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 사랑을 품다 - 윤후명 문학 그림집
윤후명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거제도는 아름다운 풍광을 가지고 있다. 내가 찾았던 계절은 언제나 여름으로 가고 있는 때여서 피고진 동백꽃들 속에서 철지나 몇 송이 피어 있는 동백꽃이 쓸쓸하게 느껴지는 그런 때였다.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면서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을 하곤했다. 언젠가 이탈리아 여행중에 비가 와서 카프리섬을 가지 못하게 되자 일행중의 한 사람이 카프리섬보다 거제도의 해금강이 더 아름답다고 해서 위안을 받기도 했었다. 나에게 거제도는 언제든지 달려가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싶은 그런 곳이다.
거제도 장승포항에서 남동쪽으로 5km, 배로 20분이면 가는 섬. 그러나 배로 가는 섬은 시간관념과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자연현상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까. 지심도 (只心島). 하늘에서 내려다 본 형상이 마음을 닮아서 지심도란다.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동백섬이라고도 한단다.
작가 윤후명은 지심도와 1983년 특별한 인연을 맺은 후에 그 섬을 '사랑을 품은 섬'이라고 지칭한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섬.

다만 지(只), 마음 심(心) .... 다만 마음뿐이라는 이름처럼 순수한 마음만 간직하고 찾는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다. (p 6~7)
지심도를 사랑하는  작가 윤후명이 2009년 7/15~8/17에 열린 '사랑이 이루어지는 섬, 지심도 展의 일환으로 펴낸 책이 바로 '지심도 사랑을 품다'이다. 
  윤후명은 1967년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지만,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에도 당선되어 시인과 소설가로 활동하는 작가이기에, 그의 소설은 시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주제는 아름다운 섬, 거제도/지심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주제를 가진 시(15편), 동화(2편), 소설(2편), 에세이 (1편)을 모아 놓았으니,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화가들의 그림이 곁들여지니, 정말 아름다운 지심도를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모든 글과 모든 그림의 공통점은 지심도, 사랑으로 함축되는 것이다.
  특히, 김해성 화백의 '지심도'를 비롯한 그림들은 파스텔톤의 환상적인 그림이다.
동백섬이라는 지심도는 윤후명 작가에게는 어떤 상징물들로 대변될까?
그는 이 책에 수록된 단편소설 '팔색조'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지심도에서 팔색조를 처음 알게 되고, 또한 단편소설 '섬'에서 또 이야기하듯이 옛 거제도 포로수용소 언덕을 가득 메운 '엉겅퀴'를 보고 지심도를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작가에서 지심도는 '팔색조'와 '엉겅퀴'로 상징되는 곳이며, 그래서 거제도는 작가에게 새롭고 뜻깊은 섬이 되는 것이다.
 
