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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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는 동안에 자신의 삶을 몇 번이나 되돌아 보았는가? 인생의 3막을 다채롭게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 담겨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는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인생수업을 전한다.

그는 1961년에 스웨덴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한 후, 스웨덴 최대 가스업체인 AGA 자회사에서 26세에 역대 최연소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가 된다. 겉으로는 완벽한 인생이었지만 성공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실상은 항상 불안, 걱정, 허탈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에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란 책을 읽게 된다. 나도 몇 년 전에 읽은 책인데, 난해한 책이다.  솔직히 나는 이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인간 내면의 평화로운 것, 고요하고 차분한 것, 자꾸 떠오는 갖가지 생각으로 말미암아 흐트러지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소중하며 주목할 가치가 있다. 그와 같은 것에는 보상이 따른다." (p. 26)

 

비욘은 이 구절을 여러번 읽고 깨달음을 얻으면서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재산을 다 나눠주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수행의 길에 오른다.

여기까지가 '비욘'의 인생 제 1막이다.

 

태국의 명상 수련과정 1달 과정에 들어가지만 4일만에 그만둔다. 2번의 포기끝에 수료한다.

그리고 태국 북동부 에 있는 '왓파나나 찻 (국제 숲속 사원)에 들어가 '나티코'라는 승명으로 승려의 길을 걷는다.

 

" 우리는 해변에 쓸려온 자갈과 같다네, 처음 엔 거칠고 들쭉날쭉하지. 그런데 삶의 파도가 쉼없이 밀려온다네, 우리가 그곳에 머물며 다른 자갈들 사이에서 거칠게 밀치고 비비다 보면, 날카로운 모서리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닳게 된다네. 결국 둥글고 매끄러워지지. 그러면 빛을 반사하며 반짝이게 될 걸세. " (p. 92)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문장은 아래와 같다.

 

"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 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 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이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 버립니다. "  (p.p. 130~131)

 

 

우리는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이 말을, 이 생각을 하기가 얼마나 어렵던가...

오만과 아집으로 뭉쳐서 내가 하는 일은, 내 생각은 반드시 옳다고 생각하니...

모든 분란과 갈등은 여기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인가 이 구절을 되짚어 보게 된다.

 

" 지식은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한다. 지혜는 자신이 모르는 것 앞에서 겸손하다. " (p. 118)

 

"우리는 걸핏하면 삶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우리가 계획한 방식대로 마땅히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막연한 관념과 의지대로 삶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극히 무지하다는 것을 이해할 때 지헤가 싹틉니다. " (p. 134)

 

 

비욘은 태국에 있는 숲속의 사원에서 7년을 지내고, 영국의 숲속의 사원에서 7년을 그리고 스위스의 사원에서...

17년 이란 세월을 승려로 살았다.  여기까지가 비욘의 인생 제 2막이다.

 

17년만에 돌아온 스웨덴에서의 생활, 몇 달은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지만 그에게는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는 목소리만 들린다.

 

20년 전에는 대단한 사람이었지만 승려로 지낸 17년의 생활에서 벗어난 지금은 어떤 직업을 얻기도 부족하기만 한 그였다.  18개월 후에 그가 찾은 길은 명상 수련회, 명상수업 등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전해주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도 이루지만 그에게 찾아 온 것은 ALS (근육위축성측색 경화증) 즉, 루게릭병에 걸린다. 앞으로 건강은 악화될 것이며 생존기간은 1년에서 길어야 5년.

 

그런 중에 비욘의 아버지는 병으로 마지막 길을 스위스에서 안락사의 길을 택한다. 자신도 멀지 않은 그 길을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을까...

 

2022년 1월 그는 "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난다"는 한 마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비욘의 인생 제3막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인생 3막을 통해서 순탄하지 않은 길,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던 비욘.

 

" 정말 멋진 모험이었어! 내가 이렇게 많은 경험을 할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한 생애에 세 사람의 삶을 살았던 것같아.

 

어떻게 항상 나보다 더 마음이 넓은 현명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을까?

 

그간에 저질렀던 온갖 경솔하고 때로는 위험하기까지 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이 정도의 고생만 겪고 살아갈 수 있었던 걸까?

 

도대체 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나를 이렇게나 많이 좋아해 줄까?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모든 일이 이토록 잘 풀릴 수 있었던 걸까? " (P.P. 303~304)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숲 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이다. 비욘의 인생 이야기이다.

삶과 죽음을 경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인생의 메시지이다.

 

스웨덴의 독자는,

 

" 이 책의 모든 페이지에 줄을 그었다. 따뜻한 지혜는 내가 고집스럽게 꼭 쥐었던 불안들을 놓고 자유롭고 가벼워질 용기를 주었다. 위로와 용기가 필요할 때마다 다시 펼쳐볼 책이다. "

(책 뒷표지 글 중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천천히 읽게 된다. 그리고 오래 오래 기억해야 할 문장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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