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아껴 읽는다.

 나는 사건을 들춰 ‘축하‘란 단어를 찾아보았다.

‘남의 경사에 기고 즐겁다는 뜻으로 인사함, 또는 그 인가‘라고 나와 있었다.
"그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네."

나는 혼자 그렇게 중얼거리고, 조금도 기쁘고 즐거운 분위기가 아닌 글귀를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12월 30일 화요일 (6주+1일)

나는 어렸을 때부터 12월 30일이란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31일이 되면 올해도 오늘로 마지막이란 기분으로 지낼 수있는데, 마지막 날의 전날이란 어중간함 때문에 개운치가 않다.

설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대청소도 쇼핑도 무엇 하나 완전한 것이 없다. 그런 어정쩡한 집 안에서 할 수 없이 겨울방학 숙제를하곤 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엄마가 잇달아 병으로 돌아가신 후에는 계절 감각이 점차 엷어져갔다. 그 점은 형부가 이 집에 들어온 다음에도 변함이 없다.

나는 겨울방학에, 형부는 겨울 휴가에 들어가 오늘 아침은 느긋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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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으로 책이 이어졌다. 다음은 《천재수학자들의 영광과 좌절》로 이어진다.

트리니티 칼리지 행정실을 방문했다. 이곳은 케임브리지 대학에있는 30개의 칼리지 중 최대 규모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명문칼리지이다. 자연과학자 뉴턴과 맥스웰, *레일리 경, *블랙 등과 시인 바이런과 테니슨,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러셀 등을 배출한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뉴턴에 관한 자료를 요청할 참이었다. 수학계의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인 앨런 베이커 교수가 안내자로 오기로 되어 있었다.

 베이커 교수는 독신이어서 수천 평의 그레이트 코트가 한눈에내려다보이는 대학의 교수 기숙사에 살고 있다. 경비실에서 인터폰을 해보았지만 응답이 없었다. 꼼꼼한 성격인 그가 약속을 잊었을리 없다고 생각한 나는 행정실에서 나와 그레이트 코트 방향의 모퉁이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베이커 교수가 밝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나는 그의 방과렌 라이브러리를 안내받았다. 아름다운 이 도서관은 뉴턴 시대의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이 설계한 것으로 흰색의 높은 천장 아래 좌우의 벽면에 오래된 나무로 만든 서가가 배열되어 있었다.
 도서관 직원이 드리워진 커튼을 젖히자 뉴턴의 장서가 보였다.
가죽 표지로 된 책들이 높이 3미터 정도의 서가에 꽂혀 있었는데, 교수는 한 권을 뽑아 한 페이지를 보여주었다. 라틴어로 되어 있다는것말고 내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아마 신학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커 교수 정도의 나이라면 케임브리지 대학 입학시험을 치를 당시 라틴어나 그리스어가 필수 과목이었을 것이고 그래서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뉴턴이 훅에게 보낸 편지나 손으로 쓴 원고들도 볼 수 있었다.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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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 - 박사와 루트 그리고 나의 이야기
오가와 요코.후지와라 마사히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수학이 아름답고 무용한 이유를 알았다.

오가와 그렇다면 수학자는 실용적으로 곧바로 도움이 되는것을 오히려….

후지와라 부끄러워하죠(웃음). 도움이 되면 격이 떨어져버려요. 최근까지만 해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공학부가 없었어요. 금방 써먹을 수 있는 것은 학문으로 간주하지 않았거든요.

오가와 아, 학문의 정의가 그렇지요.

후지와라 그래요, 실용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죠. 그래서수학이나 철학, 문학이 가장 위대한 것이고요.

오가와 알 것 같아요.

후지와라 수학은 당장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지만, 세월이 흐르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아주 깊이 있는 학문이에요. 그래서 그 가치가 아주 높지요. 감격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을 제외하고는 수학이나 문학을 비롯한 문화와 예술 외에는 별로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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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지의 표본》은 오가와 요코의 소설이다. 프랑스에서 영화화되기도 했다.


내가 이 표본실에 근무한 지 이제 곧 일 년이 된다. 그전에하던 일과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처음 한동안은 당황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졌다. 중요 서류를 보관해 둔 장소는 완벽히 파악했고 국문 타이프는 마스터했으며 전화문의에 대해서는 상냥하고 정중하게 표본실의 역할을 설명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화를 걸어 온 사람 대부분이 내 설명에 만족하고 또한 안도하여 그 다음 날에는 각자의 물품을 품에 안고 표본실 문을 노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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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쟁을 직접 수행한 병사와 그들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한 백성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실제로 전쟁을 치르면서 그들이 겪어야만 했던 고되고도 가슴 아픈 이야기, 실제 그들이 겪었던 하루를 전쟁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엮어 들어다보고자 했다. 이를 통해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며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오늘의 이야기인 이관되어 있음을 살펴보고 싶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겉만 보고웃고 즐기던 역사 이야기를 넘어서 진실로 우리의 삶 깊숙이다가올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했다. 그래서 저 높은 산허리를 감싸안은 거대한 산성을 바라보며 그 웅장함에 취해 온갖 감탄사를 연발하는 역사 바라보기가 아니라 저 산성을쌓으려고 흘려야 했던 땀방울의 가치와 그들의 고통까지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낮은 곳을 향한 역사 바라보기를 중심으로글을 펼쳤다. 전쟁이라는 것도 늘 일상적으로 배우고 익히던것을 벗어나 조금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미처 깨닫지 못하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그동안 잠깐의 호기심으로 머물다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 잊힌 이름 모를 병사의 작은 이야기와 백성의 고된 하루가 담겨 있다. 나 또한 무예사와 전쟁사를 공부하면서조각나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퍼즐 맞추듯 글을전개해야만 했다. 그래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궁금함을풀기 위해 억척스럽게 곰팡내 나는 옛 문헌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글을 전개했기에 비교적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조선무사다. 이는 내가 무예와의 숙명적인 만남 속에서 ‘무인(武人)‘이라는 두 글자를 가슴에 품고 십수 년을 보냈고 과거 전통시대 ‘무인‘의 삶을 좀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역사학이라는 학문을 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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