팔색조와 엉겅퀴는 내게 와서 내 것이 되었으며, 다시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래서 거제도와 지심도는 내게 뜻깊은 섬이다. 새와 꽃이 내 글의 현재 진행형으로 나타날 수 있는 까닭이다. 거제도에 체류하는 동안 발견한 작은 섬 '지심도'는 잊을 수 없는 섬이다. 그리하여 오늘까지 그것은 나에게 사랑의 발견과 확인과 재생의 뜻을 일깨어준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을 아로새겨주는 살아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엉겅퀴는 작가에게는 이름따로, 꽃따로의 꽃이었지만,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엉겅퀴에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꽃으로 작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책이 시, 동화, 소설, 에세이, 그림까지 모두 거제도와 지심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마주친 단상들이 글로, 그림으로 화한 것이다. 그곳에서의 사람들과의 소박한 만남, 그리고, 그곳의 아름다운 풍광들이 작가 자신의 '나만의 섬'이라는 믿음으로 그의 글의 배경이 된 것이다.
섬에는 몇 채의 집이 산비탈의 동백 숲 속에 숨어 있었다. 어쩌다가 집안까지 날아 들어오기도 한다고 했다. 그 빛깔이 무지갯빛이어서 팔색조라고 이름 지어졌다는 것이었다. 하늘을 가린 동백 숲 속에 날아드는 아름다운 새. 그 새는 사랑을 어떠헤 노래하는 것일까. 나는 신비한 새를 형상화하겠다는 뜻에 사로잡혔다. 그림으로써 '새의 뜻에 사로잡힌 나'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그 섬을 '나의 섬으로만 품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바닷가 길 모충이에서 문득 목격한 엉겅퀴꽃이 이제까지의 흔한 엉겅퀴들 속에서 전혀 새로운 엉겅퀴꽃이었듯이. 거제도는 내게 새로운 뜻의 섬이었다. 나는 지심돌ㄹ '발견한 이래 내 사랑은 그 곳에서 이루어져야만 완성될 수 있다는 믿음을 키웠다. 그러나 사랑이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섬으로 갈 날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섬에서만이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은 절대적이었다. (p191)
마지막에 실린 에세이를 통해서는 '윤후명, 그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모두 답변해주는 솔직한 글들이 윤후명 작가 자신의 삶과 문학세계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그의 그림 몇 점까지 함께 하니, 독자들은 윤후명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적이 드물던 지심도가 2008년에 '휴양하기 좋은 섬 베스트30'으로 발표가 되어서 사람들도 북적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은 이 섬을 너무도 사랑하는 작가만의 기우는 아닐 것같다.
나는, 이 아름다운 섬. 마음을 꼭 닮았다는 지심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마음만을 한가득 담아 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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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시간
리처드 도이치 지음, 남명성 옮김 / 시작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참 독특한 내용의 소설이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것도 단 한 번이 아닌 12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데, 인생 전체에 걸쳐서 12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12시간안에. 마지막순간까지 13시간에 걸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빚어지는 극한 상황에서 운명을 되돌려야만 한다.
그것도 죽음이라는. 아니 처음엔 자신의 아내만을 살려내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깊숙이 빠져들다보니, 주인공 닉이 살려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아내와 비행기 추락사고로 희생된 212명의 생명인 것이다.
이렇게 특색있는 내용의 글을 쓴 작가는 '리처드 로이치'이다. 그는 프로필까지 휘황찬란하다. 그의 프로필을 하나 하나 끄집어 내본다. 철인 3종경기, 스키, 스쿠버 다이빙,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다리절벽 자유낙하. 그리고 인정받는 뮤지션으로 피아노 연주와 작곡까지. 그리고 TV등 매체 광고 작업,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부동산 회사 3~4개를 소유하고 있으며, 투자회사 경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작품활동으로는 첫소설 '천국의 도둑들'(2006), 두번째 소설은 '믿음의 도둑들' (2007), 그리고 바로 2010년에 3번째 작품인 '열세번째 시간'이 발표되었고, 2011년에는 영화개봉 예정이란다.  이쯤되면, 그의 인생이 얼마나 스릴넘치는 인생이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져지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또 한 번 독특한 목차.
 
목차는 12장(7월 28일 밤 9시)부터 시작하여, 11장, 10장(오후 7시2분)..... 1장(오전 10시), 그리고 13장(7월 28일 밤 10시)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이 뭔 소리냐고요?

작가도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에게 보내는 작가의 말에서

다음 페이지에는 12장이 먼저 나오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 책의 차례는 거꾸로 되어 있으며, 끝까지 읽으면 왜 그렇게 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첫 페이지에서)


