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여인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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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여인들>의 작가 신경숙은 오래된 친구와 같은 느낌이 드는 작가이다.

 

 

신경숙의 작품이라면 빼놓지 않고 읽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익숙해진 작가이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리라.

이번에 출간된 <모르는 여인들>은 그동안 작가가 침울하거나 혼란스러울 때마다 써 두었던 단편소설 7편이 실려 있다.

장편소설은 장편소설대로의 느낌이 있고, 단편소설은 단편소설대로의 느낌이 있는데, 이 책에 실린 7편의 단편은 짧은 호흡으로 읽어 내려가기는 하지만, 읽은 후의 여운은 장편소설보다 더 길게 남는 것이다.

 

 

우린 어쩌면 모두가 모르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기야, 내가 나를 모르는데, 상대방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우린 나를 둘러싼 주변의 사람들에게 너무도 무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우리는 소통의 단절, 소통의 부재 속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생각을 하기는 한 것일까?

<모르는 여인들>에 실린 단편소설들을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가 지금 풀숲에서>에서는 남편과 아내는 소통이 없는 관계이다. 시어머니가 살아 계실 적에는 시어머니가 하는 같은 이야기를 또 듣고 또 들어주던 아내였지만, 시어머니의 죽음이후에 아내는 이상한 버릇이 생기게 된다. 버릇이라기 보다는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린 것이다. 아내의 의지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왼손, 때론 남편에게 폭력까지 가하게 되는 왼손.

그 왼소은 왜 아내의 의지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일까?

남편은 소통이 없는 사람이었고, 아내의 어떤 질문에도 단답형이상의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항상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면서 사는 남편.

" 아내의 왼손은 아내의 마음이기도 한 것인가. 아내가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의 대신이기도? (....) 밤의 풀숲에 버려지 채 그는 처음으로 아내에 대한 깊은 생각에 잠겼다. " (p116)

<숨어 있는 눈>에서의 남편과 아내도 별로 다르지 않다. 아내가 어느날부터 길고양이를 집으로 데려 오게 되고, 집안은 고양이로 난장판이 되어가고. 7마리까지 고양이가 늘어나자, 남편은 견딜 수 없어서 집을 나가게 되고, 고양이들은 다른 집으로 입양이 되고, 남편이 돌아 오지만, 또 아내는 길고양이들을 한 마리, 한마리 집으로 데려 오면서 21마리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들 부부 역시 아내가 집을 나간 후에야 서로가 얼마나 무심한 관계였던가를 알게 된다.

<어두워진 후에>는 어머니, 할머니, 자폐인 형이 살해당하는 살인사건 현장에 없었기에 홀로 살아 남은 남자가 세상을 떠돌아 다니다가 어느날 우연히 만나게 되는 절 입구의 매표소 판매원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는 이야기이다.

별 생각없이 거절 당할 줄 알면서 매표소 판매원에게 표를 살 돈이 없으니 그냥 들어갈 수 있냐고 물어 본다. 의외의 대답인 그렇게 하라고 한다. 절에서 내려와서 또 거절당하리라는 생각에 배가 고프니 밥을 사줄 수 있냐고 한다. 그녀는 잘 아는 식당으로 함께 간다. 맛있는 저녁후에 잘 곳이 없다고 하니, 선뜻 자신의 집으로 안내한다. 아침 밥상에, 그리고 헤어지면서 버스비까지 얻게 된다.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에게 거절당할 줄 알면서 내민 손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이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남자는 자신이 떠났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남모르는 사람도 선뜻 받아주는 그 친절을 남자는 가족들에게 과연 하였던 것일까.

 

(다음은 신경숙 작가의 인터뷰 기사중에서 발췌한 것이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에 수록된 <어두워진 후에>라는 단편은 연쇄살인범에게 가족을 잃은 한 남자가 처음 만나는 여자에게 위로받고 삶의 빛을 보게 되는 내용이다. 사실 여자가 베푸는 호의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타인에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기자가 이런 생각을 말했더니, 신경숙 작가는 “그럼 연쇄살인범 같은 사람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반문한다. 연쇄살인범 이야기는 뉴스나 영화에서 익히 봤다. 하지만 아무런 조건 없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온정을 베푸는 사람의 이야기는 마땅히 기억나는 게 없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전자는 사건이고 후자가 일상이어야 맞다. 무엇이 더 자연스러운가.

