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사생활 - 세기의 남성을 사랑에 빠뜨린 결정적 비밀들
김정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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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목차를 살펴보니, 세기적인 사랑이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오던 이야기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단편적으로 접했던 이야기를 이처럼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놓으니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인 김정미는 TV 드라마 작가, 다큐멘터리작가였으며, 현재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면서 '주간한국'칼럼 [역사속 여성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그동안 재미있는 사극의 소재를 찾기위해서 각종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역사속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기에 이와같은 책을 집필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머리글 중에서

소중한 개개인 사랑 가운데 특별히 본보기로 할만한 9가지 사랑 (책머리글중에서)
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책속의 주인공들은 책의 표제처럼 '사랑'이라는 표현보다는 '연애'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사례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랑'과 '연애'를 어떤 개념으로 생각하느냐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도덕적, 윤리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 정상적이라기보다는 불륜으로 시작되었으며, 때론 정치적인 상황에서 아니면 자신의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랑'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시작했던 경우들도 있는 것이다.
그랬기에 그들의 사랑은 아름답게 끝난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집착과 욕망, 이기적인 사고와 질투심에 아픈 상처를 남기기도 했던 것이다.
사랑을 위해서 왕좌까지도 버렸다고 해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하였던 에드워드8세(윈저공)과 심슨부인의 사랑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지만, 첫 만남은 어느정도 야심이 깔린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젊지도, 미인도 아닌 이혼경력의 유부녀에게 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훗날 윈저공은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윌리스는 내게 행복뿐 아니라 삶의 의미도 안겨 주었습니다. 그녀는 흠 하나 없고 완벽한 여인입니다. (P15)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들의 연애는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에드워드 8세와의 만남때문에 이혼을 해야 했다는 것은 도덕적 문제가 뒤따르게 되고 왕위를 버린후의 윈저공 부부의 행보도 정치적으로 산뜻한 느낌을 주지는 않기때문이다.
 
이와함께 왕실의 연애 사건은 스코틀랜드의 메리스튜어트의 경우에도 몇 차례의 불륜을 거치면서 결혼을 하고 결국에는 그 사랑의 배신으로 참수형을 받아야 했으니까....
불꽃같은 삶을 살고 그 불꽃에 스스로를 태워버린 여인, 메리 스튜어트는 그런 여인이었다. (P183)

 
또 다른 경우로는 영국의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경우도 들 수 있을 것이다. 영국 왕실의 전통과 권위에 희생당한 불행한 사랑(?)이었을 것이다. 차알스 황태자와 카밀라의 부적절한 사랑의 놀음에 왕실의 마스코트역할을 해야만 했고, 급기야는 불확실한 사망원인도 그녀를 더욱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 차알스의 사랑은 카밀라 파볼스뿐이었다'는 파염치한 이야기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아름다운 건축물인 '타지마할'을 이야기하게 되면 떠오르는 왕비 뭄타즈 마할과 샤자한의 사랑은 참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세계 7대 불가사의 에 해당하는  타지마할을 생각하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던 시대의 22년간에 걸친 타지마할의 건설을 위해서 쏟아부은 부와 권력을 아름답게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같다.
 
이런 류의 이야기들과 함께 일본의 20세기초의 페미니즘의 선봉자와 같았던 '히라쓰카 라이초'의 연애담도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태양과 같은 삶. 스스로 자신의 빛을 발하는 남녀관계를 원했던, 그런 그녀를 아름답고 빛나게 했던 오쿠무라.
확실히 이 시대뿐만 아니라, 현재라고 해도 획기적인 연애담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된 이야기로는 미술가인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이야기이다. 멕시코인의 이야기였기에 접하기가 쉽지 않았기때문인 것같다.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였는데, 또 교통사고로 두 팔만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이 그림 그리기였고, 21살이나 연상인 디에고 리베라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디에고의 여성 편력이 만만치 않아서 서로를 죽도록 사랑하면서도 죽도록 미워하면서 그렇게 사랑을 완성시겼다.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두 명의 걸출한 멕시코 화가는 서로를 죽도록 연모하고 죽도록 미워하면서 그렇게 사랑을 완성시켰다. 그들에게 삶의 질곡과 분노, 질투, 치졸함은 그들이 나눈 사랑에 비해서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훗날 프리다 칼로의 그림에서 표현되듯이 프리다는 디에고였고, 디에고는 프리다였다. (P142)