그러니까 이야기는 7/28일 밤 9시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닉은 사랑하는 아내 메리와 계획적인 인생의 목표를 향하여 착실하게 살아오면서 좋은 집을 마련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런 계획들때문에 아직까지 자녀를 두지 못한 것을 뺀다면....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퇴근한 아내가 집에서 총격을 받아 살해되어 비참한 모습으로 닉 앞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닉에게 악몽의 전주곡이고, 앞으로의 모든 행복을 앗아가 버리는 것이다. 또한, 그날 오후에 이 지방에 비행기 추락사고까지 있어서 212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 그런데, 출동한 형사는 살인 용의자로 닉을 지목한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닉앞에 나타난 사람. 편지와 함께 금시계를 준다. 거꾸로 가는 시계를....
당신은 오늘 저녁 8시에 있던 장소에 있으며, 그 시간을 다시 살게 됩니다. 하지만 원하는 대로 과거와 달리 사 수도 있습니다. 전에 오른쪽으로 간 곳에서 왼쪽으로 가고, 싫다고 말한 대목에서 좋다고 말해도 됩니다. 아무도 차이를 알지 못할 것이며 다른 사람은 이런 현상을 경험하지 못할 겁니다. 당신은 원하는대로 선택해서 이미 경험한 미래를 바꿀 수 있스니다. 닉, 당신은 선물을 받은 겁니다. 당신의 인생 가운데 12시간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선물말입니다. (...) 그저 매시간 정각이 되면 당신은 정확하게 2시간 전에 있었던 장소로 이동할 것이며, 그 시간을 다시 살게 될 거라는 말이면 충분합니다. (P63)
한 걸음 나아가고 두 걸음 물러서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정확히 12번 반복될 것입니다. 오늘 오전 10시까지 되돌아 가면 더도 덜도 없이 끝나게 되는 것이다.
아내의 살인을 막기위해서는 살인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매시간 주어진 1시간안에서 그 단서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되돌린 시간들이 반드시 좋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닉의 행동이 메리에게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고, 독자들이 생각하듯 운명의 결론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막을 방법은 그다지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다.
훌륭한 이기적인 우리의 행동 하나 하나가 미래에 어떤 결과를 빚을지 누가 말할 수 있겠어 (P266)
이 책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참 독특하다. 2시간이라는 간격을 두고 끝나면 다시 2시간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1시간을 자신이 그때 있었던 공간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 작은 시간내에도 결론을 알지만 바꿀 수 없는 운명.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면서 아내를 구하려는 닉은 그 과정에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그리고 그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런 깨달음은 폴 형제에게는 더 큰 깨달음으로 다가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고, 그 관계는 자르거나 파괴할 수 없는 것.... 진정한 나의 모습을 아는 존재가 가족이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허울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것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 우리의 허약한 자아와 실수를 가족은 알고 있었다. (P433)
남들앞에서는 내 자신이 허울로 드러나는 모습일지언정, 가족에게는 나의 모든 결점과 허물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도 그것을 껴안아 줄 수 있는 것이 가족인 것이다.
그런데, 운명을 바꾸는 것이 이렇듯 힘들기도 하지만, 거꾸로 가는 금시계를 가질 수 있는 능력과 성품을 가진 사람도 그리 흔치 않을 수도 있다. 뻔히 보이는 결론을 알고 그것을 역이용하여 불로소득을 얻거나, 나쁜 방향으로 이용할 수도 있기에, 가장 위험한 금시계이고, 현실에서는 그 존재가 없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탐욕에서 시작된 도난사건이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오고, 메리의 생명까지 앗아가지만, 닉은 이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각 장마다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인간의 탐욕이 어디까지인지를 새삼 느끼게도 해준다.
이 소설은 정말로 특이한 내용과 함께 짜임을 가지고 있다. 잘 짜여진 스릴러와 SF가 뒤섞인 독특한 소설이다. 시낙의 순서가 거꾸로 간다는. 그것도 12번씩이나. 이것 역시 독특한 장치가 아닐 수 없다. 이야기의 내용이 각 장마다 많이 다르지 않고 약간씩 다르게 구성되는데도 이 소설의 속도감은 아주 빠르고 추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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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유사 - 조선왕조실록에서 다루지 못한 진짜 조선이야기 박영수의 생생 우리 역사 시리즈 2
박영수 지음 / 살림Friends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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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박영수'는 이미 '청소년을 위한 고려유사'를 펴낸 적이 있기에 '조선유사는 그 책의 후속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초등학생부터 일반인에게 이르기까지 모두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게 써졌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기에 역사서, 역사에 얽힌 뒷 이야기들, 역사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읽어왔기에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이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어떤 역사책속에서 한 번 쯤은 읽었던 내용들이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묶어 놓으니 읽는 재미가 새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에서 '대동기문'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헌을 참고로 하여 학생들이 역사책속에서 읽지 못했던 그런 이야기를 찾아서 썼다. 
 
