔에 마련되는 것이다. 
그곳에서 알랭 드 보통은 그 나름의 세밀한 관찰력으로 공항의 이모 저모를 취재하고 글을 써 나가는 것이다.

 


" 나의 고용주는 재대로 된 책상을 하나 놓아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사실 이곳은 일을 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였다. 이런 곳에서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오히려 그런 어려운 작업 환경이 글을 쓰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일하기 좋은 곳이 실제로도 좋은 곳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조용하고 시설이 잘 갖추어진 서재는 그 흠 하나 없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실패에 대한 공포를 압도적인 수준으로 높이곤 한다.
독창적인 사고는 수줍은 동물과 비슷하다. 그런 동물이 글에서 달려나오게 하려면 때로는 다른 방향, 혼잡한 거리나 터미널 같은 곳을 보고 있어야 한다." (p77) 


 

알랭 드 보통이기에 가능한 글들. 
그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는 공항의 특색이 물씬 풍기는 다양한 이야기들이다.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는 사람들, 떠나는 사람들, 이별하는 연인들,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가 취재하게 되는 영국 항공사 ceo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공항에서만 볼 수 있는 공항 풍경들까지 작가의 특색있는 글로 쓰여진다.
나에게 히드로 공항은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는데, 입국 심사가 철저하다는 여행가이드북의 글때문에 잔뜩 긴장했던 기억밖에는 없는 공항이다.
그리고, 나에게 공항은 출국을 기다리면서 남는 시간을 지루하게 보내던 곳이며, 공항 검색대에 대한 불안감으로 아무런 잘못도 없이 주눅이 들 던 곳인 것이다.
그런데, 알랭 드 보통은 공항에서 맞부딪히게 되는 그 순간 순간들을 재치있게 풀어나가는 것이다.


"작가가 있다고 하니 가끔 뭔가 극적인 일이 벌어지리라는 기대들도 하는 것 같았다. 소설에서나 읽을 수 있는 일. 그래서 내가 그저 둘러볼 뿐이고, 1년 내내 공항에서 하루 걸려 벌어지느 일들로 만족하며 달리 특별한 일은 필요없다고 설명을 하면 가끔 실망을 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작가의 책상은 사실상 터미널 이용자들에게 좀더 상상력을 발휘하고 관심을 기울여 자신들의 환경을 살펴보라는, 공항에서 자극을 받았지만, 어서 게이트로 가고 싶은 마음에 차근차근 정리를 해보거나 설명을 해 볼 기회가 없는 감정들에 한 번 무게를 실어 보라는 공개적인 초대나 다름없었다.
나의 수첩은 상실, 욕망, 기대의 일화들, 하늘로 날아가는 여행자들의 영혼의 스냅 사진들로 점점 두꺼워졌다. 터미널이라는 살아 있는 혼돈의 실체에 비하면 책이란 얼마나 얌번하고 정적인 것이냐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는 힘들었지만. " (p83)  


    
 