사실은 타인에 대한 선의가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게 이상한 거예요. 실제로는 그게 우리 인간들이 살아야 하는 삶이고 우리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본모습이잖아요. 타인에 대한 온기는 본래 다들 가지고 있어요.”    (인터뷰 기사 중에서)

 

이 책에 실린 단편소설들을 읽으면서 소통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우리들은 언제부턴가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다가, 이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입을 닫아 버리기도 한다.

남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하려고도 하지 않게 되어 가고 있다.

얼마전에 일어난 중학생 자살 사건을 통해서도 이런 생각을 해 보게 된다. 13살 어린 학생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왜 부모에게, 아니면 운동도 잘 한다는 형에게 말을 하지 못했을까.

떠나면서도 가족을 챙기는 그 마음이라면 자신의 상황을 왜 가족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을까.

부모와 자녀는 왜 대화의 문을 닫아 버렸을까.

이것이 우리의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모르는 여인들>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아내는 집안일을 하는 가사 도우미와 노트에 글을 적는 것으로 가사일에 대하여 일을 시키고, 도우미는 그 노트를 보면서 가사일을 하고, 자신이 필요한 것들은 그 노트에 적으면서 아내와 가사도우미는 소통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가사 도우미가 집안일에 익숙해지자 아내와 도우미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적어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내가 병에 걸리고, 남편의 곁을 떠나게 되는데, 그때에서야 남편은 아내가 가사 도우미와 의사 소통을 하던 노트를 발견하게 된다.

그 노트를 가지고 찾아온 옛사랑인 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남편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 (...) 자기를 위해서 아무 것도 하지 말아달래. 혹여 낫게되면 그때 돌아 오겠대, 아이한테도 비밀로 해 달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가출한 줄로만 알았어. 이게 말이 되니? 이 노트를 보지 않았다면 아내가 병과 싸우고 있다는 것도 나는 몰랐을거야. 이게 말이 되니? 왜 자기 생각만 할까? 가족으로서도 할 일이 있는 법인데, 아내가 왜 그러는 걸까? 너는 알겠니? " (p253)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이 소설들에는 있다.

'신발', '맨발'의 의미를 소설 속에서 찾아 나가는 것이다.

<세상끝에서의 신발>, <어두워진 후에>, <모르는 여인들>에서의 신발, 맨발은 삶의 가장 내밀하면서도 누추하고 자신의 무게를 짊어진 부분들을 통해서 관계맺음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지금까지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더 미스테리가 들어간 < 화분이 있는 마당>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인 것이다.

또한, 나는 오래전 작가의 작품 중에서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이 찾아오면 주려고 봄나물을 맛깔스럽게 무쳐 놓는데, 결국에는 오지 않아서 나물의 색이 추하게 변한 모습을 묘사한 장면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어떤 작품이었는지, 어떤 이야기였는지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그 장면만이 기억되는 것이다.

이처럼 신경숙의 소설 속에서는 음식을 참 맛깔스럽게 만들어 내는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이 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어두워진 후에>에서

" 상 위의 밥그릇들 옆에는 파란 배추된장국이 한 그릇씩 놓여 있었다. 파를 종종 썰어넣어 무친 생굴에서 참기름 냄새가 맡아졌다. 큼직한 깍두기, 멸치볶음, 깻잎, 계란찜, 언제 만들었는지 숭늉이 담긴 큰 양푼이 밥상 아래 놓여 있다. (...) 소년이 생굴무침을 더운 밥 위에 얹은 뒤 싹싹 비비기에 남자도 그리했다. 소녀가 배춧국이 든 대접을 들고 국물을 후루룩 마시기에 남자도 그리했다. " (p147)

 