                                                           

조선 전기, 중기, 후기의 시대순으로 나누어서 인물중심으로 그들의 일화를 꼭지별로 실었다. 그리고 특색이 있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본문의 일화중에서 어떤 한 주제를 정해서 그 주제를 따로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매월당 김시습은 세종조에서 성종조에 이르기 살았던 조선 전기의 문인이란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는 태어난지 8개월만에 문장을 암기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단종의 폐위를 계기로 생육신으로 깊은 산속에서 은둔생활을 하면서 살았다. 그 결과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썼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본문에서는 '꿈꾸며 살다 간 매월당 김시습'이라는 내용으로 그의 일생에 걸친 일화를 소개한다. 재주는 있으나 때를 잘못 만난 그의 일화들을. 그리고 문화이야기로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라는 주제로 금오신화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문화는 역사의 덩어리요. 역사는 문화의 근원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문화는 역사의 열매요, 역사는 문화의 뿌리다 (머리글중에서)

  남이장군의 일화를 소개한 후에 문화이야기에서는 무속 신앙에서 최영장군신, 남이장군신 등, 장군신이 많은 이야기들을 읽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흥미롭고 재미있는 역사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무심코 쓰는 단어들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가 있다. '흥청망청' '영문을 모른다.' '안성맞춤' 등. 우리의 단어들에 얽힌 옛이야기를 안다면 그 단어의 쓰임도 올바르게 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함께 든다.
일반인들이 읽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역사 교과서밖의 이야기들이지만, 여기에 읽는 중간 중간에 흥미가 더욱 생길 수 있도록 만화형식의 삽화까지 첨부되어 있으니 정말로 읽으면서 지루한 줄 모르게 된다.

우리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 왔으며, 또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비록 조선시대의 야사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이야기속에는 역사의 큰 줄기가 흐르고 있음을 감지하게 되기때문이다.
역사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읽어도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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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 봐 사각사각 책읽기 2단계 시리즈 19
다이언 셸던 지음, 장미란 옮김, 엘라 오크스테드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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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소원을 말해봐 ♬"
소녀시대의 노래처럼 경쾌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의 그림책이다.

나는 어른인데도 누가 나에게 소원을 말해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어떤 소원을 이야기할까.....

모나는 엄마와 함께 백화점으로 할아버지 생신 선물을 사러간다. 모나는 너무도 사고싶은 물건들이 많은데, 엄마는 없단다. 그리고, 간 중고품가게에서 주인 할머니가 준 초승달 목걸이. 집에 와서 보니 친구들의 목걸이처럼 아롱다롱 무지갯빛이 나지도 않는 볼품없는 목걸이. 이상한 목걸이는 목에 건 후에 빠지지를 않는다. 가게 할머니가 "앞으로 뭐든 함부로 갖고 싶다고 해서는 안됟다; 말하면 바로 얻게 될 테니까." 라고 말했던 그 목걸이. 과연, 이 목걸이를 목에 걸게 된 모나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그림책을 쓴 다이언 셸던은 소설가, 유머작가인데 어린이책도 쓴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인 엘라 오크스테드는 노르웨이 출신으로 위의 그림처럼 특색있는 캐릭터의 그림을 그린다. 조금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주풍이 아닌 주근깨 투성이의 어눌해 보이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더 정겹게 느껴진다.


이 책은 단계별, 수준별 읽기 능력 향상 프로젝트! 로 출판된 책이며, 애벌레가 사과를 갉아 먹듯이 천천히, 조금씩 글 읽는 즐거움을 들이는 사각사각 책읽기 시리즈! 이 시리즈는 총 3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책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며, 2단계는 국어 공부를 막 시작한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사회성을 높이고, 어휘력을 향상시킨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고학년 읽기책으로 들어가기 전 단계로 글 읽는 속도를 높이고, 주제를 파악하고, 표현력을 기르는 책들로 구성했다.

