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어도 좋아
김진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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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분위기있는 책이다. 여행 관련 서적들이 많은 사진들과 자신의 여행담을 진솔하게 담고 있기에 부담없이 쉽게 읽히는 것이다. '바람이 되어도 좋아'도 역시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저자인 '김진아'는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연구원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첫 번째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도 세상의 땅위에 서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그런데, 서른의 문턱에서 두 번째로 사표를 내고 세상의 끝 남극에 섰다.
  보통사람들은 꿈조차 꾸어 보지 않는 남극대륙의 남극점에 가게 된 이유는 "그냥"이라고 표현한다. 물론, "그냥"은 아니었다. 사표를 내고 남미를 가기 위해서 들른 여행사에서 정보를 접하고 남극점에 가기로 결심을 한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용감한 선택이지만, 그녀는 조금 다른 길 일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하늘의 별보다 많은 생, 그보다 좀더 많은 삶의 길위에서 조금 다른 길을 걸어보기로..... (p6)
그녀는 서른을 앞둔 시점에서 자신이 남극을 가는 것은 앞으로의 자신의 삶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 였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남극대륙의 남극점에 스키를 타고 도달한 일반인으로서는 최초의 한국 여성인 것이다. (2007/1.21)
 
30 살이 되던 해 인생의 쉼표를 찍었다. (...) 낯선 땅위에 집을 지은지 어느덧 3년 (저자 소개글 중에서)
서른보다는 스물 + 10살을 꿈꾼다. (p4)

  서른 살이 되어 본 사람들은 '서른'이 갖는 의미를 아마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조금은 두려워지는 '서른'을 '스물+ 10살'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니 얼마나 낭만적표현인가?
이렇듯, 이 책은 특별한 곳의 탐험이라는 것이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여행에세이 속에 'interview myself'를 통해 여행과 인생에 대한 단상들도 담아내고 있다. 그밖에도 그녀가 여행한 곳들은 인도, 인더스, 히말라야. 그곳에서 '오래된 미래'라는 책에 나오는 라디크를 여행한다. 이미 '오래된 미래'에서 예고했듯이 이곳은 크고 작은 여행사가 100 여개가 들어서 있을 정도로 태초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 가고 있다. 그리고 여성 산악인 오은선 대장을 따라서  k2 등정을 도와주기고 하고,네팔의 포카라와 안나푸르나 품의 아름다움도 만끽해 본다.
아르헨티나의 안데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비우고 순례자의 발자취를 따라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걷고 걷는 산티아고까지.
산티아고 - 나를 만나러 가는 길 모두가 순례자이며 모두가 여행자인 길 그저 삶의 무게만큼 지고 걷는 길 (p291)

 
  나는 여행관련 서적을 읽을 때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삶의 전부가 되다시피한 여행작가들의 이야기속에서 그들이 자연을 항상 접하고 살아서 그런지 여유롭고, 마음이 푸근함을 느끼곤 하는데, '김진아' 작가도 마찬가지로 글 속에 여유로움과 긍정적인 마음이 수북하게 담겨져 있다. 그녀가 추구하는 바가 바로 "느리게 걷기, 가볍게 웃기, 따뜻해지기" 이다.
이 3 문장이 바로 그녀의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며, 이 책의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푸근해지고 싶을 때에... 그리고, 일탈을 꿈꾸고 싶을 때에 여행관련 서적을 읽는 것이 나의 독서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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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 - 한국 대표작가 스무 명이 쓰는 개인 가족사, 그 감동과 추억
박완서.안도현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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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한때는 함께 웃었고, 함께 울었고, 힘들고 지칠때에 옆에 있어 주었고, 기쁠때에도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었기에 서로가 서로를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지도 모를다. 그러나, 가장 익숙하고 가장 잘 알고 있는 존재들이기에 가장 쉽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가족을 생각하면 그 마음만으로도 가슴이 저려 오는지도 모르겠다.
한국 문단의 10분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가족이야기. 훈훈하고 푸근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도 있다. 남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폭력에 관한 이야기, 또는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들에게는 힘겨운 생활의 일부분이었을 것이며, 오래도록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기에 누군가에게 꺼내 보이기 싫은 이야기들일텐지만 그래도 진솔한 마음을 담아서 들려주고 있다.
이런 가족의 이야기들의 종착역은 자신이 어떤 경우에 처해 있었던 이야기들이건만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 고마움, 감사의 마음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듯 가족에 대한 고마움의 추억들이 현대의 젊은이들에게는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학교 교육을 보충하기 위해서, 특기 교육을 받기위해서 학원으로, 밖으로 내몰렸던 젊은이들. 저녁식사 한끼 단란하게 온식구가 모여서 먹기 조차 힘들었던 그런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는 가족을 기억할만한 이야기조차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들이 어린날의 추억속에 떠오르는 가족의 이야기들에서 가족들에 고마움이 스며 나오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출간되는 책들이 작가의 글과 함께 잘 찍은 분위기있는 사진들이 함깨 하는데 반하여 이 책의 사진들은 빛바랜 앨범속의 추억이 깃든 사진처럼 다가오기에 더욱 정겨움이 느껴지는 책이다.
 