내가 신경숙 작가의 소설들을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일상 속의 묘사가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하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느낄 수없는 미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고 묘사하는 관찰력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녀의 작품 속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같으면서도 또 다른 그렇지 않은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삶 속에서 항상 내 말만 들어주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상대방의 마음이나 아픔보다는 나의 마음을 더 드러내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선을 넘게 되면 그때는 상대방과의 소통보다는 입을 닫아 버리고 체념해 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 책속의 주인공들도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소통의 단절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소통의 단절 속에서 서로 무관심하게 살아가다가 어느날, 어느 사건을 계기로 그때에서야 상대방을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7편의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가족을, 그리고 우리 주변의 내가 아는 그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아프면 아프다고, 마음이 울적하면 울적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인간관계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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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케이션 1 - 하이드라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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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93년 그당시 인터넷 통신망 하이텔을 통해서 '퇴마록'이 연재되고, 그것이 책으로 출간되어 850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면서 밀리언 셀러에 오른다. 그리고 그이후 '왜란 종결자' '치우천황기' '파이로매니악' 등의 작품을 발표하기도 한 작가 '이우혁'. 그가 15년동안이나 구상과 준비기간을 거쳐서 독자들에게 내놓은 책이 '바이퍼케이션' 이다. 이 책은 약 350페이지 정도의 내용의 3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우혁'하면 '퇴마록'이 떠오를 정도로 강한 이미지를 가져다 준 작품이 있기에 그의 신작 소설을 대하는 독자들의 마음은 그만큼 기대가 클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바이퍼케이션 1'의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부터 책속에 푹~~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그만큼 강하게 빠져 들 수 있기에 읽는 속도 역시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첫장면부터 심한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피비린내 나는 사체처리과정과 그를 꿰뚫어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휠체어의 여인....
잔인이라는 단어로는 도저히 그 장면들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피튀기는 장면들의 연속.....
이야기는 미국의 어떤 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광란에 가까운 끔찍한 살인사건의 연속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살인사건을 해결하려는 베테랑 형사반장과 천재 프로 파일러가 중심이 되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의 중심에는 신화가 등장한다.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 그리고 그가 그렇게 끔찍하게도 미워했던 '헤라클레스' 그리고 '하이드라'.... 드라귤라에 버금가는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다는 '뱀파이어'까지.
이야기의 첫 장면이었던 살인마 '리온'이 되려 죽음을 당하는 사건. 그것도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모습으로. 그러나, 그것은 의문의 휠체어의 여인의 말에 따라 고분고분 순응하면서 자신이 자신을 죽음으로 이끌어 가는 엄청난 사건. 그리고 살인 현장에 남겨진 '헤라클레스'의 서명, 헤라클레스의 1과업이 이루어졌다는... 그렇다면 이렇게 비참한 살인사건으로 헤라클레스의 12과업이 진행된다는 말일까?
이 도시는 며칠 사이에 괴물들의 소굴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괴물? 그것은 보통 알려진 사이코패스들의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창의적인 놈들(p 120)을 말하는 것이란다.
이 소설에서 이우혁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1권에서는 범죄심리학이나 사이코패스. 프로 파일러. 신화속의 헤라클레스, 헤라, 하이드라 와같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에 대한 설명들이 많이 들어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연쇄 살인사건의 실제 현장 묘사, 살인자들의 광기어린 행동들이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풀려가는 듯하지만, 아직 소설의 1/3 부분이기에 무엇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는 이야기의 시작단계일 뿐이다. 앞으로의 이야기의 진행이 너무도 궁금해지는~~~~ 2권, 3권에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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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무게
헤더 구덴커프 지음, 김진영 옮김 / 북캐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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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인 '헤더 구덴커프'는 16 년간 초등학생을 가르친 교사이다. 그가 쓴 '침묵의 무게'는 그녀의 데뷔작인데, 미스터리소설 형태를 띤 가족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계속 소설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고해서 미스터리 소설에서 볼 수 있는 복잡한 복선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단순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추리소설을 많이 접해본 독자라면 소설의 전개부분에서부터 결말이 보일 수도 있을 정도로.
그런데,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은 '침묵의 무게'만큼이나 그 무게가 점점 더 가중되어 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살 단짝 친구인 '칼리'와 '페트라'는 어느날 새벽, 비슷한 시점에 사라져 버린다. 침대에서 고이 잠들어 있어야 할 두 아이의 가족들이 그들을 찾아 나서게 되고, 여기에 경찰까지 동원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집근처의 숲속을 헤매고 있는 7살 어린이. 그들은 왜 새벽의 어스름에 집에서 사라졌을까? 그리고, 주인공인 '칼리'는 4살이후 왜 말을 못하게 된 것일까?
그런데, 이 소설속에는 너무도 많은 아픔이 담겨져 있다. 가족이 어떤 의미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해 준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자녀들의 학대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결혼의 의미도 생각하게 해준다.
안토니아와 그리프의 결혼, 마틴과 필다의 결혼, 루이스와 크리스틴의 결혼....                          
그리고 그들이 이끌어가는 가정.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요즘 사회적 촛점을 받고 있는 아동 성폭행이나 자녀 학대 문제도 되짚어보게 된다. 
7살아이에게 가해지는 무자비한 성폭력. 그로 인하여 겪게 되는 정신적 충격, 그리고 자녀의 입을 다물어 버리게 만든 그 한마디와 아버지가 가하는 말도 안되는 의심과 학대.....   이런 환경에서도 동생을 끔찍하게 생각할 수 있는 오빠가 있다는 것은 그나마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칼리'와 '페트라'를 찾아 가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은 제각각 1인칭 화자가 되어서 자신의 복잡한 가족사의 이야기를 펼쳐 보여주게 된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그 자리에 모인 화자들이 생각하고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조금씩은 다른 것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이다.
화목한 가정에서 건전하고 건강한 아이들이 자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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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상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어른을 위한 동화 18
한강 지음, 봄로야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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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상자>를 읽게 된 계기는 책 속에서 또 다른 책을 소개받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얼마전에 <나는 우연을 끌어 안는다 / 노지혜, 바다봄, 2011>를 읽게 되었다. 그 책의 저자인 노지혜는 음악을 공부하다가 글쓰기로 전환을 하게 되면서 문예창작학과에 들어가게 되고, 10 년간 방송작가 일을 하게 되는데, 어느날 훌쩍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자신에게 다가온 우연을 운명을 받아 들이게 되는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 책에서 그녀가 문예창작학과에서 만나게 되는 선생님이 한강이다. 글쓰기의 어려움을 느끼는 그녀에게  작가이자 선생님인 한강은 한 권의 책을 건네 주는데, 그 책인 어른을 위한 동화책인 <눈물 상자>였다.