 
 
프로젝트 19번째 시리즈에 해당하는 '소원을 말해봐'는 어린이들이 갖고 싶은 모든 것을 갖게 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행복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어린이들 스스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보이는 것마다 갖고 싶고, 먹고 싶은 어린이들에게 소비와 사치, 그리고 욕심 등에 대한 생각도 하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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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 오고 있는 소설이기에 관심이 가는 소설이었다. 더군다나 책 제목과 표지에서 느껴지는 단상들이 아주 복잡하다고나 할까. 벨라스케스가 그린 '왕녀 마르가리타'를 보고 프랑스 작곡가가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이다. 이 책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벨라스케스의 작품중의 '왕녀 마르가리타'는 연작으로 책표지의 그림은 '마르가리타 왕녀와 시녀들'이다. 그리고, 그림 역시 책표지에는 짤린 부분들이 있다. 벨라스케스가 마르가리타를 화폭에 담는 모습을 보려고 정면으로 들어서는 순간을 그린 그림으로 왕 내외의 모습은 그리지 않았지만, 왼쪽으로 벨라스케스 자신이 화폭에 그림을 그리다가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과 뒷 문을 통해 나가려던 사람이 왕의 등장으로 멈칫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재미있는 것은 분명히 왕녀 마르가리타가 주인공임에도 아주 뚱뚱하고 못 생긴 (누가 보아도 못 생겼다고 느끼는) 시녀가 더 앞에 크게 부각되어서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이 그림을 보면 그 시녀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못 생긴 여자. 그녀들이 세상에서 당하는 멸시. 차별대우. 바로 그런 여자가 이 소설속에 있다. 그녀는 자신을 '세상이 만들어낸 장애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서 부터 못생겼기에 친구조차 없었던. 그녀가 가장 먼저 들었던 최초의 말은 '야, 이 못난아'였고, 그의 별명은 메주, 미친 메주, 호박, 돼지, 괴물, 산돼지... 못 생겼기에 열심히 공부했지만, 취업은 예쁘고 날씬한 아이가 차지하게 되고,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실력보다는 외모가 우선이라는 기정사실.
이렇게 못 생겼기에 언제나 세상에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그런 못 생긴 여자도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녀는 어떻게 할까? 사랑이 다가오기에 그녀가 느꼈던 감정들. 그것은 나중에 두껍고 긴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진다.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숨김없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 사람들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다는 사실. 누구도 날 사랑해 주지 않는 거란 절망감.... (p274)
저는 세상 모든 여자들과 달리 자신의 어두운 면만을 내보이고 돌괴 있는 '달'입니다. 스스로를 돌려 밝은 면을 내보이고 싶어도... 돌지마, 돌면 더 이상해....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는 달인 것 입니다. (p283)
이런 못 생긴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 남자. 그는 아픈 가정사를 가졌다. 19살 그에게 세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언젠가는 말을 세우고 자신이 달려온 쪽을 바라는 것이 인생이다. 인간에겐 결국 영혼이 필요하고 영혼은 인디언만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것이기 때문이다. (p40)
19 살, 세상이 부럽지도 부끄럽지도 않은 나이라고 하는 그 나이의 그.
그리고, 또 한 남자. 어머니의 자살로 아픈 마음을 가졌지만 그래도 밝은 듯 보이는 요한.
서로를 간호하는 느낌으로 걸어가던 길고 긴 골목도 잊을 수 없다. 인간의 골목. 그저 인생이란 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 불과한 인간들의 골목.... 모든 인간은 투병중이며. 그래서 누군가 간호하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그리고, 골목의 끝에서... (214)
요한은 '세상은 거대한 고아원'이라고 생각한다. 존 레논의 딸기밭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며, 결국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거짓이라고 믿는다.
이 세 사람이 꾸며 나가는 사랑이야기. 벨라스케스의 화폭속의 시녀처럼 그들은 가혹한 세상앞에 들러리 선 시녀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그림속의 시녀가 공주보다 더 크게 부각되었듯이. 그들도 인생의 아픔을 거치기는 하지만 그들만의 인생이 있고, 사랑이 있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말기
이것이 의미하는 모든 것을 이 소설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결코 가혹한 세상앞에 왕녀의 들러리가 아닌, 인생에 있어서 내가 곧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그런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다음의 문장을 곱씹으면서, 20살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를 읽은 감상을 끝내려 한다.
어둠속에서 결국 나는 살아 있는 왕녀를 위한 왈츠가 아닌,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로서의 내삶을 직시한다.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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