이밖에도 몇 명의 연애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모두 정상적인 범주의 사랑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기야, 그렇기때문에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머리글에 나온 저자의 '본보기할 만한'이라는 문장에는 절대로 수긍을 할 수가 없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보면 비비안리처럼 히스테릭칼한 성격으로 상대방을 때론 질리게도 만들고, 흉악 살인범이었던 클라이드 배로우의 경우처럼 '히브리스토 필리아'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대로 사랑을 시작하거나,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준비하고 아름답게 잘 매듭짓게 하는 역할을 해 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런 이야기는 그들의 특이한 연애담으로 생각하고 재미있게 읽는 것으로 흡족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은 집착도 아니고,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도 안되고, 한때의 질투로 시작되어서도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은 불꽃처럼 타오르면, 쉽게 꺼질 수 밖에 없음을 이 책의 주인공들을 통해서 배웠을 것이다. 사랑은 잔잔한 바람처럼 그렇게 맞이해야 오래가고 색이 바래지지 않는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연애의 사생활'은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연애 이야기로 읽는다면 그것이 전부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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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백과사전 - 눈보라 속에 남겨진 이상한 연애노트
사라 에밀리 미아노 지음, 권경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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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백과사전'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많이 망설여지는 소설이다. '사라 에림리 미아노'의 장편소설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의 장르에서 생각하는 장편소설을 생각한다면 읽는데 많은 혼란이 생길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지금까지 보았던 장편소설의 구성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많은 혼란을 거듭하면서 읽어야만 했다. 특히, 출판사 소개글과 추천글을 먼저 읽고 접했기에 그런 혼돈이 더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눈과 관련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접한다면 독자들은 나처럼 좀 어리둥절하고 이 책속에 나오는 '눈'에 대한 백과사전적 의미들과 여기 저기에서 발췌된 내용의 글들의 연관성을 찾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을 일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사라 에밀리 미아노'는 1974년, 뉴욕 버팔로 출생이다. 2002년 첫 장편소설인 '눈에 대한 백과사전'의 발표로 '에즈라 파운드', 'T.S. 엘리웃'등과 같은 포스트 모던 계열의 작가의 전통을 잇는 작가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또한 두번 째 작품인 '렘브란트 반 라인'이라는 작품은 '눈에 대한 백과사전'보다 더 일찍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포스트 모던'계열의 문학작품이라는 사실이다.

