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들 (여름 한정 에디션) - 모마 미술관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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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현대미술관 (MOMA = Museum of Modern Art)는 현대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미술관이라고 한다.  여러 해 전에 뉴욕에 갔다가 4군데 정도의 미술관을 돌면서 들렀던 미술관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뉴욕을 찾았을 때는 꼭 모마 미술관을 가고 싶었지만 뉴욕의 외곽에 위치한 미술관을 가느라고 시간이 없어서 다시 찾지는 못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모마 미술관을 다시 못 갔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얼마 전에 출간된 <그림들>을 통해서 모마의 미술품을 접하게 됐다. 이 책의 저자는 SUN인데 미국 현지 미술관에서 도슨트로 일한다. 저자가 쓴 <이건희 컬렉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책을 읽게 됐다.

 

얼마 전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는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 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봤다. 전시 작품이 다양하고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상당히 많으며 도자기류의 경우에는 고대 석기부터 조선 백자까지 시대순으로 모두 갖춰져 있었다.

 

<그림들>과 함께 <이건희 컬렉션>도 함께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

<그림들>에서는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 16편이 소개된다. 너무도 유명한 작가와 작품들이기에 한 번쯤은 그 작품에 관해서 알고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존의 미술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도슨트의 시각에서 작품을 설명하듯이 씌여져 있고, 소개되는 작품과 함께 연관성이 있는 작가와 작품이 소개된다.

 

<그림들>의 구성은,

1. 모마 미술관에서 도슨트를 직접 만나 작품 앞에서 이갸기를 듣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다.

2. 모마 미술관에 갔을 때에 놓치지 않고 꼭 봐야 할 작품 16작품을 선정했다.

3. 모마 소장 작품이 아니라도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작품도 함께 설명된다.

4. 모마 미술관이 각각의 미술품을 소장하게 된 배경을 알 수 있다.

5. 모마 미술관 방문시 핵심 감상 포인트, 관람 팁이 소개된다.

 

모마 미술관은 현대 작품을 20만 점 이상 소장하고 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6층으로 된 갤러리인데, 주요 작품은 4층에서 5층에 집중되어 있다. 주로 관람객은 1층에서 윗층으로 이동하면서 작품을 감상하는데, 6층 또는 5응으로 내려 오면서 감상하는 것이 관람팁이다.

 

3층과 6층은 특별 전시실이고 5층은 1880년~1940년대 작품이 전시된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모네의 <수련>, 마티스의 <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 등이 있다.

 

 

4층은 1940년~1970년 작품으로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 슈타인 등의 작품

 

2층은 설치미술로 장 미셀 바스키아, 키스 해링, 제프 쿤스 등의 작품.

 

대부분의 관람객은 아래층 부터 관람을 하는데, 지쳤던 발걸음이 5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너무도 낯익은 작품들에 눈이 황홀해진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일반인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역동적인 밤하늘을 표현한 작품이다. 고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을 시각적으로 가장 잘 표현한 화가'라는 평을 듣는다.

 

 

이건희 전시회에서도 볼 수 있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모네가 그린 수련 시리즈는 약 250여 점이 된다고 한다. 몇 해 전에도 모네의 전시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수련>을 관람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을 것이다.

 

모네의 <수련>은 40여 점은 대형 패널에 그린 것으로 몇 개의 패녈을 옆으로 붙여서 전시하는 경우도 있다.

 

 

모마 미술관에 있는 <수련>은 가로 약 12.7m의 초대형 작품으로 살짝 굴곡진 입체적인 형태로 전시되고 있다.

 

그 이유는, 모네는 <수련>을 전시할 때에 유의할 점을 말했다고 한다.

 

1. 평면이 아닌 곡선 형태로 빙 둘러진 모습

2. 전시실 벽은 하얀색일 것

3. 전시실에 자연광이 들어 올 것.

물론, 전시 장소에 따라 이 조건을 따를 수 없는 곳도 있지만 이런 점에 유의한다고 한다.