  가족, 그들은 우리에겐 언제나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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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백과사전 - 광수의 뿔난 생각
박광수 글.그림 / 홍익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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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의 뿔난 생각'이 부제란다. 악마의 백과사전이니, 백과사전을 쓴 광수는 뿔이 났을 것이고, 뿔난 광수의 생각이니까 '광수의 뿔난 생각'이겠지....
그러나, 귀엽고, 엉뚱하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현실에서 느낀 것들을 잘 표혀나는 악마인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 사전을 잘 찾아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때론, 맞춤법이나 그 뜻을 내가 적당하게 잘 사용하는 것인가 의심스러울 때에 간편하게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사전의 의미를 알아 보는 경우가 있다. 그때 느끼는 느낌들이 아주 보편적이고 포괄적이고 객관적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런 사전적 의미에 반기를 들고 광수만의 사전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읽다보면 광수만의 사전이 아닌 나도 그 내용에 공감이 가는 그런 의미인 것이다. 그리고, 광수의 뿔난 사전적 의미는 위트가 있고, 우리들 현실속의 삶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렇듯 '광수생각'으로 한껏 주가를 올리던 광수는 이번에도 광수 특유의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으로 제시된 단어를 신나게 비틀어 주기도 하지만 너무도 우리가 미처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의미이기에 공감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전적 의미는 때론 깊은 생각을 하게도 해주는 것이다. 어떤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겉들여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으면서도 진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또한, 그의 트레드마크인 '신뽀리'가 한 몫을 단단히 한다. '신뽀리'가 어떤 캐릭터이던가? 어눌하고 덜 떨어진 것 같지만 순진하고 진실된 모습의 친근한 내 친구같은 캐릭터가 아니던가. 닳고 닳은 세상속에서 찾아보기 힘든 '신뽀리' 과연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인지 걱정이 되는 그런 캐릭터이다. 그런데, 때론 그런 '신뽀리'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기에 놀라기도 하지 않았던가. 그가 그린 만화속의 절제된 많은 이야기들이 마지막 한 컷에서 말할 수 없는 공감을 자아내기도 하고, 크게 한 번 웃어 넘길 수도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특히, 감동을 받은 이야기는 광수가 초등학교 시절에 벌을 서던 이야기인데, 미순이가 벌을 받던 중에 오줌을 싸게 되자, 이를 눈치챈 선생님이 양동이로 물세례를 주면서 벌을 서면서 졸고 있었다고 꾸지람을 하는 그런 배려가 우리들에게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배려란 이런 것이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상대방을 힘껏 껴안아 주는 것. 그렇게 전해진 향기로 상대의 가슴 저 밑바닥까지 훈훈하게 만드는 것. 누구나 충분히 갖고 있다고 스스로 믿지만, 막상 베품의 순간이 오면 가장 인색해지는 것. 그래서 어떤 이들은 진정한 배려란 용기와 동의어라고 말한다. (p142)
그런 선생님이셨기에 세상을 살아가다가 막막하고 힘들 때면 가끔씩 생각나고, 그때 일을 생각하면 미소를 짓게 되는 것. 그것이 아름다운 추억이고, 선생님이 몸소 보여준 배려가 아닐까 한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비교가 있어서 소개한다. 대통령과 남편의 공통점 3가지이다. 가정에서 소외되어가는 남편들이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해진다.
 