공항은 여행객에게는 어떤 나라, 어떤 도시에 가기 위해서 그저 스쳐가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특별히 공항에 대한 기억은 오래 가지 않고 금방 잊어 버리게 된다.
그런 공항에서 일주일을 머물면서 공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접하면서 쓴 글이기에 이 작품은 다시 한 번 우리들에게 공항의 일상을 생각하게 해주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곳은 비행기 속에서였다.
뉴욕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는 5시간 30분의  항공일정 중에 비행기가 이륙을 하면서 읽기 시작하여 3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읽었는데, 방금 거쳐왔던 공항의 사소한 부분까지를 다룬 이 작품이 참 인상적인 글로 마음 속에 다가오는 것이었다.
옆 자리의 노부부의 꼭 잡은 두 손과 앞 자리에 붙은 스크린을 통해서 게임을 하는 모습도 이 책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노부부의 사랑의 모습이 내 가슴에 깊은 감동을 주듯이, 알랭 드 보통의 작품들은 언제나 신선하면서도 그만의 특유의 글들이 신선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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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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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 중에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등을 비롯한 책들은 경제에 특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독자들에게 까지 큰 관심을 가지게 했던 책이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는 경제 상황들이 진실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서술되니 우리들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우리의 경제 상황들을 의심의 눈으로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승자의 음모>는 다시 한 번 이런 독자들에게 우리가 알고 있는 경제논리들이 승자의 음모가 감추어져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승자'란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들 '승자'들의 8가지의 잘못된 논리들을 차례대로 반박하는 형식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잘못된 8가지의 논리 중에 2가지 이상을 수긍하고 있었다면 승자들의 음모에 속고 있었던 것이라는 말을 책의 앞부분에 담고 있다.
그렇다면 8가지의 음모가 궁금해질 것이다.
첫 번째 음모 : 한국경제는 수출로 먹고살아야 한다
두 번째 음모 : 박정희 시대 개발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세 번째 음모 : 대기업 재벌이 없으면 성장은 불가능하다
네 번째 음모 : 노동시간 단축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다섯 번째 음모 : 토건 사업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다
여섯 번째 음모 : 부동산이 아니면 부자가 될 수 없다
일곱 번째 음모 : 개인의 행복과 불행은 성적순이다
여덟 번째 음모 : 북한 체제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 경제에 관한 비판적인 책들을 다수 읽었기 때문인지, 비록 8가지 논리 중의 일부분이 타당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 논리들을 그대로 수긍하지는 않게 된다.
이 책에는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장하준의 논리와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신장섭의 논리가 함께 반박을 받고 있다.
"최근 기득권의 논리에 봉사하고 있으면서, 거꾸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전형적인 경제학자가 바로 장하준이다. (...) 그의 논리는 대단히 위험하다. " (p9)
저자는 장하준의 논리를 침소봉대라고 치부하고 있다.
나는 장하준의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밖에 읽어 보지를 못했고, 경제적 지식이 짧아서 이 책마저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에 어떤 논리가 타당성이 있는 논리인지 조차 잘 알 수는 없다.
저자는 장하준의 <사다리 걷어차기>의 예를 들어가면서 장하준이 그동안 그의 저서를 통해서 정확하고 설득력있는 자료가 아닌 자기 마음에 드는 자료를 이리 저리 가위질하여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논리에 맞춰어 나갔음을 말하기도 한다.
정경유착, 외환위기를 비롯한 사안에서 장하준은 "신자유주의보다는 차라리 독재가 낫다는 주장"(본문 중에서 발췌)을, 신장섭은 "성장을 위해서는 독재도 수긍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발췌)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쯤에서 경제적인 지식이 없는 독자들이라면 많은 혼돈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어떤 것보다 독재가 낫다는 발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수긍할 수 있는 논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과 함께 한 권의 책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읽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경제학자 장하준도 겨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책을 통해서 밖에 접할 수 없었던 인물이고, 이 책의 저자 역시 <승자의 음모>를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된 인물이니, 두 권의 책을 통해서 어떤 논리가 맞았는지, 또는 자신의 지나친 논리 전개상에 동원되는 음모(?) 인지 가름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만약에 두 사람의 경제학자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실체는 분명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은 종부세, 무상급식, 기간제 교사, 4대강개발, 재벌그룹, 부동산 불패, 세금, 전세대란, 출산과 양육 비용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어렵지 않게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무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서 때론 독설적인 내용의 글들과 이름까지 거론해가면서 다른 경제학자들을 비난하는 것에는 그다지 유쾌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구태여, 어떤 인물들을 꼬집어 가면서 내용을 전개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8가지의 논리.
그것은 승자들의 음모이며, 저자는 이 논리를 날카롭게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지적하고 반박하는데, 좀더 부드러운 글로 설명을 한다해도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인데, 너무 날이 선 칼날같아서 읽기에 편안한 글들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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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후지와라 신야 지음, 강병혁 옮김 / 푸른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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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순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해도, 인생의 어떤 지점에서는 힘들고 외로웠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힘이 되어 준 사람들은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슬픔 또한 풍요로움이다. 거기에는 자신의 마음을 희생한,
  타인에 대한 한없는 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후지와라 신야'이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대변해 줄 수 있을 정도로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에는 열 네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 중의 열세 편은 일본의 지하철에 놓이는 무가지인 <메트로 미니츠>에 실린 글이라고 한다.
저자는 몇 년간에 걸쳐서 <메트로 미니츠>에 글을 실었는데, 약 70여 편이 된다고 한다.
무가지의 특징이 무엇이든가.
지하철을 타면서 슬쩍 집어 들고 타서는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읽게 되고, 읽은 후에는 그냥 버리고 내리는 인쇄물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 책에 실린 글들을 보면 도저히 읽은 후에 그냥 버리고 내리지 못할 만큼 가슴을 울리는 큰 감동이 있는 것이다.
" 딱 한 정거장 지나는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
그 아름다운 한순간 " (출판사 리뷰 중에서)
실제로 출근길에 이 글을 읽다가 자신이 내릴 지하철 역을 지나치기까지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열네 편의 이야기는 모두 보통 사람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들인 것이다.
그래서 소소한 이야기이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후지와라 신야'는 나로써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만,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사진작가라고 한다.
그가 1972년에 홀연히 인도로 떠나고, 그때의 이야기를 담은 <인도방랑>은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끈 책으로, 이 책을 읽은 후에 직장을 그만두고 인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아닌, 1972년의 인도.
인생을 알기 위해서는 인도를 여행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깨달음을 주는 인도.
그의 여행 관련 서적인 <인도 방랑/ 작가정신, 2009>, < 티베트 기행,1995년작/작가정신,2010>, < 동양기행/ 청어람미디어, 2008>, <아메리카 기행> 등이 궁금해진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에 가장 관심이 갔던 <수국이 필 무렵>.