 

책에 실린 모네의 <수련>을 보면 인상주의 경향에서 추상화 느낌으로 바뀌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모네 말년의 작품은 외형과 색이 변형된 모습인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모네가 노년에 백내장으로 사물을 잘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악성 베토벤이 말년에 귀가 안 들린 것이나 화가 중에 노년에 눈이 안 보인 사례는 그래도 그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앙리 마티스의 <춤1>, 마르크 샤갈의 <나와 마을>, 프리다 칼로의 <폴랑 - 창과 나>, 에드워드 호퍼의 <주유소>, 몬드리안의 <브로드웨이 부기우기> 등...

 

 

그리고 앤디 워홀과 함께 팝아티스트로 유명한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모 기업에서 사들였던 <행복한 눈물>로 우리나라에서 더욱 유명해진 작가이다.

 

모마 미술관에 전시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은 <공을 든 소녀>.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대중적이고 전형적인 만화의 이미지를 독특한 양식으로 작품화하였다. 망점 기법을 응용하여 간결하고 상업적인 독특한 작품을 제작한다.

 

 

그리고 앤디 워홀의 작품은 잘 알려진 <캠벨 수프 캔>이다.

 

 

앤디 워홀는 <마릴린 몬로>로 잘 알려져 있는데, 컬러를 다양하게 변형하여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찍어낸 작품으로 10점이 1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키스 해링은 거리의 예술가로 그라피티 화가이며 팝 아트의 천재 화가이다. 익살스럽고 경쾌한 아이콘들을 아름답게 조합한 작품들이 있다.

 

이건희 전시회에는 이중섭의 작품이 여러 편있다. 이중섭은 300여 점의 은지화(담배 속지 은박지에 그린 그림)를 그렸다. 그런데 모마 미술관에서 이미 1957년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이중섭 작품이 특별 전시된 적이 있다. 1955년에 주한 미국 대사관에 있던 사람이 이중섭 개인전에서 은지화 3점을 사서 모마에 보냈고, 이를 전시했다고 한다.

 

2020년 11월 1일부터 2021년 2월 6일에 걸쳐서 모마 미술관에서는 이중섭의 은지화 3점이 전시되었다.

 

모마미술관에 전시된 꼭 봐야 할 16점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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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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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는 동안에 자신의 삶을 몇 번이나 되돌아 보았는가? 인생의 3막을 다채롭게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 담겨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는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인생수업을 전한다.

그는 1961년에 스웨덴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한 후, 스웨덴 최대 가스업체인 AGA 자회사에서 26세에 역대 최연소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가 된다. 겉으로는 완벽한 인생이었지만 성공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실상은 항상 불안, 걱정, 허탈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에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란 책을 읽게 된다. 나도 몇 년 전에 읽은 책인데, 난해한 책이다.  솔직히 나는 이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인간 내면의 평화로운 것, 고요하고 차분한 것, 자꾸 떠오는 갖가지 생각으로 말미암아 흐트러지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소중하며 주목할 가치가 있다. 그와 같은 것에는 보상이 따른다." (p. 26)

 

비욘은 이 구절을 여러번 읽고 깨달음을 얻으면서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재산을 다 나눠주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수행의 길에 오른다.

여기까지가 '비욘'의 인생 제 1막이다.

 

태국의 명상 수련과정 1달 과정에 들어가지만 4일만에 그만둔다. 2번의 포기끝에 수료한다.

그리고 태국 북동부 에 있는 '왓파나나 찻 (국제 숲속 사원)에 들어가 '나티코'라는 승명으로 승려의 길을 걷는다.

 

" 우리는 해변에 쓸려온 자갈과 같다네, 처음 엔 거칠고 들쭉날쭉하지. 그런데 삶의 파도가 쉼없이 밀려온다네, 우리가 그곳에 머물며 다른 자갈들 사이에서 거칠게 밀치고 비비다 보면, 날카로운 모서리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닳게 된다네. 결국 둥글고 매끄러워지지. 그러면 빛을 반사하며 반짝이게 될 걸세. " (p. 92)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문장은 아래와 같다.

 

"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 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 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이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 버립니다. "  (p.p. 130~131)

 

 

우리는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이 말을, 이 생각을 하기가 얼마나 어렵던가...

오만과 아집으로 뭉쳐서 내가 하는 일은, 내 생각은 반드시 옳다고 생각하니...

모든 분란과 갈등은 여기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인가 이 구절을 되짚어 보게 된다.