한강은 최근에 <희랍어 시간/ 한강, 문학동네, 2011> 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작가인데, 나는 그녀의 책을 한 권도 읽지를 않았다.

그래서 더욱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들기도 해서 <눈물 상자>를 읽게 된 것이다.

 

 

눈물~~

한 방울의 눈물이 가지는 의미는 참 많을 것이다.

눈물의 종류도 다양할 것이다.

이 책 속의 눈물을 수집하는 아저씨의 말을 빌리자면,

" 주황빛이 도는 이 눈물은 화가 몹시 났을 때 흘리는 눈물... 회색이 감도는 이 눈물은 거짓으로 흘리는 눈물.... 연보랏빛 눈물은 잘못을 후회할 때 흘리는 눈물... 진한 보랏빛 눈물은 부끄럽거나 자신이 미워서 흘리는 눈물... 분홍빛 눈물은 기쁨에 겨워 흘리는 눈물... 연한 갈색의 저 눈물은 누군가 가엾다고 느껴질 때 흘리는 눈물이란다. " (p16)

눈물에 무슨 색깔이 있으랴만은....

 

동화의 주인공은 태어날  때부터 눈물이 많았다. 슬픔의 눈물뿐이 아니라, 자연의 현상에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눈물이 많은 아이이다.

그래서 '눈물단지'

" 눈물단지래, 울보래요, 눈물단지래, 울보래요." (p8)

 

 

어느날, 놀림의 대상이었던 눈물단지에게 나타난 눈물을 수집하는 아저씨와 그가 가지고 온 검은 가방 속의 수많은 눈물들.

그리고 아저씨 소매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복숭아빛 작은 새, 꼬리와 깃털은 신비로운 푸른빛을 띤 푸른 휘파람새. 또는 파란 새벽의 새라고 불리는 새.

 

 

아저씨가 찾는 눈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물인 순수한 눈물.

세상의 모든 눈물이 태어나기 전의 눈물.

세상의 모든 눈물이 죽은 뒤의 눈물.

세상의 모든 눈물들 사이에 고인 눈물.

그 눈물에 닿는 것만으로, 아무리 단단하게 얼어 붙었던 마음도 천천히 녹기 시작한단다.

"순수한 눈물이란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눈물을 말하는 게 아니다. 모든 뜨거움과 서늘함, 가장 눈부신 밝음과 가장 어두운 그늘까지 담길 때, 거기 진짜 빛이 어리는 거야. " (p63)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눈물 상자>이다.

요즘, 싸늘하게 식어 버린 마음으로 불의와 부정과 불신이 난무해도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릴 수 없는 사람들.

힘겹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앞에서도 묵묵히 아무런 마음의 동요를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들.

이렇게 눈물마저 메마른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위선의 눈물, 거짓의 눈물인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으니.....

작가가 <눈물 상자>를 쓰게 된 동기는 어린이극인 <눈물을 보여드릴까요?>라는 어린이극을 보고 눈물은 모두 투명하지만 그것들을 결정으로 만들면 각기 다른 색깔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눈물에는 그만큼 다양한 의미의 눈물이 있는 것이다.

