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변화시키는 두뇌 음식
조엘 펄먼 지음, 김재일 옮김 / 이아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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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참살이'의 광풍도 있고, '멜라닌'과 각종 가공식품들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으로 음식에 대한 재조명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음식시장이 고급시장과 저급 시장으로 분화되어 있다. 고급시장은 매우 수준높고 안전한 제품을 판매하고, 저급시장은 우리나라에서 기피하는 음식 색소가 잔뜩 들어있는 음료도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뚜렷한 구별이 없는 시장이다. '광우병'이 문제가 된 이유중의 하나 역시, 먹고 싶지 않더라도 먹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기 싶기에 큰 반발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성장기의 아이들은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생과일과 채소가 좋다고 많이들 알고 있지만, 실상 맛있는 음식들은 트랜스지방이 잔뜩 담겼거나, 기름에 튀긴 음식들이 아이들에게 더 많이 사랑받고 있다. 

  비만과 영양과잉의 식사를 하는 미국에서, 조엘 펄먼 교수는 아이의 두뇌를 위해 생과일과 채식식단을 아이에게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은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상태를 더 나쁘지 않게 할 뿐이라며,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방식을 꾸준하게 지속해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주장한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많은 외적인 요소를 차지하고서라도 주의깊게 들을 내용이 많았다. 언젠가 결혼을 하게 되면, 아이를 키우게 될 것이다. 예비 부모의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 알고 있어야 할 건강의 비밀과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

  모든 약은 독소를 가지고 있고, 의사의 임무는 해를 끼치지 않는데 있다는 약학교수의 말이 충격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병의 개선이 아니라, 병의 예방과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의사와 약을 멀리하라는 저자의 주장은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박테리아로 인한 위험과 위독한 상황에서는 병원을 이용해야 겠지만, 가벼운 병이나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약과 항생제의 투여보다는 몸의 자아치유력을 높여야 하고, 가장 손쉽고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은 바른 식습관을 유지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DDT의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먹이사슬로 인해 동물과 생선류에 충분히 남아있다며, 채식과 과일 섭취위주의 식단을 짤 것을 강조하는 부분도 이해가 되었다. 약은 병원에 가서 지어먹으면 되지만, 올바른 식습관은 자신의 의지와 주변 가족들의 협력이 필요하기에 오히려 더 실천하기가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먹으라고 식단을 조절하라고 강요하지 말고, 부모가 먼저 실천하고,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영양에 관한 지식을 공유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만들어주라는 의사의 말에는 오랜 시간 아이들을 다룬 경험과 노하우가 잘 담겨 있었다. 부모가 억지로 무언가를 하라고 하면, 아이는 반발심이 생겨 도리어 더 기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욕심이 아닌, 아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부모에게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저자는 10세 때까지의 음식식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24년 후에 그 음식을 먹은 효과가 드러난다고 이야기한다. 하루나 일년이 아닌, 좀 더 먼 시간 장기적으로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생의 계획을 짜는 일의 중요성과 큰 차이가 없다. 고기를 먹고 싶지만, 생활이 여의치 않아 많이 먹을 형편이 아니여서, 잘 먹지 못하고 채식을 주로 하고 있다. 원치않은 식습관이 심장병과 암 발생률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식습관이였다니, 꼭 부모님 세대에 쌀이 귀해 쌀밥만 먹고 싶었는데, 생활이 여의치 않아 잡곡밥을 먹었는데, 현재에 도리어 잡곡밥을 먹는 식습관이 더욱 권장받는 현상을 보는 느낌이다. 큰 병 없이 이렇게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데는 어머니의 모유의 영향도 있었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큰 재산과 재테크를 가르치기 이전에, 건강한 식습관을 알려줘라.