혁신적이었으나 다소 보수적인 성향으로 대중과 유리되었던 모더니즘에서 탈피하여 20세기 후반에 개인의 개성과 자율성을 되찾고 다양성, 대중성을 중시하는 경향의 사조가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에서는 기존의 소설 형태를 부정하는 앙티로망(반소설)이 나왔고, 작품 속의 주요인물이 히어로(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안티히어로가 되는 경향을 보였다. -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 대한 설명(인터넷 검색 내용을 요약)
'포스트모더이즘 문학'에 대한 상식을 가지고 그 소설을 읽어나가야 이해가 더 쉽지 않을까 생각된다.
2000년 12월 12일. 폭설로 인해 고립된 뉴욕 버펄로 시 곳곳에서 사고가 이어지고, 한 남자가 교통사고로 즉사한다. 현장에서는 A부터 Z까지 알파벳순으로 눈에 대한 표제어들이 가득 수록된 노트 한 권이 발견된다. 백과사전식 노트의 내용은 Angel(천사), Blindness(설맹雪盲), Crystal(결정) 등 눈을 떠올렸을 때 자연스레 연상되는 단어들로 시작해 눈에 대한 과학적인 정의, 시詩, 희곡, 역사적인 명제나 고전에서 발췌한 눈에 관한 이야기, 환상과 신화까지를 넘나들고 있다.
그저 누군가 눈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가진 사람의 조금은 특별한 작업으로 여겨졌을 법한 이 노트는, 한 눈 밝은 작가이자 편집자의 손에 쥐어지면서 조금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차가운 눈에 빗댄 이 위대한 저술은 실은 노트의 주인이 차마 생전에 고백할 수 없었던 뜨겁고 절절한 사랑의 기록인 것이다.
작가인 사라 에밀리 미아노가 사라진 현장에서 발견된 노트의 목적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통해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맛볼 수 있는 동시에 눈처럼 희고 깨끗하며 순수한, 가슴 먹먹한 사랑의 연대기로 읽을 수 있는 매우 독특하고 실험적인 소설이다
(출판사 리뷰중에서)
 이 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출판사 리뷰를 인용했다. 이처럼 폭설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남자의 노트에 쓰여진 글들은 우리가 백과사전을 찾을 때처럼 알파벳 순으로 나열되어았다. A부터 z 까지, 모두 눈과 관련된 단어들이다. 
  

 
   
 사전의 의미를 찾아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어쩌면 그 중에는 "왜 눈과 관련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드는 단어들이 있을 것이다. 이 단어들과 얽힌 글은 출판사 리뷰에서처럼 '시, 노래, 전설, 연극 대본, 여러 문학작품인 고전들의 어느 한 부분을 발췌한 내용들, 크리스마스 시즌에 장식을 위한 게획, 성서의 내용, 주고 받은 편지글, 일기형식의 글.... 가장 이색적인 것은 사자(死者)검증조서도 있다.
그리고, 발췌한 문장의 끝에는 그 작품과 관련되어서 참조할 페이지가 기록되어 있고, 참조 페이지를 따라 가서 그 글의 내용에 관한 설명이나 작가의 설명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참고 문헌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네와 같은 미술가에서부터 엘리웃, 입센, 야훼.... 그리고 살인자까지 등장한다. 다소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한 눈 밝은 작가이자 편집자의 손에 쥐어지면서 조금은 다른 의밀를 가지게 된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백과사전의 어떤 부분을 써놓은 것같은 내용에서 눈과 관련이 있는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찾아 낸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작가인 사라 에밀리 미아노가 본인을 교통사고에서 사라진 작가로 설정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바로 아래와 같은 버팔로 경찰서의 사람 찾는 광고로 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나온 노트의 단어들을 읽어가면서 그곳에서 독자는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2월 27일
사랑하는 M
당신과 나는 얼음과 불입니다. 얼음은 환한 불꽃에 비쳐질 때 가장 멋지며, 불은 얼음의 렌즈에 반사될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함께 있으면 불은 얼음을 녹이고, 그다음 물은 필연적으로 불꽃을 꺼뜨리고 맙니다. 상호 아름다움에서부터 상호 파괴성이 자라납니다. 고의적이지도 계획적이지도 않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왜 시계는 거꾸로 돌지 못하며 왜 미칠듯한 열망은 계속되지 못할까요? 왜 우리는 꼭 어른이 되어야 할까요? 석양이 헌드레드 에이커숲을 부드럽게 넘어갈 때 그저 당신과 나, 티거와 푸우만 있는게 더 멋지지 않을까요? 왜 당신은 그렇게도 오만해야 합니까?     버터플라이
   (P108)


7월 7일
친애하는 버터플라이
당신이 허락하든 말든. 나는 다정하면서도 불안정한 당신에게 내 행복과 당신의 행복 모두를 맡기겠습니다. 당신이 내 마음을 모른척하며 호응해주지 않아도, 나는 당신과 내가 함께 창조할 수도 있었던 인생을 반영하는 아름다운 예술작품들을 홀로 만들겁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당신과 함께 그 작품을 창조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그리고 그런 믿음이 당신을 돌아오게 하는 것은 물론 받기 어려운 기적을 통해서 우리의 사랑을 이루리라 믿습니다.   모스
  (P123~124)