사진작가를 꿈꾸는 무명 작가의 오로지 수국을 찍는 이야기와 곁들여서 수국을 찍을 때에 스쳐간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평범한 사람의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보는 듯했다.
<바닷가의 도메 씨와 목걸이와 제로>는  소외된 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바닷가에 날개죽지가 부러져서 모래사장을 날개를 질질 끌면서 돌아다니는 갈매기 제로.
저자는 그 모습이 안타까워서 제로에게 먹이를 주려고 하지만, 사람을 피해서 도망가 버린다.
그런데, 어떤 할머니의 "구~~ 구~~구~~" 소리에는 답을 하듯이 달려와서 할머니가 주는 먹이를 받아 먹는다.
그 바닷가에 너덜너덜 해진 목걸이를 하고 떠돌아 다니는 늙은 개 한 마리.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던 개였던 것같으나, 이제는 털이 제멋대로 자란 늙은 개인 것이다.
저자는 숨어서 혹시나 개가 갈매기에게 해를 끼칠까 걱정을 하지만, 할머니의 소리가 나니, 제로도, 목걸이도 할머니에게 다가가서 먹이를 받아 먹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제로와 목걸이에게 다가갔던 것은 동정심이었지만, 동물들 조차도 그를 알고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할머니는 그들에게 마음으로의 소통을 하였던 것이다.
마치 아름다운 한 편의 동화를 읽는 것처럼 잔잔한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외롭고, 큰 상실감 앞에 놓인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인간의 일생은 무수한 슬픔과 고통으로 채색되면서도, 바로 그런 슬픔과 고통에 의해서만 인간은 구원받고 위로받는다는, 삶에 대한 나의 생각과 신념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것 같다."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가 일본 사진계의 거장이라고 해서 아주 분위기있는 그런 사진을 기대했지만, 사진들은 책 표지의 사진처럼 마치 촛점이 흔들린듯한 분위기의 사진들과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마주칠 수 있는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작은 위로와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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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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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의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얼마 동안 그대로 책꽂이에 꽂아 두었다.
선뜻 읽기 보다는 읽던 책들을 끝내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인호 작가의 에세이인 <인연>을 읽은 후에 투병 소식이 전해졌고, 그이후에 <산중일기>, <천국에서 온 편지>등을 읽으면서 이제는 그의 새로운 작품을 읽을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써 오면 <샘터 > 연재를 중단하는 것으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을 것임을 알려 왔기때문이었다.