 

" 지식은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한다. 지혜는 자신이 모르는 것 앞에서 겸손하다. " (p. 118)

 

"우리는 걸핏하면 삶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우리가 계획한 방식대로 마땅히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막연한 관념과 의지대로 삶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극히 무지하다는 것을 이해할 때 지헤가 싹틉니다. " (p. 134)

 

 

비욘은 태국에 있는 숲속의 사원에서 7년을 지내고, 영국의 숲속의 사원에서 7년을 그리고 스위스의 사원에서...

17년 이란 세월을 승려로 살았다.  여기까지가 비욘의 인생 제 2막이다.

 

17년만에 돌아온 스웨덴에서의 생활, 몇 달은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지만 그에게는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는 목소리만 들린다.

 

20년 전에는 대단한 사람이었지만 승려로 지낸 17년의 생활에서 벗어난 지금은 어떤 직업을 얻기도 부족하기만 한 그였다.  18개월 후에 그가 찾은 길은 명상 수련회, 명상수업 등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전해주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도 이루지만 그에게 찾아 온 것은 ALS (근육위축성측색 경화증) 즉, 루게릭병에 걸린다. 앞으로 건강은 악화될 것이며 생존기간은 1년에서 길어야 5년.

 

그런 중에 비욘의 아버지는 병으로 마지막 길을 스위스에서 안락사의 길을 택한다. 자신도 멀지 않은 그 길을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을까...

 

2022년 1월 그는 "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난다"는 한 마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비욘의 인생 제3막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인생 3막을 통해서 순탄하지 않은 길,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던 비욘.

 

" 정말 멋진 모험이었어! 내가 이렇게 많은 경험을 할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한 생애에 세 사람의 삶을 살았던 것같아.

 

어떻게 항상 나보다 더 마음이 넓은 현명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을까?

 

그간에 저질렀던 온갖 경솔하고 때로는 위험하기까지 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이 정도의 고생만 겪고 살아갈 수 있었던 걸까?

 

도대체 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나를 이렇게나 많이 좋아해 줄까?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모든 일이 이토록 잘 풀릴 수 있었던 걸까? " (P.P. 303~304)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숲 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이다. 비욘의 인생 이야기이다.

삶과 죽음을 경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인생의 메시지이다.

 

스웨덴의 독자는,

 

" 이 책의 모든 페이지에 줄을 그었다. 따뜻한 지혜는 내가 고집스럽게 꼭 쥐었던 불안들을 놓고 자유롭고 가벼워질 용기를 주었다. 위로와 용기가 필요할 때마다 다시 펼쳐볼 책이다. "

(책 뒷표지 글 중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천천히 읽게 된다. 그리고 오래 오래 기억해야 할 문장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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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 노르망디에서 데이비드 호크니로부터
데이비드 호크니.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시공아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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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마지막 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를 관람했다. 당시 관람객이 많아서 1층에서 2층까지 줄을 서서 1시간 이상 대기하여 전시실에 들어 갔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는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었다. 호크니 작품의 주제는 그가 활동했던 시기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인물이나 풍경, 자신의 작업실이 주를 이룬다.

그의 작품 중에 <예술가의 초상>은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나 경매에서 9,031달러 (약 1,019억 원)에 팔렸는데, 이는 현존 작가 중 최고가로 팔린 작품이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1937년생으로 화가이자 사진작가이다. 80세가 넘은 연세에도 현재까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비평가들로 부터 가장 많은 격찬을 받는 우리 시대의 예술가'이다.

 

 

이번에 읽게 된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는 책표지가 호크니의 작품으로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길 듯한 아름다운 꽃이 핀 나무가 인상적이다.

 

이 책은 데이비드 호크니와 영국 주간지 <스펙데이터>의 미술비평가인 마틴 게이퍼드의 대화를 담은 책이다. 이미 데이비드 호크니와 마틴 게이퍼드은 <다시 그림이다>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담았다.