엄마는 내게 너무 많은 걸 털어놓았다. 엄마가 그녀만의 작은 세계로 나를 들어오게 허락한 지금, 나는 깨달았다.  엄마와 내가 손을 뻗어 그 모든 세월을 껴안음으로써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나는 그 진실을 일별한 다음 닫혀 있는 또 다른 문의 뒤편을 알게 되었다. 엄마의 가슴 속 깊은 어딘가에 숨겨진 그 문에는 내가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누구에게도 말해지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
(우루)를 보라.       M 구에리리, 로드아일랜드
(P342참조)     (P324~325)

바로 포스트모던 계열의 문학은 이렇게 어떤 이야기 내용이나 결말을 보여주기 보다는 미완의 이야기에서 독자들 스스로 결말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을 한 편의 장편소설이라기 보다는 눈과 관련이 있는 짧은 글들의 모음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모음들속에서 백과사전적 지식도 덩달아 얻어 가면서....
한 번의 읽기로는 좀처럼 이야기의 가닥이 잡히지가 않아서 끝까지 읽은 후에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차근차근 다시 한 번 읽어 나가는 것이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많이 쏟아지는 책들의 홍수속에서 조금은 색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실험적 소설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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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젝스키스 4집
젝스키스 노래 / 포이보스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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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이돌 그룹의 음반을 구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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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lm - Episode 1
더 필름 (The Film) 노래 / 열린음악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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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이자 작곡가인 the film의 세번 째 앨범이다. 그는 2001년 KBS가요 동상, 2001년 제 13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 템포의 발라드곡인 1번 트랙의 ’두근두근’은 2번 트랙의 ’아직도 두근두근’보다는 약간 경쾌한 느낌이 나는 곡이기도 하고 더 나중에 만든 곡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두근두근’이 좀더 진심이 담겨 있는 것같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더 반응이 좋다.

 

'아직도 두근두근’에는 (After 3years)라는 글이 함께 쓰여 있는 것처럼 그가 오랫동안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3년후에 쓴 곡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연인과의 첨 만남에서 느끼던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의 소리가 그대로 표현된 곡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감이 가는 곡이다. 
제4트랙의 곡인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는 얼마전 출간된 그의 감성 에세이인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의 ost 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오랜만에 앨범과 에세이를 들고 우리곁에 나온 ’the film’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중독성이 강한 앨범이 바로 ’두근두근’이다. 




두근두근(제1트랙곡 중에서)
두근두근 - 두근두근 -
바보처럼 내 맘을 들켜 버렸네
심장이 뛰나봐
가슴이 떨려오나봐
그대 앞에만 서면 난 두근두근

하나 (5트랙곡 중에서)
하나
너에게 원하는 게 있어
오래 전에 지나간 일이지만
함께 했던 처음이 믿어지지 않았듯이
이제 마지막 얘기를 하고 싶어.

잘 지내렴 내 인연이 아니라면
잘 지내렴 부디 행복하게 살아
혹시라도 한밤에 아프지는 말아
그리고 나보다 훨씬 더 어울리는 사람 꼭 만나야 해

사랑후의 마음이라면 한 번 ’더 필름’의 3집을 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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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임영태 지음 / 뿔(웅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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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심사를 맡으셨던 분들의 심사평이 전체적으로 잔잔하면서도 덤덤하지만 뿌리칠 수 없는 이끌림이 있는 휴머니티가 느껴지는 따뜻하고 좋은 소설이라는 평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내나름대로 정리해 본 글) 특히, 작가 공지영,정이현,이순원, 김원우 그리고 번역가인 김석원,문학평론가인 김윤식 까지 각 분야의 내놓으라는 분들의 평이었다.