  
 

최인호 작가는 추억 속의 작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의 젊은 날에는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던 작가였다.
그가 발표하는 작품들은 언제나 인기리에 독자들의 손에 들어갔고, 그 중의 다수는 영화화되어서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별들의 고향"이었고, 그후에 작가는 시나리오까지 쓰면서 " 바보들의 행진","병태와 영자", " 깊고 푸른 밤", "고래사냥" 등의 영화를 만들게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상업주의 작가', '퇴폐주의 작가'등으로  구설수에도 많이 올랐었던 것이다.
사실상 그의 작품들에는 유독 성적 표현들이 많이 나왔기에 읽기에 거북스러운 점도 많이 있었다.
나는 작가의 작품을 모두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많은 책들을 읽어 보았다.
그가 말하는 최인호 '제 1기의 문학' 인 현대소설, 소위 말하는 연애 소설류의 작품들도 많이 읽었고, '제2기의 문학'인 역사, 종교 소설도 읽어 보았다.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으로는 "잃어버린 왕국"과 "왕도의 비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그 작품들에는 작가의 열정이 많이 담긴 작품들이었고, 독자들에게 왜곡된 역사의식을 바로 잡아 주려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작가는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의 '작가의 말'을 통해서


"하느님깨서 남은 인생을 허락해 주신다면, 나는 '제3기의 문학'으로 이 작품을 시작으로 다시 출발하려한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나의 십자가인 원고지 위에 못박고 스러지게 할 것임을 나는 굳게 믿는다. "

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외에 '작가의 말'을 읽는 것만으로도 숙연한 마음이 든다.
항상, 원고 청탁을 거절해 가면서 까칠하게 글을 쓰던 작가가 이번에는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글을 쓰기를 바라는 마음이 분출해서 쓴 자발적인 최초의 전작 소설이기에 글을 쓰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전해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작가 혼자만의 독자를 위해서 썼다는 말까지 덧붙이는 것이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최인호 작가의 글임을 느끼면서도 작가의 글이라기에는 좀 낯설게 느껴지는 점들이 많다.
그동안 현대소설을 쓰지 않고, 역사소설을 써 왔기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이다.
이 작품에는 새로운 작가의 작품 세계가 또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과 같은 작품이다.
내가 이 책을 구입하고도 읽지 못하고 책꽂이에 꽂아 두었듯이, 읽은 후에도 어떻게 이 작품을 읽은 느낌을 글로 써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할 정도로 '멍'하면서도 혼돈스럽고,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발문'에서 김연수 작가가 이야기했듯이 " 이 소설이 너무나 무겁게 읽히고 ,그럼에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 속도는 너무도 빠를 정도로 거침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는 것이다.







K 라는 주인공이 토요일 아침 7시에 익숙한 자명종 시계 소리에 일어나면서부터 자신이 평소에 생활하던 집임에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야기가 월요일 8시 14분 지하철을 타기 직전의 지진이 일어나는 때까지의 3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K는 자신의 생활에 충실한 평범한 직장인인데, 그에게 갑자기 다가온 세상은 현실 속의 실재의 공간인지 아니면 환상 속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인지 모를 정도로 혼돈스럽게 돌아간다.