 

 

우리나라에서 2019년 전시회를 마친 후에 얼마 안 있어서 전세계는 코로나 19로 고립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예술가들은 무명의 휴지기가 있지만 호크니는 60년 동안 미술계의 관심의 초점에서 벗어날 적이 없다. 그만큼 작품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는데 코로나라는 상황이 작가에게는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도 시간은 흐르고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호크니는  2018년에 노르망디에 매료되어 그곳에 새로운 작업실을 마련한다. 그곳은 봄이란 주제와 잘 어울리는 곳으로 그곳에서 봄을 맞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호크니의 작업실은 세계 몇 군데에 있는데, 각각의 작업실 마다 그때 그때 작품의 성향도 다르다는 것은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호크니는 마틴 게이퍼드와 사연을 주고 받으면서 지금까지의 자신의 작품들의 일부를 선 보이기도 하고 그 작품들이 어떤 화가의 어떤 부분과 같은가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책 속에는 유명 화가들인 피카소, 고흐, 모네,루벤스, 앤디워홀 등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호크니와 유명 화가들은 시대, 장소가 다르지만 그런 한계를 뛰어 넘어 그들 작품 성향이 호크니의 작품 성향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살펴보기도 한다.

 

 

그리고 노르망디 작업실에서 그린 그림들도 다수 소개되는데, 확실히 이전의 작품 보다 봄 분위기가 물씬 난다.

 

 

호크니 작품 중에는 작업실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이전에도 있었는데 노르망디의 작업실 모습은 봄, 봄, 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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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눈꽃 에디션)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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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2015년 발표한 단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발표한 단편 <작별>에 이어서 눈(雪)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2014년 6월 이 책의 첫 두 페

이지를 썼다. 2018년 세밑에야 그 다음을 이어 쓰기 시작했으니, 이 소설과 내 삶이 묶여 있던 시간을 칠 년이라고 해야 할지 삼 년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한강의 작품 중에 '맨부커상'을 받은 <소년이 온다>는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창비문학 블로그 '창문'에 연재됐고, 2014년 5월에 책으로 출간됐다.

 

작가의 말 중에 나오는 2014년 6월은 <소년이 온다>가 책으로 출간된 즈음을 말한다. 또한 <작별하지 않는다>에는 소설 속의 소설로 이 작품이 나온다. 물론 작품명을 밝히지는 않으나 내용을 보면 <소년이 온다>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 운동의 당시 열흘간의 이야기인데, 이 소설이 더욱 독자들의 마음에 다가오는 것은 중학생 동호가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도 처참하지만 그 이후에 5.18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힘겨움을 다루고 있다.

<소년이 온다>는 <작별하지 않는다> 내용 속의 소설로 등장한다. (물론, 소설명을 밝히지는 않지만 한강의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내용은  소설가 경하가 자신이 쓴 소설에  몰입한 채 죽음을 예감하고 유서를 썼다 고쳤다 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이유는 유서의 수신인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제주에서 목공방을 운영하는 인선이 목공일을 하던 중에 손가락이 절단된 경하가 연락을 한다. 자신이 급하게 치료를 받기 위해 상경을 했는데, 제주에는 자신이 키우는 새가 굶고 있으니 당장 제주로 내려가 달라고.....

 

폭설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인하의 목공방을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인선이 작업을 하던 작품을 보게 된다. 경하가 소설을 쓴 후에 이상한 꿈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 꿈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경하가 찾아간 인선이 살던 곳은 제주의 P읍.

오래전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소설 속에서 이 역시 제주 4.3사건임을 밝히지는 않지만 내용을 읽다 보면 제주 4.3 사건임을 알 수 있다.

 

제주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의 당시 상황과 유족들이 그 아픔을 가슴에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된다. 혹시나 시체를 찾기 못한 유족들은 한가닥 희망을 안고 그와 관련된 소식이 전해지면 한달음에 달려가서 확인을 하는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시간적 차이는 있지만 광주 그리고 제주에서 일어난 '도시 학살' 그리고 화자가 소설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인선 엄마가 13살에 겪었던 고통의 기억은 광주에서의 또다른 학살을 생각하게 한다.

<소년이 온다>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당시의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취재하고 이 사건들과 관련된 글들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소설 속에 녹아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이나 제주 4.3사건은 역사 속에서 사라질뻔한 사건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당시의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 그리고 꾸준히 글을 통해서 사실을 밝히고자 한 사람들에 의해서 세상에 진상이 드러났다고 할 수도 있다.