  
  많은 돈을 벌어 바쁘게 생활해서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전해주는 일이 부모가 아이에게 남겨주어야 할 최대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배운다. 옆으로 걸으면서 앞으로 걸으라고 자식에게 권하는 어미 게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나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배우자와 함께 생활하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큰 결과보다는, 보이지 않지만 오랜시간 형성된 습관에서 그 사람의 건강과 인생의 성공이 결정되는 것 같다. 재산은 늘었다고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만, 좋은 습관은 한 번 잘 세워두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은 바른 식습관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바나나를 쉽게 구할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냉동 바나나를 얻을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차이를 염두하고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건강은 소중하다. 식습관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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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44가지 이유 - 이력서에서 면접까지, 취업.이직의 모든 것 서돌 직장인 멘토 시리즈
신시야 샤피로 지음, 전제아 옮김 / 서돌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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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에서 구직희망자를 채용하기까지, 숨막히는 보이지 않는 전쟁.


  저자의 전작인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에서는 직장인들이 간과하는, 회사 중역들이 사원들을 보는 숨기고 싶은 비밀들을 폭로하였다. 직장인이 회사와 싸워 승리할 수 없는 이유와 회사내의 파워게임에 대한 솔직한 인상으로 작년 많은 독자들이 그 책을 선택하였다. 베스트셀러의 영향으로, 금융, 보험회사등의 패러디 책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저자의 두 번째 책은 직장에 입사하기까지 회사에서 구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취업준비생이다 보니, 이번 책에 더 마음이 끌렸다. 책을 읽기 전에는 채용과정은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이 뽑히는 경쟁관계이며, 인사담당자들은 신중하게 이력서를 참고한다고 생각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던 사안들이 책을 읽어가면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 당신은 탈락하고 있는 중이다.

 
  면접은 최적의 인원을 뽑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했던 내게, 탈락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말이 충격이었다. 면접관은 최적의 인물이 아닌, 결함이 적은 자신들의 내부규정에 걸맞는 인원들을 뽑고 있다고 할까. 신문기사에서 보던 사소한 정보들이 실제 회사의 채용과정에서 면밀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블로그와 개인홈페이지, 사소하게 느껴지는 정보들이 합격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잘 뽑힐 수 있을까에서 어떻게 하면 탈락하지 않을 수 있을까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최적의 적임자가 되는 것보다 최후의 생존자가 되어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 냉혹한 정글의 사회의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가 미국인이다보니, 한국의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개별적으로 함께 식사를 하면서 면접을 한다던가 하는부분은 한국의 현실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면접을 통해 채용자의 자질을 판단하고, 최적의 인재를 뽑아가는 과정에서 내부자와의 인연과 자신이 어떻게 어필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은 마음에 새겨둘 필요가 있었다. 또한 회사의 연봉이나 수당같은 정보를 직접적으로 질문하기 보다, 역으로 면접관의 질문을 통해서 거꾸로 파악하는 점은 유용한 정보였다. 실제 면접관인 저자의 경험을 잘 활용할 수 있기에, 구직자나 이직을 생각하는 회사원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중요한 것은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회사의 입장에서, 특히 고위직이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면접관이 걱정하는 미스캐스팅이 되지 않게 내가 그 자리에 꼭 필요한 인재라는 점을 잘 어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할까. 채용도 필요한 인력만 그 분야만 한정해서 뽑는 경력직이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변화해가는 면접의 방향을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면접관이 이력서를 채택하는 과정, 질문 하나 하나에 따라 구직자들은 하나씩 떨어진다. 회사에 들어가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과 뛰어난 인재로 보여지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 많다는 부분, 그리고 그렇게 보일 수 있는 능력이 사회생활에 중요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지사지의 마음과 실수하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추고 직장생활 초기를 현명하게 대응해서 살아남아야 끝나는 회사와의 싸움, 만만치 않은 싸움이지만 꼭 승리해야 하는 전쟁이다. 적의 전술을 알았으니, 나의 전술을 잘 다듬는 수 밖에 없다. 긍정적인 마음부터 마음에 꽉 채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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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의 정석
서형준 지음 / 부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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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의 마지막 관문, 면접!