그 눈물 중에서 순수한 눈물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이 동화를 읽으면서 많은 독자들이 자기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눈물이 닿는 것만으로도, 아무리 단단하게 얼어 붙었던 마음도 천천히 녹기 시작하는' 순수한 눈물을 우린 흘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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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답이다
조윤선 지음 / 시공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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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답이다>를 접하면서 3번 놀랐다.

저자의 연예인못지 않은 미모와 동안에 놀랐고, 그녀의 화려한 경력에 놀랐고, 그녀의 문화에 대한 식견에 놀랐다.

문화라는 주제만으로 끌렸던 책이기에 저자에 대해서는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읽게 된 책이었는데, 책을 읽기 위해서 저자 소개의 글을 접하면서 그때에서야 조윤선이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냈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었다.

 

 

조윤선은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 사법고시 합격, 변호사, 뉴욕 컬럼비아대학 법과대학 석사, 뉴욕 로펌과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에서 일을 하였으며, 2002년 한나라당 중앙선거 대책위원회 대변인, 한국시티은행 부행장,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 비례대표 국회의원, 현재 국회 문화채육관광방송 통신위원회 소속 위원 등의 학력과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저서로는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가 있는데, 이 책은 월간 '객석'에 그녀가 기고하였던 칼럼들을 다듬어서 출간한 책인데, 명화가 담긴 오페라 이야기라고 한다.

사실, 나는 이 책의 소개글을 이번에 읽게 되면서 이 책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이다. 순수한 문화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더 많이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앞으로 내가 읽을 책들의 목록에 올려 놓았다.

 

이 책의 저자 소개가 이렇게 장황하게 나열되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문화에 대한 생각들은 이 모든 바탕위에서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솔직히 우린 문화생활을 한다는 것이 때론 버거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의 앞부분을 읽을  때까지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문화는 돈이다."라고.....

물론, 이 책에서도 "문화는 경제다"라는 장이 있다. 그러나 그 의미와는 다르게 보편적인 사람들이 문화를 접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유가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때문이다.

오페라 한 편을 보기 위해서, 영화나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서, 미술전시회나 기획전을 관람하기 위해서, 관심있는 책들을 읽기 위해서, 드는 돈은 서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문화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인 의미를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문화에 대해서 어떤 생각들을 우리에게 말하는 것일까?

그녀가 말하는 문화는 곧 정치이며, 외교이고, 삶이며, 교육이자 복지이며, 경제라고 말하는 것이다.

정치, 외교, 삶, 교육, 복지, 경제 분야에 걸쳐서 문화라는 주제를 짧막한 글들을 통해서 풀어 나가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의 자신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풀어나가는데, 그 중에는 자신이  국회 문화채육관광방송 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기에 해외에 출장을 가거나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같이 하면서 느꼈던 부분들의 이야기도 상당수 담겨 있는 것이다.

 

 

 

문화 전반적인 분야의 이야기를 어우르는 내용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폭넓은 내용들이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계사 속의 패권국가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문화를 가졌던 민족과 그렇지 못했던 민족의 운명은 어떠했던가?

문화의 최고봉에는 언제나 패권국가들이 존립했던 것이다.

그들 나름의 문화도 중요하였지만, 그들은 침략국에서 많은 문화유산들을 자신의 박물관으로 가져 오지 않았던가.

그리고, 부강한 나라일수록 문화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나라의 부자들은 박물관과 미술관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던가.

 

 

 

세계적인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던가.

공사장의 가림막에서도 예술을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문화 국가들의 현실이 아니던가.

K-POP, 한류의 열풍,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등이 다른 나라에 진출하게 되는 것, 패션으로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던 디자이너들, 한식의 세계화, 이런 것들이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방법들인 것이다.

2011년 대통령의 미국 방문시에 미셜 오바마의 드레스가 한국인 두리정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은 그만큼 미셜 오바마의 한국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일 수도 있고, 문화외교의 한 단면일 수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한국 문화의 특징을 역동성, 정교함, 그리고 정신문화라고 한다.

<문화가 답이다>는 다양한 사례와 관점을 통해서 문화의 모든 면을 잘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저자의 현재의 위치와 경험이 담겨서 문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행보가 언급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기에,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설명을 기대하는 독자들이라면 다소 정치색을 느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이만큼 문화에 대한 지식과 사랑과 열정을 가진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기에 저자가 정치계에서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인식시키고 그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문화정치의 선구자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실제로 저자는 지금도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도 하기에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정상을 향한 눈, 정상을 향해 눈을 들게 하는 가치가 바로 문화이고, 거기에 답이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촛점인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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