작품은 대필작가의 일상이 너무 평범하고 일상적이며 무미건조하게 전개된다. 아침과 점심 중간에 라면을 먹기도 하고, 맛있는 동태찌개집을 가기도하고, 대필을 부탁하는 사람들과 전화를 주고 받기도 하고...... 그런데, 대필작가의 일상이기에 대필작업을 통한 작품을 쓰는 과정의 이야기가 엿보인다. 단어선택의 신중성에서부터, 대필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이야기까지 대필작가의 세계가 얼핏 보인다. 대필작업을 하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그만의 인생과 가치관이 숨쉬고 있다.

'대필은 내가 만족스러운 글이 아니라 상대가 만족할 글을 써 주는 일이다.'(p11)

'세상은 하루에 두 번씩 거리의 색채를 바꾼다. 해가 뜰 때보다 질 때가 갑작스럽고, 더 슬프다. 몰락이라는 단어는 석양에서 왔을 것이다. '(p11)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복없는 담담한(정이현 작가의 표현처럼 '덤덤한'이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목소리로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같은 이야기들이다. 삶이 그를 어쩌면 약간은 어눌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삶의 흐름에 그저 순응하면서 술에 술탄듯, 물에 물탄듯한 생활인으로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한때는 여기 저기 출판사일을 하다가 귀농까지 하기도 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대결하지 말자. 나에게 있는 것만 가지고 살자.(p112)
어쩌면 '폴오스터'가 젊은 날의 자신의 자전적이야기를 담았던 '빵굽는 타자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돈벌이를 위해서 번역, 서평, 닥치는대로 글쓰기를 했던 이야기를 닮은 듯도 하지만, 또 그와는 다른 새롭고 특이한 설정들이 이 작품에는 숨어 있다.
심사위원이었던 작가 공지영의 말처럼  책장을 넘길수록 책속에 빠져드는 마력이 이 책에는 숨어있다.
그의 실제 거주지이기도 했던 동교동, 서교동, 연남동에 이르는 곳의 풍경의 섬세한 묘사는 그 거리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섬세한 거창하게 치장을 하지는 않았지만 섬세하게 다가오는 심리묘사가 너무 담담한 글들로 쓰여져서 읽을수록 마음이 더 아파오는 그런 이야기이다.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 진돗개라고 믿었던 태인이와의 이야기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책을 놓을 수가 없게 만든다. 작품세계로 자꾸 자꾸 빨려 들어간다. 힘있게 빨려들어 오도록 하지도 않는데,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나의 눈시울에서는 눈물 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너무도 외롭고 쓸쓸하고 어쩌면 세상을 향해 한 번도 큰소리쳐 보지 못한 힘겨운 삶의 모습이었지만 그에게는 그만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깨달음이 있는 것이다.
무심코 발견한 죽은 아내가 서각으로 새겨놓은 문패....
'아내의 서랍에서 문패를 발견했다. 아홉 번 째 집 두 번 째 대문. 무슨 뜻일까 (p93)
왜 아내가 이런 문패를 새겨 놓았는지 '아홉 번 째'까지는 힌트가 있지만 '두 번 째 대문'의 은유는 독자들이 찾아야 할 숙제인 것이다.
아내가 다시 말했다."주는 쪽은 자기가 주는 게 무엇인지 몰라요, 받는 이가 알아요." "준 게 없는데?" " 당신이 준 건 태인이가 알겠지요" 순간, 아내를 처음 만난 날부터 함께 살아온 날들이 눈앞에 슬라이드처럼 지나갔다. '아내는 나에게 받은 게 있을까'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어느 회사의 사보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 시에는 내가 그때껏 어느 시에서도 보지 못한 놀라운 대범함이 있었다. 인생의 가장 고독한 지점에 남기는 한 마디 자기 목소리, 거기에서 오는 간결한 대범이었다. (p185)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업다고 생각되기에 더 마음이 아픈 그런 사랑.
그래서 혼자 남겨진 사람에게 더 가혹하고 외로운 것이 인생이 아닐까? 비록 먼저 다른 세상으로 떠났지만 아내의 마음은 참 예쁘다. 그래서 그의 모습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일까?