 
  대학시절 <화술의 이론>이란 교양과목에서, 모의 면접을 한 기억이 있다. 면접관과 응시자를 뽑아 면접을 했었는데, 자기소개와 압박질문 위주로 질문을 해서, 테스트 했던 부분이 떠오른다. 합격의 당락이 결정되는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일까. 평소에 자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던 이도 손을 긁적거린다거나, 더듬거리거나 하는 등 실수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부분 역시, 면접이라고 생각한다. 예상 질문을 뽑아 그 질문에 잘 대응하면 된다고 평소 면접에 대해 생각했었다. 책을 읽고 나니, 면접을 하는 이유 등 많은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면접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없다면, 취업 전선의 마지막 문턱인 면접을 쉽게 통과하기 어렵다.

 
# 면접관의 눈으로 바라본 면접.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 면접관으로 일한 저자의 경력이다. 저자는 면접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버리고 새롭게 면접을 재정의한다. 첫 인상을 잘 만들고, 예상 질문들을 잘 파악해서 면접관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면접은 응시자를 위한 자리이며, 면접관은 회사 생활에 도움을 줄 선배라고 이야기한다. 답변을 잘 하는 것과 함께 태도와 자세, 열정을 통해, 응시자가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파악하는 일이 면접관의 주요 업무라고 이야기한다.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면접의 형식에만 신경쓰다보면, 자신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일이 쉽지 않다. 자신에 대한 분석을 정확하게 하고 난 후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며, 자기분석에 비중을 높여 말했던 점도 인상적이였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 회사에 왜 들어가야 하는지 말할 수 있다면, 불안함을 느낄 이유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부분을 잘 짚어서 간결하게 정리해 놓은 부분이 좋았다. 면접의 정석이라는 말처럼 가장 기본과 핵심의 부분에 대한 설명과 사례를 덧붙여 설득력이 강하다.

    영어면접, 압박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 실제 면접 내의 테크닉과 전략, 예상문제까지 면접의 기본에 대해 익힐 수 있는 책이다. 모범 사례와 모범답안을 통해 일정한 형식을 알려주는 다른 면접 책과는 다르게,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하는 점이 좋았다. 일정한 답이 정해져 있는 건 생각의 틀을 정해버리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조금 어렵더라도 스스로 답을 찾아내도록 하는 점이 취업준비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특히 압박면접은 정답이 없다. 옳은 답을 말하려 하지 않고,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향으로, 마지막까지 늘 긍정적인 태도로 자신을 표현하는 점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 읽은 심리학 책에서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밝고 명랑함, 의욕과 적극성, 협조성이라는 3가지 성격을 중시한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떠오른다. 실제 면접관 역시, 긍정적이고 밝은 태도로 적극적인 인재에 높은 점수를 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 실전에 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 북.

 
  채용시험이라는 동굴에 들어가서 탈출 할 수 있는 메뉴얼을 받은 느낌이다. 메뉴얼 만으로는 동굴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메뉴얼을 바탕으로 실수를 줄이고, 적절한 선택을 통해 자신의 힘으로 노력해야만 그 동굴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지름길을 알려주는 비서는 아니지만, 꼭 지니고 있으면 보탬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책에서 마지막에 강조하듯이 연습 또 연습을 하면서, 면접에 잘 대비한다면 마지막 채용의 문턱을 좀 더 현명하게 넘어설 수 있을거라 믿는다.

   자신을 잘 분석한 후, 내가 가고 싶은 회사를 정했다면, 자신의 장점을 잘 끌어올려 면접에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면접은 회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신이 회사에 적응할 수 있는지 테스트 할 수 있는 첫 관문이다.  너무 두려워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고 잘 대처한다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긍정적인 마인드는 사회생활 뿐 아니라 개인의 정신건강에도 매우 중요하다. 좁아지는 취업시장에 우울한 경제현실, 한숨 쉴 일이 더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믿는다.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좀 더 화이팅!!한다면 밝은 미래에 반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발견했다. 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오늘 하루 더 성실하게 보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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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뒤에 숨은 글 - 스스로를 향한 단상
김병익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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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파도타기를 시작하며 만난 인연..