첫째, 내가 뽑았지만 참 싫다!
둘째, 헤어지려면 절차가 복잡하다.
셋째, 아직도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안다.(p151)
그래도, 남편들이여! 쓴 웃음을 짓지 마시라. 그 속에는 사랑의 마음이 남아있기에 이런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역시 광수의 뿔난 생각은 촌철살인 그자체이다. '촌철살인'- 백과사전적 의미는 바늘로 사람을 죽인다. 간단한 말이나 문장으로 사물의 가장 요긴한 데를 찔러 듣는 사람을 감동시킨다.
만약에 광수라면 이 단어를 어떻게 자신의 생각으로 풀었을까 궁금해진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ㄱ' 부터 'ㅎ'까지의 순서로 단어들을 나열하여 사전적 의미와 뿔난 생각, 그리고 그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또 만화를 곁들이다 보니, 나중의 한글자모들에 이르러서는 그냥 빨리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프랑스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통해서 자신의 과학적 색채를 더하고 인간의 영적, 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문학적 탐구를 담았다면, 한국의 박광수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사전적 의미의 단어들에 그만의 경험과 생각이 담긴 일상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사전적 의미를 다시 썼다고 해야 할 것이다. 너무 거창하게 풀이했나? 아뭏든, 그냥 재미있께 한 번 웃고 넘어 가기에는 부담없는 책이다. 그리고, 그속에 때론 진한 감동이 있어서 더욱 좋은 것이다.
삶에 지치고 힘들때, '찻장의 차는 반을 마셔도 향기는 그대로다'의 뚯을 가진 다반향초(茶半香初)같은 사람과 마주 앉아서
진짜 사람답게 사는게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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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박물관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2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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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여름, 터키를 갔다. 너무도 낯선 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간 터키. 터키의 항공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에 그만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비잔틴 문화의 상징인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가 그렇게나 많을 줄이야~~~~ 첫날 아침에 잠결에 들은 아잔 소리.....   우린 너무도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며칠간의 여행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었고, 터키인의 친절함에 깊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
2006년에 들려온 소식.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이 터키인이라는 말 한 마디만으로도 그의 저서를 이것 저것 골라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작품들은 생소한듯하면서도 친근감있게 다가왔다.
 
대표작인 '내 이름은 빨강'은 '나는 지금 우물바닥에 시체로 누워있다.'라는 주인공 엘레강스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 첫 문장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소설은 얼핏 보면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점점 쇠퇴해가는 이슬람 회화에 대한 예술가의 갈등하는 고뇌가 담겨있고, 또한 '사랑'이야기도 함께 풀어나간다.
이번에 출간된 '순수 박물관'은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이후에 발표하는 첫 작품이라고 하니, 또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그런데, 오로지 이 책은 주제인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독한 사랑, 어찌 보면 처절한 사랑,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기에 30 년 이란 인생의 많은 부분을 그 사랑에 매달리고, 집착해야만 했던 사랑.  
 

지금 내가 인생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죽을 때까지 저 여자를 잃지 않는거야. (p220)
왜 케말은 처음에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그는 터키의 상류층의 자제였기에, 미국 유학도 갔다 오고, 유럽도 드나들 정도로 개방적이고 부유한 생활에 익숙했다. 그의 약혼녀 역시 파리에서 공부하고 생활했던 여자.
케말에게 먼 친척인 퓌순은 단순한 연애 대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사회적 위치에서는 결혼을 하기에는 좀 부족한....    그러나, 그들의 만남은 첫 순간부터 가슴 떨리고 황홀한 사랑이었던 것이리라. 퓌순이 떠난 후에 그의 존재는 더욱 케말에게 인생의 전체로 다가오는 것이다.