아내 생각이 나면 나는 새벽에 거리로 나간다. 깊이 잠들어 있는 거리를 혼자 걷는다. 마음은 슬픈데 쓸쓸하지는 않다. 그날, 모든 것이 좋았다. 꿈결같기만 한 그날 새벽거리.바람도,가로수도, 불 꺼진 창들도,모든 것이 정갈했었다. 그래서 기억은 쓸쓸하지 않다. 새벽 거리를 걷고 있으면 아내를 느낀다. (p191)
이 작품의 특징이라면, 주인공의 삶속에는 '산자와 죽은자'가 함께 공존한다. '일상과 환상'이 함께 존재한다. 꿈인듯하지만 현실일 수도 있고, 환상인듯하지만 일상일수도 있다. 대필작가의 삶이 그렇듯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타인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꾸며서 의뢰인에게 써준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그 과정에서도 자신만의 가치관이 존재한다. 어떤 일에 대한 자신의 뚜렷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너무 강하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할 정도로....
그리고, 너무 덤덤한 일상이지만, 그속에는 추억과 같은 환상이 존재한다. 일상에서는 외롭고 쓸쓸하고 힘겹지만, 환상속에서 죽은 자들을 만나고, 죽은 아내를 만나고, 명품인듯했지만 결코 진짜 진돗개가 아니었기에 더 진돗개처럼 활동하려고 했던 태인이가 있는 것이고, 대필 의뢰인이었던 장자익 노인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에게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 그 이상의 큰 힘이 되기에 마음은 슬픈데, 쓸쓸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여기에 또 한 가지의 첨가한다. 주인공이 현재와 과거를 수시로 넘나들면서 생각하고 느끼는 과정을 아주 자연스럽게 써내려간다. 현재에서본 과거의 모습들. 그속에서도 환상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과거속에서 일상의 깨달음을 느낀다.
그에게는 우연과 운명이 또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을까?
모든 우연은 하나의 징조이다. 눈 앞에 다가온 운명이다. (...) 하지만 우연은 의식되는 순간 우연으로 그친다.(...) 우연을 운명으로 의식하는 순간 운명은 바뀐다. 안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른 것이 시작된다. (...) 운명도 '모르는 것'의 다른 이름이다. 아는 건, 안다는 그것으로 인해 운명이 아니다. (p203)
알듯 모를듯, 이렇게 그의 인생에는 우연과 운명이 드나든다.
평범한 것같지만 그렇지 않은 대필작가의 일상속의 이야기에서 대필작가의 작품구성과정을 엿볼 수도 있고, 이것이 작가 자신의 문학과 작품활동에 접근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느껴본다. 그리고, 죽은자(아내, 장자익노인, 진돗개 태인)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에 움츠리고 있는 생각들을 끌어내는 이야기의 틀이 참 특색있게 생각된다. 우연과 운명, 죽은자와 산자, 현재와 과거, 일상과 환상이 공존하는 가운데, 주인공의 일상은 가난하고 쓸쓸하지만 마음은 소박하고 따뜻한 사랑이 감추어져 있다. 그의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줄 유기견 몽이의 마지막 등장이 사랑의 메신저같다는 생각이 든다.


울면서 걸어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작가의 말중에서)
작가의 이말이 뇌리를 스쳐간다.
사람은 충분히 사랑하지 못해서 외롭다.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1992년에 <문화일보>를 통해서 등단하였지만 그동안 생계를 위해서 대필작가의 길을 걸어 왔는데, '아홉 번 째 집, 두번 째 대문'을 통해서 제1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이라는 큰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으니 앞으로 자신의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길이 활짝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 독자의 생각일 것이다.
아주 독특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순식간에 읽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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