  
  이권우씨의 <책과 더불어 배우며 살아가다>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와 복문을 즐겨쓰는 저자를 알게 되었다. 이권우씨가 3부 '책 뒤에 숨은 책'에 붙인 이름들이 궁금하기도 하고, 작가의 묘한 인생관이 흥미로워 책 파도타기의 다음 책으로 선정하였다.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호감있는 저자의 책에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택한 모험이기에 설레임도 컸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마음이 더 컸다. 자서전 비슷한 책과의 인연과 저자의 생각이 깊이 배어있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동아일보 기자였으며, 기자해직사태를 경험하기도 했고, 계간지 <문학과 지성>의 발간 멤버이지 출판사 <문학과 지성사>의 발행인이였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소장하고 있는 문학과 지성사의 책이 얼마나 되는지 책장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최인훈의 <광장>과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 한강의 <여수의 사랑>과 <그대의 차가운 손>, <기형도 전집>, 염상섭의 <삼대>가 있고, 읽은 책으로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문태준의 <가재미>, 정이현, 김애란의 작품들이 눈에 보인다. 책등에 색띠가 인상적이였던 출판사의 책을 보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일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유신정권의 탄압도 많았던 시절에도 고비를 잘 넘기면서 운영을 하였던 저자의 생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발행인이 문학과 지성사 대표인데 왜 산문집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는지도 궁금해졌다. 누군가가 궁금해지기 시작하자, 책을 읽는 일이 즐거워졌다.
 

# 드러내면서 숨기고 싶어하는 저자의 생애를 돌아보다. 에피소드에 마음이 빠져들다.
  

  3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난 저자는 수줍음이 많았고, 어떤 사안이나 행동에 대해 되풀이해 생각하는 일을 거듭했고, 무언가를 확신있게 단언하는 말들을 두려워했다. 세계와 자아에 대해 밀려오는 허무감은 사소한 것에서 의미 찾는 일로 벗어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4.19 세대로 한글 세대라는 점에 자부심이 넘쳤고, 비평을 오랜 시간 해 왔으며 잘된 비평이란 현실 세계와 그것의 언어적 질서화 간의 관련성을 정확하고 의미 있게 메타화시키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와 개인주의 자유주의와 보수적 민주주의 편에 서 있으면서도 사회주의와 진보주의의 현실화를 소망하는 독특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학창시절에 기독교신앙에 올인했지만, 대학시절 담배를 물며 결별하였고, 다시 돌아갈 생각은 없지만 기독교에서 배운 고뇌와 반성을 통해 구원을 얻어야 한다는 점과 사랑이 사람들 관계의 구원을 얻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따르며, 교회를 다녔다는 사실을 다행이고 축복으로 여긴다. 동아일보에서 문화부 기자활동을 하다가 1974년 노조사태에 한국기자협회장에 선출되고 10.24 언론자유선언 을 지원하다가 안기부에 연행되고 사퇴를 조건으로 석방된다. 그 사건으로 동아일보사에서도 해임되고 문학과 지성사를 창간하기로 결정한다. 커피와 바둑을 좋아하지만, 운동은 전혀 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지만 담배는 지독한 애연가이다.  