 '순수 박물관1'에서는 케말과 퓌순의 44일간의 사랑. 그리고 그녀가 떠난 후에 339일만에 만나게 된 이야기들이 그려진다.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도, 칼럼도, 물론 우리를 지금 행복하게 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 둘의 아름다움과 힘은 우리 영혼에 얼마나 깊이 인상을 남겼느냐에 따라 평가되지요. (p227)
케말은 그녀와 관련된 추억들을 하나, 하나 수집한다. 그것은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물건들인 것이다. '순수 박물관'에 전시할 물건들. 그것을 수집하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빌어서 이 작품을 쓰고 있다.
'오스만 파묵'의 작품에는 항상, 그만의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 전개 과정이 있다.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빌린다고 해야 할까. 또한, 인물을 이야기할 때의 그의 특징을 이름앞이나 대명사앞에 붙이는 특징도 있다. 가령, '귀찮은' 아저씨, '콧수염 달린 똥 같은 이웃', '물론 기혼인' 사업가, '사생아' 힐미....
'순수 박물관'이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 배경이 되는 터키의 상류사회의 모습들이 책 속에 담겨져 있다. 1권은 1975년의 이야기로 시작되기에 그 당시에 터키인들이 어떤 의식 구조를 가지고 있었는지, 사랑, 성문화 등에 대한 인식이 어떠했는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
퓌순과 어렵게 만난 케말, 그러나 순탄하지 않은 만남의 이야기가 계속되어지는 과정에서 이야기는 '순수 박물관2'로 넘어간다.
기대~~ 상당히 기대가 되는 후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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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 행복한 삶을 위한 틱낫한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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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낯익은 스님이시며,그동안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고, 그 책들 속의 글들은 아주 짧으면서도 쉽게 쓰여져 있기에 몇 권정도는 읽은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역시 먼저의 스님의 책들과 별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아주 쉽고 짧막한 문장들이지만 한 구절도 빠트릴 수 없을 정도로 주옥같은 구절들인 것이다.
이번에 스님께서 전해주시려고 하는 주제는 '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아 오르는 '화'란 무엇이며, 그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를 이야기 해 준다. 곶감보다도 더 무섭다는 '호랑이'에 비유하여.....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많은 심리상태중에 사랑은 쉽게 증오로 변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증오는 화로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화'는 오로지 '전념(專念, mindfulness)만이 있다. 그 전념의 대상은 '씨앗'인 것이다. 우리 마음속의 많은 씨앗중에 '화'라는 씨앗에 물을 주어서 싹을 틔우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마음속의 호랑이를 길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이관지(一以貫之)하는 전념. 이것은 마음모음, 마음챙김, 깨어있음, 각성 등의 낱말로도 바꾸어 쓸 수 있는 것이다.
 
 

전념해서 호흡를 하고 야외에서 전념해서 거든 수행을 하는 것은 화를 보듬어주는 훌륭한 방법이다. (p85)
행복은 개인에게 달린 문제가 아니다.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면, 상대방이 행복해 지는 것은 불가능하리라. (p107)
삶이란 지금 이 순간에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p193)
우리가 누리는 행복의 양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자유의 양에 달려 있다. 가장 커다란 자유는 후회, 두려움, 걱정 그리고 슬픔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유로운 사람만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p213)
이런 이야기를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있는 사진들과 함께 아주 짤막짤막하게 시적으로 들려주는 것이다.
마음의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곁에 두고 생각이 날 때마다, 필요한 순간마다 읽어본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part 1, part2 가 틱낫한 스님이 전하는 말씀이라면, part3, part4 는 옮긴이인 진현종이 프랑스의 플럼 빌리지를 찾아서 그곳에서 체험한 수행담을 이야기한다. 진현종은 이전에도 몇 번 틱낫한 스님을 인터뷰하기 위해서 그곳을 찾았지만, 자신이 직접 체험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그곳의 명상센터에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없는 상태에서 수행을 하게 된다는 것이 다른 명상센터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이런 구성으로 될 때에 이전의 책에서도 이런 구성이 있었듯이, 틱낫한 스님의 말씀과 옮긴이의 명상센터 체험과 그곳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도 낯익은 글들이기에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행복이 우리안에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삶을 어떻게 느끼고 즐기느냐 하는 것이 우리에게 있는 것처럼. 화를 다스린다는 것도 결국에는 내 안의 마음가짐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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