"자명종은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의 자명종이 아니다. 아내 역시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의 아내가 아니다.
딸아이도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의 딸아이가 아니다. 강아지도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의 강아지가 아니다. 스킨도, 휴대폰도 어디론가 발이 달린 것처럼 제 스스로 사라져 버렸다. 이 돌연변이의 기이한 현상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기인된 것일까.
섀도박스
같은 종이를 여러 겹 오려 필요한 조각을 만든 후 실제 상황에 맞춰 입체감있게 재배치해서 만든 전위적 예술공간. 종이를 여러 겹 쌓았기 때문에 옆에서 보면 그림가 지고 그로 인해 입체감이 느껴지는 3차원의 공간. 그 상자 속에 K가 갇혀 있는 것이 아닐까." (P54~55)


어느날 갑자기 낯익은 세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들도 낯익은 사람들인 것같으나, 낯선 사람들이고,
그들은 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K가 움직이는 공간 속에서 이 사람, 저 사람으로 바뀌어가면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혼돈스러운 일들에 의심을 품고 그 원인을 추적하여 가는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자신의 행세를 하는 또다른 K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참'나인 K1은 지금의 나인 K2보다 감성이 풍부하고 다소 감상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P299)
"도플갱어
 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분열된 또 다른 자기 자신의 생렬을 보는 심령 현상을 말한다. 타인은 볼 수 없고 자신만이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나' , 그렇다면 K2 는 지금 또 하나의 자기 자신과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영혼(靈魂)이 영(靈)과 혼(魂)으로 나누어져 있다면, 레이저의 분신 복제이자 영인 K2는 지금 자신의 정신을 지배하는 원형질의 혼인 레인저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잇는 것이다."
(P 327~328)
"나는 자네고, 자네는 곧 나니까 . 우리는 한 몸이고 또한 일심동체지 " (P331)


K는 자신에게 익숙했던 현실 세계에서 어딘가로 떠나가야만 한다.
일상 속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었던 스킨의 냄새, 자명종 소리, 아내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모두 낯설게 느껴지는 그 어딘가로 떠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K가 살고 있던 현실세계는 없어지고 그는 또다른 어떤 세계로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비 문신을 한 여인, 세일러문 복장의 여인들에게서 풍기던 그 낯선 냄새.
아내에게서 느껴지는 차가운 몸의 촉감.
그리고, 이 소설이 딱 3일간의 이야기라는 것.
월요일 지하철을 타려는 순간에 일어나는 지진.
그것들의 연관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현실이란 곧 일상의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별하는가?
일상적인 것에서 멀어지면서.
(...) 이별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연인의 손을 더 이상 잡지 못하는게 이별이다. 연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그런 이별을 경험한다. 우리가 알던 현실이 붕괴될때다. 이 현실이 붕괴되면 우리는 비일상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이 공간은 신비의 공간이다. (P388. 김연수 작가의 발문 중에서)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말'을 꼼꼼하게 읽었고,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에 김연수 작가의 '발문'을 또 꼼꼼하게 읽어 보았다.
실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읽은 후에 자꾸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기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의 다른 독자들의 서평도 꼼꼼히 읽어 보았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의 서평을 잘 읽지를 않는다)
머리를 떠나지 않는 '비일상의 공간', '신비의 공간' 을 찾기 위해서....
작가가 투병생활 중에 힘들었던 때마다 생각하곤 했던 그 무언가가 이렇게 현실세계에서 멀어지는 세계를 그리지는 않았을까.
항상 일상 속에 있어서 낯익은 공간들이지만, 그 끈이 풀어질 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타인의 도시로 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 공간은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가 되는 것이 아닐까.
1970~1980년대의 힘들었던 청춘들에게 시원한 바람처럼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셨던 최인호 작가님의 완쾌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시간이 나는대로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이 책을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읽은 후의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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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완성 -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 보고서’ 그 두 번째 이야기
조지 베일런트 지음, 김한영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행복 ♬   행복 ♪   행복~~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이란 단어는 이젠 질릴만큼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이다.
또한, 행복을 논하는 책들도 시중에는 너무도 많이 나와 있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파랑새"를 쫓듯이 "행복"을 갈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요즘에  읽은 책들 중에도 "행복"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한 권의 책이 행복을 말하고 있다.
이번에는 <행복의 완성>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지 베일런트'는 정신과 전문의이자,인생 성장 연구의 권위자이다.