  소소해 보이는 소재들을 통해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다 보면, 저자의 생애를 함께 지켜본 기분이 든다. 4.19, 5.16, 해직사태 등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큰 사건들을 담담하게 돌이켜 보는 점에 한 번 놀라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에 다시 놀라고 만다. 김현과 문화부 기자 동기들과 함께 계간지와 출판사를 만들었을 때의 에피소드와 오랜시간 출판사를 운영해가면서 생겨났던 에피소드 등을 통해 책 뒤에 숨어있는 여러 사건들을 들여다 보게 된다. 황동규 시인과 김현, 이청준 등 다양한 인연들과의 에피소드 등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멀게만 느껴지던 작가들의 인간적인 면모 등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출판하기 전의 에피소드와 판금을 당하지 않고 출간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해외에서 나나 무스쿠리의 노래를 전축으로 듣고, '노예들의 합창'이 너무 감명적이여서 귀국하면 오디오를 장만해서 듣자고 이청준과 약속해서 이청준씨는 여자가수가 등장하는 <제 3의 현장>이라는 소설을 써서 인세로, 저자는 이청준씨의 소개로 중원사에 약간 수정한 <1984년> 원고를 다시 팔아 그 수입으로 황동규 시인이 주선한 오디오 세트를 잔망했다는 이야기였다. 오디오 세트를 장만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등을 상상하다보니,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기분이 좋아졌다.


# 소유하지 않는 문학 공동체의 꿈과 글쓰기의 힘겨움과 독자에 대한 배려.

  
  발행을 했지만, 상속이나 이전하지 않고 주식회사를 만들어 '문학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이가 깊어지면, 자신의 신념도 강해지고 자신이 해 놓은일에 대해 애착이 강해진다는 데,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이사회'를 만들어서 공동의 운영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흔치 않아서이기 때문일까. 개인적인 생각에 디자인을 중시하는 다른 출판사 책들에 비해 촌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에 탐탁지 않았었는데, 새로운 모습을 보니 출판사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도 더해졌다. 평론을 좋아하지 않지만, 저자의 비평글을 읽어보고 싶은 충동도 느꼈고, 청탁받지 않았고 스스로 집필한 여행기의 내용도 궁금해졌다. 아무런 기대없이 찾아간 축제에서 큰 대접을 받은 느낌이랄까. 창비와 함께 한 시대의 획을 그었던 문학과 지성사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고, 담담하게 기술한 이야기에서 문단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처음 동아일보에서 첫 기사를 만들 때, 데스크가 10분간 수정해 준 경험을 계기로 저자는 두가지 깨우침을 얻었다고 한다. 글이란 그것이 하잘것없는 기사라 하더라도 힘든 고통 속에서 일구어진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글이란 내 생각이나 느낌의 자의적인 혹은 주관적인 표현이 아니라 남에게 읽혀 소통해야 하는 관계적 형태의 것이라는 점이다. 힘든 고통속에서 글이 일궈진다느 말에 동의하며,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읽기 편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나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불편하지 않게 한 번 더 고려하면서 글을 다듬어야 한다는 점, 두 가지를 배운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소득이 된 책과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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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 - 사랑의 시작에서 이별까지 연애 심리 보고서
이철우 지음 / 북로드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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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움직임을 잘 알면, 연애를 잘 할 수 있을까?

  세상에 많은 연애의 방식이 있는 만큼, 각자 만들어가는 사랑의 색깔도 가지각색이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잘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감정을 들킬까봐 조마조마한 사람도 있다. 모두 자신의 관점으로 상대의 반응과 현상을 바라보기에 연애는 자기 생각대로만 되지 않는다. 학문의 영역에서, 심리학이 연애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어떤 이성이든지 상대를 사로잡는 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선택한 일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사회 심리학에서 실험을 통해 이루어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애의 배경부터 시작, 전개, 실연까지의 마음의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별한 연애 비법이 아닌, 마음이 움직임을 편하게 알고 싶은 이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  자신의 행동반경 근처에서 연인을 찾아라. 연애도 학습이 필요하다!

