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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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 중에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등을 비롯한 책들은 경제에 특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독자들에게 까지 큰 관심을 가지게 했던 책이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는 경제 상황들이 진실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서술되니 우리들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우리의 경제 상황들을 의심의 눈으로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승자의 음모>는 다시 한 번 이런 독자들에게 우리가 알고 있는 경제논리들이 승자의 음모가 감추어져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승자'란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들 '승자'들의 8가지의 잘못된 논리들을 차례대로 반박하는 형식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잘못된 8가지의 논리 중에 2가지 이상을 수긍하고 있었다면 승자들의 음모에 속고 있었던 것이라는 말을 책의 앞부분에 담고 있다.
그렇다면 8가지의 음모가 궁금해질 것이다.
첫 번째 음모 : 한국경제는 수출로 먹고살아야 한다
두 번째 음모 : 박정희 시대 개발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세 번째 음모 : 대기업 재벌이 없으면 성장은 불가능하다
네 번째 음모 : 노동시간 단축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다섯 번째 음모 : 토건 사업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다
여섯 번째 음모 : 부동산이 아니면 부자가 될 수 없다
일곱 번째 음모 : 개인의 행복과 불행은 성적순이다
여덟 번째 음모 : 북한 체제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 경제에 관한 비판적인 책들을 다수 읽었기 때문인지, 비록 8가지 논리 중의 일부분이 타당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 논리들을 그대로 수긍하지는 않게 된다.
이 책에는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장하준의 논리와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신장섭의 논리가 함께 반박을 받고 있다.
"최근 기득권의 논리에 봉사하고 있으면서, 거꾸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전형적인 경제학자가 바로 장하준이다. (...) 그의 논리는 대단히 위험하다. " (p9)
저자는 장하준의 논리를 침소봉대라고 치부하고 있다.
나는 장하준의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밖에 읽어 보지를 못했고, 경제적 지식이 짧아서 이 책마저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에 어떤 논리가 타당성이 있는 논리인지 조차 잘 알 수는 없다.
저자는 장하준의 <사다리 걷어차기>의 예를 들어가면서 장하준이 그동안 그의 저서를 통해서 정확하고 설득력있는 자료가 아닌 자기 마음에 드는 자료를 이리 저리 가위질하여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논리에 맞춰어 나갔음을 말하기도 한다.
정경유착, 외환위기를 비롯한 사안에서 장하준은 "신자유주의보다는 차라리 독재가 낫다는 주장"(본문 중에서 발췌)을, 신장섭은 "성장을 위해서는 독재도 수긍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발췌)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쯤에서 경제적인 지식이 없는 독자들이라면 많은 혼돈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어떤 것보다 독재가 낫다는 발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수긍할 수 있는 논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과 함께 한 권의 책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읽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경제학자 장하준도 겨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책을 통해서 밖에 접할 수 없었던 인물이고, 이 책의 저자 역시 <승자의 음모>를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된 인물이니, 두 권의 책을 통해서 어떤 논리가 맞았는지, 또는 자신의 지나친 논리 전개상에 동원되는 음모(?) 인지 가름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만약에 두 사람의 경제학자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실체는 분명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은 종부세, 무상급식, 기간제 교사, 4대강개발, 재벌그룹, 부동산 불패, 세금, 전세대란, 출산과 양육 비용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어렵지 않게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무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서 때론 독설적인 내용의 글들과 이름까지 거론해가면서 다른 경제학자들을 비난하는 것에는 그다지 유쾌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구태여, 어떤 인물들을 꼬집어 가면서 내용을 전개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8가지의 논리.
그것은 승자들의 음모이며, 저자는 이 논리를 날카롭게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지적하고 반박하는데, 좀더 부드러운 글로 설명을 한다해도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인데, 너무 날이 선 칼날같아서 읽기에 편안한 글들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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