 

"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 (책 속의 글 중에서)

 

"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서사가 있다. " (책 뒷펴지 글 중에서 )

 

한강의 소설은 문체도 유려하고 내용은 깊이가 있다. 그래서 한 번 그리고 두 번 읽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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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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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91년 <개미>를 발표하면서 프랑스 천재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12살 무렵부터 약 20여 년에 걸쳐서 개미를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120여 번의 개작을 통해서 발표된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이 개미라는 발상 그리고 개미의 생태 관찰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발한 발상은 이후에도 계속되어 많은 작품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시리즈 3부작은 <고양이>에서 출발하여 <문명> 그리고 <행성>에 이른다.

 


 

몇 년간에 걸친 지리한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아니었다면 <행성>이란 소설에 공감이 덜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면서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면 어떤 상황이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을 느낀 사람들이 비운 공원의 이곳 저곳을 어슬렁거리면서 돌아 다니는 고양이들을 생각하면 <행성>에 나오는 장면들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도 했다.

 

 

 <행성>은 전쟁과 테러, 감염병으로 인하여 황폐해진 세계가 소설의 배경이 된다.  소설의 제목인 '행성'은 곧 지구를 의미한다. 인구는 1/8로 줄어들고 그들 마저도 땅을 딛지 못하고 고층 빌딩 속으로 숨어 들어간다. 도시의 시스템은 마비되고 거리는 쓰레기로 뒤덮였고, 쥐들은 거리를, 빌딩을 뒤지면서 돌아다닌다.

 

파리에 살고 있던 암컷 고양이 바스테트는 쥐없는 세상을 찾아서 자신의 인간 집사, 개, 새 등을 배에 태우고 뉴욕으로 간다. 바스테트의 꿈은  뉴욕에서 고양이 문명을 세우고 자신이 여왕 폐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바스테트 일행의 생각은 뉴욕에 도착하는 순간 산산히 부서진다. 알 카포네가 이끄는 쥐 군단의 공격을 받아 고층빌딩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숨어 들어가지만 이 건물은 오래된 건물이어서 쥐들이 갉아 먹으니 무너지게 된다.

그래서 찾아 간 곳이 원 스테이트 빌딩인데, 그들은 이 빌딩을 프리덤 타워라 칭한다. 이곳에는 살아 남은 102개 인간 집단을 대표하는 총회가 있는데, 그들의 목표는 무자비하게 인해전술로 세상을 차지하려는 쥐들을 소탕하는 일이다.

바스테트는 103번째 대표 자격으로 쥐군단을 없애는 작전에 참가하게 된다.

 

바스테트가 고양이 대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제3의 눈을 머리에 달고 있으며 그에게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제 14권'의 내용이 담겨 있은 EARAE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과학자들이 바스테트에게 달아 놓고, 준 것들이다.

 

쥐 군단을 이끄는 티무르도 역시 머리에 제3의 눈을 달고 있다. 그러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EARSE가 없다. 인간은 바스테트를 티무르에게 보내 협상하고 마침내는 쥐 군단을 물리치려는 계획을 세운다.

<문명>에서도 바스테트은 지구를 차지하려는 야욕을 가졌었는데....

<행성>은 인간과 연합한 고양이들을 이용하여 쥐군단을 물리치고 행성을 되찾으려는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이야기 중에 쥐들의 대장인 티무르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인간에 의해서 각종 실험에 동원되는 쥐들.  죽음의 실험에서 살아 남은 티무르가 인간에게 적대 감정을 갖게 되는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미명 하에 지구상의 많은 동물들을 인간을 위해서 얼마나 잔인하게 이용하고 있는가....

지구의 운명을 놓고 벌어지는 인간과 고양이 그리고 쥐의 이야기이지만 먼훗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은 인간의 자만심일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도 지구상에서는 테러와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같은 감염병에 치료제가 없다면...

그 이외에도 환경, 기후 변화, 자원고갈, 예기치 못하는 변수들에 의해서 지구에서 인간이 전멸한다면 지구에는 인간이 아닌 다른 개체가 존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있는 인간이 아닌 종들이 그들만의 문명 세계를 이루기란 쉽지 않겠지만...

 

 

처음에 <문명>을 읽을 때도 <행성>을 읽을 때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과학적이고 기발한 발상이 주제가 되었다는 생각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지구의 운명에 대하여 소설의 주제에 맞게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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