그가 쓴 책 중에 내가 읽어 본 책은 <행복의 조건>이다.
<행복의 조건>은
1930년대 말에 하버드에 입학한 2학년생 268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삶을 72년 동안에 걸쳐서 주기적으로 방문, 설문조사와 건강진단, 동행한 정신과 의사와 교수들의 상담을 통한 진단을 토대로 하여 연구한 내용들이다. 이 연구는 1938년 '하버드대 공중 보건학부 '알리복 '박사가 시작한 '그랜트 연구'를 1967년에 이 책의 저자인 '조지 베일런트'가 연구를 이어 받았다.

그후에 40여년간에 연구는 진행되게 되는데, 이때는 3개 집단으로 분류되어 연구가 진행된다.
이 연구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던 10대들로 선별되어서 그들의 전생애에 걸쳐서 면밀하게 진행되게 된 것이다. 즉, 어린시절부터 죽을때까지의 전과정이 연구되고 기록되고, 분석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만족스러운 삶과 그렇지 못한 삶에 이르는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 실증 자료를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주제별로 많은 사례들을 소개해 주는데, 이것은 연구 결과를 입체적으로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까 <행복의 조건>은 행복한 사람들의 긍정적 정서에 대한 연구 보고서인 것이다.
그런데, 비하여 <행복의 완성>은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 보다는 그 고통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의 행복에 대한 폭넓은 통찰을 하는 것이다.
핵심적인 내용은 긍정적인 정서의 유전학적, 문화적, 개인적 진화와 발달의 근원을 뇌 생리학적 근거를 가지고 파헤치는 책인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상당히 어려운 수준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 것같은데, 정말로 그리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저자가 많은 사례들을 통해서 긍정적 정서(믿음, 사랑, 희망, 기쁨, 용서, 연민, 존경)를 이야기하기에 그래도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1부 : 행복은 긍정적 감정에서 비롯된다. 
 

사랑, 희망, 기쁨, 용서, 연민, 믿음을 각각 이론적으로 분석해주는데,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2부: 인간의 감정은 진화하면서 완성된다.
3부: 감정의 3가지 진화

 

 '용서'의 덕목에 관한 내용을 보면
'용서할 때 우리는 더 행복해진다'고 한다. 용서는 인지적이기보다 감정적이며, 용서는 용기있는 자의 장신구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20세기 식민주의자들에게 학대를 받은 3명의 위인들.
마하트마 간디, 마틴루터 킹, 넬슨 만델라의 용서는 우리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롕기도 한다.
또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고개숙여 용서를 받기를 원했던 것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교황은 교회가 노예제를 지지하였기에 고통을 받은 아프리카인들에게
          1500년 동안 박해를 당한 유대인들에게
          십자군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이슬람 세계에 용서를 빌었다.
용서는 또한 용기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교황의이 그들에게 용서를 바라던 그 마음은 용기있는 행동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 가장 훌륭한 사람은 시간의 변덕을 견디는 사람이다. "(p55)
" 사랑처럼 기쁨은 애착과 진정한 관계에서 나오는 위안이다." (p99)
" 기쁨보다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훨씬 더 쉽다. 기쁨은 전적으로 타인과 관계된 문제이고, 행복은 전적으로 자아의 충동을 감소시키는 문제다
행복은 고통을 잊게하는 반면, 기쁨은 윌리엄 블레이크가 충고했듯이 고통을 인정하게 한다." (p100)


저자는 "긍정을 믿는 한 성공적으로 삶을 완주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이 행복 완결편이라고 하지만, 과연 완결판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행복의 완성>의 집필기간이 12년이나 걸렸고, 아직도 그는'하버드 대학 성인발달 연구'를 진행중에 있기에 또 몇 년후에는 그의 새로운 행복에 관한 저서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간은 행복한 삶을 원하기에 이렇게 행복에 관한 책에 매달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곧 망각해 버리기에 항상 행복에 목말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 행복에 관한 책들을 읽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항상 긍정적인 모습으로 책 속의 내용들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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