 
  다양한 연구조사를 통해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는 요인부터 사랑받는 성격, 사랑의 색깔 등 연애에 관련된 일반적인 심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책 안에 담겨있다. 자신이 활동하는 영역의 70m 내의 근거리 영역에서 연인을 만난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와 외모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의 세태, 애인 없는 사람은 성격이 나쁘다는 편견, 관심사나 취미가 비슷할수록 더욱 끌린다는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신문기사나 다른 심리학 책을 통해 미리 알고 있던 사실외에 눈길을 끌었던 이야기는 사랑받는 성격은 따로 있다는 글이었다. 사람을 두 가지 분류로 내향성과 외향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로 같은 성향에게 끌린다는 유사설, 서로 다른 성격의 매력에 끌린다는 상보설이 있지만, 나카자토의 연구조사 결과 외향성, 내향성인 사람 모두 외향적인 사람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사회적 바람직함'설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격은 따로 있으며, 여성들은 '배려심이 있는 성격', 상냥하고, 부드러운 성격, 성실한 성격, 활기찬 성격 순의 남성에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강했고, 남성들은 함께 있을 때 즐겁고 명랑하고 자기 속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여성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런 결과는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중시하는 성격들과 일치한다고 한다.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밝고 명랑함, 의욕과 적극성, 협조성이라는 3가지 성격을 중시하는데 남성과 여성이 바라는 성격과 일치한다. 

  연애에 적합한 성격은 취직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또한 자신의 성격의 맞는 바람직한 패턴을 찾아 그 패턴에 자신을 맞춰 나가라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조용한 성격을 밝고 사교적으로 바꾸기 보다는 쿨하고 자제심이 강하고 지적인 남성으로 자신만의 패턴을 맞춰라는 이야기도 좋았다. 유행에 맞는 성격을 흉내내기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으로 밀고나가는게 좋다는 말과 어울려 보였다.

  왜 어둠속에서, 생리적으로 흥분되는 절벽이나 위험한 상황에서 더 쉽게 상대에게 마음을 뺐길 수 있는지, 늘 확인하는 사랑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와 똑똑한 남자가 못된 남자에게 매달리는 이유, SVR 이론으로 불리는 연애의 단계까지 사랑과 연애에 관한 상식적인 이야기들을
사회심리학의 연구결과를 통해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개인의 연애패턴의 변화를 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연애에 생각하는 관점과 연애에 관한 사회현상의 원인을 알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면,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 제일 중요한 것은...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개인의 사례에 다 맞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는 사람마다 저마다 다 각각의 성향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에 책의 내용에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실연에 강한 쪽은 오히려 여자라든가, 찬 쪽은 천국, 차인 쪽은 지옥이라는 이야기들은 논쟁의 여지가 많다. 개인심리이기 보다 사회심리학에서 바라보는 연애이기에, 지금 사회를 사는 사람들이 연애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고 알아두면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연구결과 역시 일본의 경우를 많이 인용해서, 우리나라와 미묘하게 다른 부분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의 트렌드와 잘 결부시켜 생각한다면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연애의 배경부터 시작, 전개, 실연까지 하나의 사랑을 한 느낌이다. 상대의 매력을 알게 된 연애 초기의 두근거림, 서로 차이를 알아가면서 싸우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인 중반, 그리고 관계의 끝을 인식하고 상대와의 결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실연의 극복과정, 극복 후 다시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 까지의 과정이 나와 있다. 딱딱한 보고서인 듯 보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보았다면 겹치는 부분이 군데 군데 있어 더욱 빠르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책의 첫번째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는 상대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무작정 예쁘고, 몸매가 좋고, 돈이 많고, 능력있고 등의 추상적인 부분이 아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정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기준을 찾는다는 건,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이상형을 그릴 수 있는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를 잘 알고, 상대의 마음도 자신처럼 배려해주는 일을 잘 한다면 좋은 관계를 맺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기대때문에 상대와의 관계에 파국을 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렇게 생각했기에 상대도 이렇게 생각할꺼야 하는 상대를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상대의 성향을 파악과고 친밀감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연애를 통해 더욱 성숙한 자아를 만날 수 있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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